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전술핵 재배치하면 상징적 효과 클 듯”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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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핵시대의 위기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한국핵정책학회 추계학술회의에서 '북핵과 한국의 핵 옵션 : 비핵화, 미군 전술핵 재반입, 핵무장 어느 것이냐'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핵시대의 위기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한국핵정책학회 추계학술회의에서 '북핵과 한국의 핵 옵션 : 비핵화, 미군 전술핵 재반입, 핵무장 어느 것이냐'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미국은 1991년 조지 H 부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방침에 따라 주한미군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에 맞서 최근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남한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미국이 1991년 한반도에서 전술핵 철수를 결정했을 때, 미국의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당시에 냉전이 끝나서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이 모두 다 시대착오적인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버리고 시장경제체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였습니다. 중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았지만 당시에 시장 자본주의 경제를 열심히 도입해 발전시켰고 중국과 미국간의 대립도 오늘날만큼 첨예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미국은 남한에 배치한 전술핵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미국은 전술핵 배치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전술핵을 재배치하기로 한다면 이를 더 지지하는 측은 당연히 미국보다 남한입니다. 핵개발 때문에 절대적인 군사력을 가지게 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서, 남한은 옛날보다 미국의 지원을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롭게도 지금 남한에서는 단순히 보수세력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수의 진보세력도 전술핵 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데 남한에서 북한이 전술핵 재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 가열될수록 보수, 진보 세력 간의 분열을 노리는 건 아닙니까?

란코프: 어느 정도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니까 남한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태도, 북한에 대한 생각은 최근에 많이 바뀌었습니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남한이 북한과 교류와 협력을 잘 한다면, 남북관계가 많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북한사회를 변화시키고 통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진보세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진보세력 가운데 상당수는 북한에 대한 실망감과 적대감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문제를 놓고 어느 정도 진보파 내에서도 세대 분열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진보 세력의 나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생각이 사뭇 다릅니다. 1980-90년대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과 달리 요즘 청년학생 대부분은 북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위험한 미친 독재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1980년대 학생운동을 많이 했던 지금의 40-50대 세력 대부분은 북조선과 교류하고 햇볕정책을 부활해야 한다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전술핵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수파 뿐만 아니라, 진보파 인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나이가 많은 진보파입니다. 그들은 남한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앞으로도 같은 주장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소수파 의견입니다.

기자: 현재 전술핵 무제와 관련해 일단 남한 정부는 현 시점에서 전술핵을 도입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인데요. 그럼에도 나중에 한국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한다면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는 무엇입니까?

란코프: 우선 부정적인 효과부터 말해봅시다. 중국은 남한에 전술핵 재배치를 결코 환영하지 못 합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전술핵 배치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영향력과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조짐입니다. 중국은 사드보다 더 큰 도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미국보다 남한을 비판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사드 배치를 시작한 남한에 사실상의 경제 제재를 실시했습니다. 중국은 대남한 경제제재를 한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진출한 일부 남한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방해해 사실상 경제 제제를 취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도 당연히 비슷한 태도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전술핵 재배치로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입니까?

반면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됩니다. 우선은 전술핵 재배치로 북한에 대한 억제수단이 커질 것입니다. 북조선 선전 일꾼들은 북핵이 남한을 겨냥하지 않고 미국만을 겨냥한다고 주장하지만, 남한에서 이런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그럼에도 전술핵은 그렇게 좋은 대북 억제수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1950년처럼 다시 한번 남한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남한을 힘으로 지킬 의지가 있을 지, 없을 지 알아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남한을 방어할 의지가 있다면, 남한에 전술핵에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폭격기, 미사일 등 핵무기 운반수단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한 미국이 남한을 무력으로 지킬 의지가 없다면, 전술핵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전술핵 배치는 주로 상징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고 부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만일 전술핵이 다시 배치된다면 현재 미국 등 국제사회가 노력 중인 대북 비핵화 노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혹시 북한은 지금보다 더욱 더 많은 핵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란코프: 제가 보니까,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태도에 그다지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보다는 중국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과 미국 사이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고 북한은 이같은 중-미 대립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술핵은 어느 정도나 도움이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전술핵 재배치 때문에 남한이 갑자기 북한의 공격을 받는다면 미군이 참전할 가능성이 많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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