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관리, 김정은 대미전쟁 우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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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9월 미국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선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을 지지하는 집회를 잇달아 열고 반미의지를 다졌다.
북한은 지난 9월 미국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선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을 지지하는 집회를 잇달아 열고 반미의지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문제에 관여하는 관리들을 두루 만나보셨는데요. 현재 미국 관리들은 북한 김정은 지도자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던가요?

란코프: 이것은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닙니다. 사실상 지금 미국 행정부 인사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가운데 김정은이라는 사람에 대한 매우 엇갈리는 의견이 혼재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김정은은 합리주의적인 국가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이러한 의견에 많이 동의하는 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권력유지와 안전유지를 위해 매우 합리주의적인 정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비합리적인 행위가 아니라, 억제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남한에서도 북한이 1950년 6월에 남한을 침략한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북한이 군사적인 모험주의에 빠져서 다시 침공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는 관리들이 많기는 하지만, 사뭇 다른 생각을 하는 전문가와 관리들도 없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김정은은 비합리주의적인 인물입니다. 쉽게 말하면, 그들은 김정은을 정말 미치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 정부가 거의 매일 발표하는 공식 성명을 살펴보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 나라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진짜 이상한 느낌이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에겐 익숙하게 들릴지 몰라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이야기나, 북한을 비난한 신문사를 타격하겠다는 이야기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비합리주의적인 정권이 할 수 있는 아주 이상한 망언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이것이 망언이라기보다 북한식 선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 관리들이 볼 때 이것은 진짜 미친 나라의 행태로 보여집니다.

최근 제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어떤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을 '꼬마 히틀러'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즉 히틀러가 비합리주의적인 침략자였기 때문에, 무력으로만 그를 맞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흥미롭게도, 남북한 상황을 잘 아는 미국 사람들은 김정은이 지금 합리주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북한을 잘 모르는 미국 사람들은 김정은을 비합리주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심합니다. 그러나, 좋아하든 싫어하든 미국에서 대북 전략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입니다. 바로 이들이 김정은이라는 사람을 미치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볼 때 이것은 유감스럽게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혹시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이 진짜 미국과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보던가요?

란코프: 어떤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 통치하의 북한 정권이 정말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들에게 이것은 별 근거가 없는 환상이라고 지적할 때마다 그들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이런저런 대미 위협을 인용했습니다. 그들은 북한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북한이 아무 때나 미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군사 조치까지 포함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미국을 별 이유 없이 공격할 가능성이 없지만, 북한이 아무 때나 남한을 다시 침략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1950년에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의해 침략을 당했다고 믿지만 지금 그러한 거짓 선전을 믿는 나라는 북한 뿐입니다. 왜냐하면 6.25 전쟁은 북침이라는 중국과 소련의 극비 서류가 다 공개되었습니다. 세계는 1940년대 말 김일성이 남조선 해방을 주장하며 남한 침략을 준비한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한번 이러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남한을 먼저 공격하고, 그 후에 미국과 싸우기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현재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거론하며 절대 핵무기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관리들은 북한과 양자회담, 혹은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 회담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란코프: 제가 보니까,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 지금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 협상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북한 지도자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점이 있는데, 북한정권 수뇌부 입장에서 보면 핵, 미사일 개발만큼 좋은 것이 없었습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이 핵,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한 기본 이유는 억제수단입니다. 지금 북한이 절대무기로 생각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서 남한에 대한 침략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은 남한에서 심한 내부 위기가 발생하거나 다른 유리한 조건이 생길 때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합리주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남한이 정말로 심각한 위기에 빠질 때에만 다시 한번 남침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남한이 정말로 심하게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가 아니라면 북한 수뇌부는 대남 침략을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지 않는 경우에도, 체제유지와 김정은정권의 권력유지, 그리고 국내 안전 유지를 위해서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재이든 협상이든 비핵화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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