“북한, 체제보장돼도 핵포기 않을 것”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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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현장에서 발사대로 추정되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현장에서 발사대로 추정되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에 맞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섬유제품의 전면 수출금지를 골자로 한 대북제재결의 2375호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 결의를 전면배격하고, “끝 볼 때까지 가겠다”면서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남한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외치고 있고, 미국도 제2의 한반도 전쟁을 가져올 수 있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은 상당히 부담스러워하지 않습니까?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 지금 남한정부의 태도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어떻게하든 줄이는 것입니다. 미국이 남한의 협력을 받지 못한다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 문재인 행정부는 자칫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선제공격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합니다. 미국은 어떤 행동을 할 때 동맹관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만일 남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선제공격을 한다면, 미국은 남한 뿐아니라 다른 동맹 관계에서 문제점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한의 행동은 자칫 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한반도에 국지전이 발생하면 언제든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란코프: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100%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미국은 만일 선제공격을 한다면, 그 목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 핵 기지, 미사일 공장, 우라늄 공장일 것입니다. 사실상 선제공격을 한다 해도 북한의 도시나 관공서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측이 이러한 선제공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할 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북한측은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남한에 대한 공격, 일본이나 일본에 있는 미국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공격은 불가피하게 전면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집단자살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수많은 북한 인민 뿐 아니라 남한 인민이 희생될 수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선제공격이 있을 경우에 이와 같은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이런 식 압박전략을 그대로 놔둘 경우 김정은의 북한은 최대한 양보를 얻어낼 때까지 압박전술을 강화하지 않을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의 속셈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먼저 실전배치하고 협상에 나서되, 미국이 양보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계속 핵실험과 특히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열심히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북한은 이런 식의 무력 도발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조건으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여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 할 텐데요. 혹시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주한미군의 철수를 바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체제보장을 위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일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미국측이 북한에 체제보장에 대한 약속을 한다고 해도 북한은 별로 믿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평화 협정이든 체제 보장이든 종이조각일 뿐입니다. 북한은 지금 어떤 나라든 믿기가 어렵습니다. 북한이 미군철수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특히 남한의 태도를 보면 미군철수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미국도 반대하고, 특히 남한은 모든 노력을 다해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반대할 것입니다. 그 경우 북한은 남한과 미국의 군사동맹을 약화시키는 이런저런 양보를 요구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매년 실시되는 한미합동연습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습의 중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철수가 아니지만 부분적인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그렇다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북한의 압박전술을 차단할 수 있는 미국의 대응방안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저는 낙관주의자가 아닙니다. 사실상 현 단계에서 미국측이나 국제사회는 북한의 압박 전술을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거의 유일한 방법은 무관심입니다. 즉, 북한의 주장을 무시하고, 아무 런 양보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법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무시를 받는 북한은 미국의 무관심이 계속되는 동안 핵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보다 더 위험한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이 타협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갈수록 이 타협의 조건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은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 이후 북한 핵문제와 씨름했지만 북한의 핵개발,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는 데 실패했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의 핵포기는 불가능한 만큼 비핵화 협상보다는 핵동결 협상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제 정치입니다. 또 하나는 국내 정치입니다. 우선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버리지 못하는 문제는 세계적인 핵 비확산 목표입니다.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공개적으로 포기한다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전례가 될 것입니다. 그 경우 세계 어떤 나라들은 북한처럼 핵을 개발하기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지금 남한, 일본, 대만까지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지금 핵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한다면, 핵무기는 세계 어디에나 많이 확산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미국 국내 정치입니다. 미국은 민주 국가입니다. 그래서 미국 유권자들은 정부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가로 인정하고 막대한 양보를 한 것을 알게 된다면 정치권에서 난리가 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과 달리 국민들의 뜻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한 것을 알아도 이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고, 계속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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