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훈련을 주민 위기감 고조에 이용”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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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형제봉 인근에서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일환으로 헬기 패스트로프를 통한 공중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형제봉 인근에서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일환으로 헬기 패스트로프를 통한 공중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한미양국이 올해도 연례합동군사 훈련인 을지포커스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예상대로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는데요. 한미 양국은 이 훈련을 북침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북침용 훈련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란코프: 북한은 원래도 한미합동연습을 많이 비판했지만 실은 훈련 자체에 대한 우려 떄문은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한미군사동맹에 따라 이러한 합동군사훈련이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언론은 합동연습이 북침준비라고 아주 시끄럽게 주장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남한과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을 하는 것처럼 북한도 매년 훈련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가끔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외국과 합동연습을 한적도 있습니다. 이런 합동훈련은 어느 나라 군대이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북한의 선전일꾼들은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없지만, 북한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미 합동연습이 시작할 때마다 북한은 매우 강력하게 반발했던 이유는 합동연습과 별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북한은 한미합동훈련을 핑계로 북한 국내에서 주민들의 단결을 강화하고, 전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즉 북한 주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장해서 외부에 대한 공포심를 강화시키고,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을 더욱 강화하는 데 이용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한미군사 훈련에 대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까닭이 결국 주민들에 위기감을 조성해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국제적으로 어떤 신호를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란코프: 방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북한 선전 일꾼들이 한미 합동연습에 시끄럽게 반발하는 것은, 위기감을 조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주로 국내에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 말씀하신 대로 가끔은 국제사회에 신호를 보내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번에 북한은 지나치게 긴장감을 고조시킬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북조선은 지난 7월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진짜 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 ‘화염과 분노’ 운운하며 압박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상 미국 대통령 입에서 이 만큼 엄중한 경고는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습니다. 다행히도 약 열흘 전부터 북한의 대륙간 미사일 발사 때문에 생긴 위기감이 조금 완화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입니다. 이것은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공포가 없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조금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에 공동훈련에 대한 비난이 있지만, 과거 기준에 비하면 이번 비난은 별로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기자: 올해 을지 포커스는 병력 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다소 축소됐습니다. 미국은 이를 북한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북한이 이를 어떤 정치적 신호로 여길 가능성은 없을까요?

란코프: 북한은 을지 포커스 연습 참가병력 축소를 모종의 정치적 신호로 볼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병력축소가 북한과 관계가 없는 것이라는 미국 측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저도 이것을 북한에 보내는 모종의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신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미국측은 남한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에 지나친 압박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미국측이 압박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은 북한측도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며칠전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행동을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괌 기지를 포위사격하겠다는 위협선언을 사실상 취소했습니다. 제가 보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측도 어느 정도 상징적인 양보를 하면 좋습니다. 아마 이번에 을지포커스 연습 참가 병력의 축소는 이러한 양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니까 얼마 전부터 미국과 북한 양측은 위기감을 고조시키기보다,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에서 어떠한 전쟁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천명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에 선제공격론 선택지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문 대통령의 이런 전쟁 불가론이 혹시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혈안인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란코프: 저는 이것을 잘못된 신호라고 보지 않습니다. 미국측이 선제공격을 한다면, 한반도에서 제2차 한국전쟁이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사실상 미국측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바로 그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한 사회에서 미국의 선제공격과 이 공격이 불러올 수 있는 제2차 한국전쟁에 대한 우려감는 분명  있습니다. 물론 이 우려감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북조선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 사실상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남한의 평범한 인민들이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생길 때는 언제일까요? 북한 관영언론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할 때나 관심이 있고, 아니면 북한에서 김정은과 관련한 스캔들이 있을 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에 어느 정도 전쟁에 대한 우려감이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에 대한 우려감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우려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혹시 북한이 지금 선제공격론과 관련한 한미간의 입장 차이를 이용해 한미 양국의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것은 아닐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북한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이 정책은 70년 전부터 아무 변함이 없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적대 국가들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연한 일입니다. 외교의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미국이 주권 국가이면, 대한민국도 주권 국가입니다. 그들은 동맹관계이지만 때때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려는 북한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미국은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사실상 별로 높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기본 이유 중의 하나는 남한의 태도입니다. 남한은 선제공격을 반대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매우 많습니다. 한편으로 미국에서도 외교관이나 군사전문가 대부분이 선제공격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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