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북 무역일꾼 호사생활”

중국 단둥의 궈만항 광장 뒷마당에 마련된 단둥해관(세관)의 출장소에서 상인들이 통관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 단둥의 궈만항 광장 뒷마당에 마련된 단둥해관(세관)의 출장소에서 상인들이 통관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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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도 중국 단둥의 북한 노동자들 문제에 관해 살펴보겠는데요. 현재 단둥에는 북한 노동자들 말고도 특권층이라 할 수 있는 무역일꾼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어떤 면에선 특혜받은 계층이겠죠?

란코프: 그 사람들을 북한식으로 보면 아주 성공적인 돈주들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단둥에서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법에 따라서 모든 가족들과 같이 해외로 못 갑니다. 정부는 인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1명이라도 북한에 남아있어야 됩니다. 그렇지만 부인과 자녀들과 같이 단둥에서 살고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자녀들을 영어를 사용하는 국제학교에 보내기도 하고, 중국의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그들은 외국사람으로서 장학금이나 무상교육을 받을 수 없고,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합니다. 중국에서 영어로 배우는 국제 학교는 중고등학교이지만 매년마다 미국돈으로 1만 5000달러, 중국돈으로 1억 위안정도를 학비로 내야 합니다. 무역대표들은 이 만큼 돈이 많다는 말입니다.

기자: 그럼 이들 북한 무역일꾼들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북한 무역구조를 보면 제일 많이 수출하는 항목은 석탄과 철광석을 비롯한 지하자원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옷, 신발등 경공업 제품입니다. 세번째 수출 항목은 수산물입니다. 최근에 북한은 대북 제재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지하자원의 수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내용을 자세하게 보면, 북한은 비군사적 목적으로 석탄과 철광석을 다른 나라에 수출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군사적인 목적이냐, 비군사적인 목적이냐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수입할까 말까를 결정하는 것은 수입하는 국가의 몫입니다. 중국은 요즘에 북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가끔 수입하지만 옛날만큼 많이 수입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단둥에서 이것은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단둥은 북한과의 무역으로 먹고 사는 도시인데 북한 수출의 기본인 석탄과 철광석 무역이 많이 줄어들어서 문제가 많습니다. 물론, 밀무역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구리 같은 광물을 몰래 많이 수출할 뿐만 아니라 석탄 밀무역까지 있습니다. 야밤에 북한에서 석탄 100톤이나 200톤을 작은 화물선에 싣고 압록강을 거쳐 중국에서 내립니다. 물론 미리 약속이 돼 있으므로 내리는 장소에 화물차도 있고, 밀무역을 하는 중국측 장사꾼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밀무역 규모는 정상 무역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기자: 지금 유엔에서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앞으로도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알 수 없습니다. 제가 8월 말 단동에 갔을 때 당시 분위기는 남한의 사드 배치 때문에 짜증이 많은 중국 정부가 북한 무역에 대한 통제를 많이 완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9월 9일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사드보다 더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지하자원 무역을 금지하거나 엄격하게 통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지하자원 말고 다른 제재대상은 어떨까요?

란코프: 옷이나 신발도, 수산물도 대북제재 대상이 아닙니다. 바꾸어 말해서 여전히 이런 무역을 별 문제없이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산물 무역은 주로 단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북한에서 나오는 수산물은 단둥에서 가공된 다음에 일본뿐만 아니라 남한으로까지 재수출됩니다. 물론, 남한과 일본 정부는 북한에서 나온 물건이면 불법이라고 규정하므로, 수산물 장사를 하는 중국회사들은 거짓말을 하고, 중국산으로 등록합니다. 그래서 고급 수산물을 엄청 좋아하는 남한 사람들은 이름만 중국으로 등록한 북한 물고기나 조개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돈은 일부가 무역일꾼들의 주머니로 흘러가지만, 대부분은 북한으로 들어갑니다.

기자: 북한에서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분야가 바로 경공업인데요. 중국과의 경공업 무역은 어떻습니까?

란코프: 제가 보니까 북한 무역의 미래를 생각하면 경공업 발전이 결정적인 변수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은 살기 어려운 나라인데다 생활비 수준이 매우 낮은 나라입니다. 경공업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돈으로 2-30만원을 벌 수 있는데, 이것은 같은 일을 하는 중국 노동자보다 5분의 1이나 6분의 1의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신발이나 옷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싸게 팔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만간 북한 국가가 돈을 잘 버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옷과 신발의 수출 규모가 대폭 커졌습니다.

기자: 지금 유엔안보리가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추가제재를 논의 중인데요. 혹시 경공업 분야의 무역까지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은 없을까요?

란코프: 가능성이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추가제재가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중국태도가 옛날처럼 모순이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한편으론 북한의 핵개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문제삼을 수밖에 없지만 북한이 흔들리고 내부위기가 발생한다면 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