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사드 때문에 북한과 군사강화 안해”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6.07.19
thaad_china_b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직후 반발과 함께 사드배치 절차를 중단하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도 한국 정부가 사드(THAAD0,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 반응을 살펴봅니다. 이번 사드 배치결정 이후 특히 중국이 크게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100%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한국이 이번에 사드를 배치하는 단계까진 안 왔겠죠?

란코프: 그럴 수도 있지만 사드배치는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북한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북한 정치, 엘리트 계층을 통제하진 못합니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를 무조건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핵무기는 체제 생존, 현상유지를 위해 기본적인 수단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을 무조건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압력 때문에 핵무기 태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북한 지도부가 어떤 상황에서도 핵을 개발하고, 핵을 가지겠다고 하는 이상 중국의 영향력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뜻인가요?

란코프: 물론입니다. 중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 단계에서 중국이든 미국이든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게 만들 방법은 없습니다.

기자: 현재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제3국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시에만 운용하겠다는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반발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전례입니다. 중국입장에서 보면 사드 배치는 아주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미국이나 러시아만큼 많이 갖고 있지 않고, 억제수단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사드와 같은 유도 미사일을 큰  위협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탄도미사일이 많지 않은 중국은 사드와 같은 체계 때문에 중국의 핵무기는 유명무실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사드 배치는 중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지만 첫 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드 때문에 생긴 경험은 중국의 억제수단을 가로막을 수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드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전례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의 사드 배치중단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국정부의 결정으로 그런 노력이 좌절됐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때문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 만큼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좌절감이 크겠죠?

란코프: 불만이 큽니다. 하지만 중국 엘리트 층의 선택은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 관계가 다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다시 대북지원을 재개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북한의 핵개발은 지금과 같은 사드의 배치결정을 초래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사드 배치에 따른 위험 때문에 북한은 중국에 가치있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어느 길을 택할 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2~3달 정도 기다리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기자: 미국은 그간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구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기고 공식 결정하면서 향후 북한 핵문제와 관련, 중국의 협조를 구하는 게 예전만큼 쉽지 않겠지요?

란코프: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원래 중국이 대북제재에 대한 협조하기로 했을 때 중국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즉 중국이 대북제재에 협조하면 미국이 동북아에서 더 많은 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하지만 지금 사드배치 때문에 중국은 사실상 다시 한 번 북한을 갖치가 있는, 쓸모가 있는 완충지대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북한 핵문제를 불만이 많긴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핵 문제는 중국 문제가 아니라 미국 문제입니다. 따라서 중미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 문제의 해결에 협조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사드 배치결정 때문에 미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예전보다 협조를 얻을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란 말인가요?

란코프: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 봅니다. 제가 볼 때 사드 문제 때문에 대북 제재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일부에선 사드 배치로 한국, 일본, 미국이 삼각 동맹관계가 굳건해진 대신 중국과 러시아가 향후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맞대응할 가능성을 예상합니다. 과연 두 나라가 북한과 군사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란코프: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유는 몇가지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사드배치 결정에 불만이 많지만 북한의 핵개발 정책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두 나라는 북한의 국내안정을 위한 조치를 지원할 순 있겠지만 북한과 군사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두번째로 군사관계입니다. 군사지원을 공짜로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돈을 낼 의지도, 능력도 없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러시아가 북한으로 전투기, 탱크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자: 중국도 그럴까요?

란코프: 중국은 조금 다를 것이지만 중국도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유엔결의를 보면 북한에 무기수출이 불법행위입니다. 물론 강대국들은 가끔 국제법을 위반한 일이 있지만 이 경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북핵에 대한 불만, 둘째로 무상으로 대북군사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세째로 국제법을 위반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군사관계 강화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중국도 러시아도 요즘 국내경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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