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북한 난민 중국 갈까?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7.12
nk_ppl_border_area-620.jpg 중국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공단지역에 북한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미국의 독립절인 7월 4일을 맞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을 발사하자, 미국은 강력한 대북제재 일환으로 원유공급을 중단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원유를 대주고 있는 중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원유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막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의 민생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중국은 만일 북한이 붕괴되면 수십만의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밀려 들려올까봐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 난민 발생 가능성에 대해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로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북원유공급줄을 끊을 것과 북한 근로자 해외송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초강경 대북경제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입니다.

최대한 압박을 해서 북한을 더 이상 버틸수 없게 만들어 비핵화 협상탁(테이블)에 나오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중국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원유공급을 끊으면 북한이 붕괴된다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북한이 한해 필요로 하는 원유 총량은 약 100만톤으로 국제사회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서 약 50만톤 가량을 수입했고, 러시아에서 약 20만톤의 천연가스와 정제 휘발유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90%에 달하고 있는데요. 그중 원유는 생명선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이를 빗대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은 북한의 경제적 생명줄”이라며 “중국이 원한다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트윗터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 단동 인근에 위치한 빠싼 저유소(83油庫)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 원유저장소와 평안북도 피현군 봉화화학공장까지 송유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웬만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유 공급을 막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송유관으로 원유를 보내다가 멈추면 관이 굳어진다는 이유가 있고, 또 다른 이유는 송유관을 막으면 북한 인민들의 생계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원유공급을 막으면 북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이유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 중국이 3일 동안 원유 밸브를 완전히 잠근 적이 있었는데, 당시 북한이 협상장에 나와 효과가 검증됐습니다. 올해 4월에도 중국 관영언론이 원유공급을 차단한다고 하자, 평양의 기름값이 폭등하고 일부 주유소에서는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혼란이 있었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폭등해 주민들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수단이 기름공급이라고 보고, 국제사회는 중국에 원유공급을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북한도 원유수입을 중국에만 매달리지 말고, 러시아로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내수를 충족시킬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미국은 중국이 원유공급 중단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세컨더리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의 중국기업을 제재할 것이라고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실행되면 북한과 거래하는 다수의 중국 기업이나 은행들이 제재대상이 되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됩니다.

중국이 이처럼 외부로부터 곤경에 처했지만, 사실상 북한으로부터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을 막아주느라 체면을 많이 구겼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화성 14형 미사일을 쏠 때 시진핑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고 약속한지 얼마 안되어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시 주석 입장은 난처해졌습니다.

또 세계 G20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등과 불편한 대면을 해야 했습니다.

중국이 올해 5월 ‘일대일로’ 사업설명회라는 거대한 국제행사를 하고 있을때도 북한이 화성 12형 미사일을 발사해 행사 분위기를 망쳐놓았습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국력을 다시 한번 치켜세우기 위해 발기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중국대륙과 유럽 등을 잇는 대자연 개조사업입니다.

당시 중국은 29개 나라의 정상급 지도자들과 전세계 130여개 기업 지도자들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성대한 외교행사를 펼치고 있었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잔칫상에 재를 뿌린 격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것 같으면서도 중국의 지도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중국은 역할 해줄것을 주문받지만, 북한이 붕괴되면 수십, 수백만의 난민이 중국으로 밀려들어올 것을 우려해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해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과 통화하는 최정훈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같이 밝혔습니다.

최정훈: 화교들을 통해서 북한 접경지대 사람들은 지금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한다 안한다는 말들을 듣고 있어요. 그러니까 뭐라고 하냐면 전쟁이 당장 일어나는 것으로 지금 내부에서는 알고 있어요. 만약 급변사태가 벌어지면,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네들은 국경지대니까 중국으로 넘어가면 되지만, 함흥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거냐는 애기가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진짜 한번에 뚝이 터질듯이 넘어올 것 같아요.

최 국장은 “북한에서 만일 전쟁이 난다면 대량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한편 미국에 사는 50대의 북한군 출신 탈북자는 전쟁이 아닌 경우 난민은 오히려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북한이 갑자기 붕괴되는 경우, 정변이라든가, 전쟁인 경우에는 전쟁이 일어나면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것은 뻔하겠지요. 왜냐면 바로 이웃나라가 중국이니까, 중국으로 튀겠지요. 무정부 상태가 되니까.

올해 초 한국에서는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난민발생에 대해 전망한바 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한반도 급변사태시 중국과 러시아로 약 47만명 가까이 탈출하고 , 휴전선을 넘어 남한으로 약 20만명이 내려올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을 감싸고 있는 중국의 속내는 정치적인 목적에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중국이 그걸 들고 나오는 원인은 정치적인 목적인 것 같아요. 특별히 걸고 없으니까, 난민을 걸고 북한을 어떻게 하나 자기 통제권 안에 넣고 미국을 견제하려는 하나의 수법으로 봅니다. 솔직 난민이나 붕괴를 우려해서라기 보다 중국의 정치적인 목적이 있겠지요. 난민이 발생하는 것은 뻔한데 중국이 그걸 막는다는 것은 국제법상 맞지도 않고 중국의 잘못된 생각이라고 보지요.

한국과 미국 주도로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경우 미군과 직접 국경을 맞대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 체제가 견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중국은 한번 정한 한반도 정책에서 쉽게 물러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최근 북한의 자극적인 도발은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도록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화성 14형 미사일을 발사한 자리에서 “독립기념일에 보낸 선물보따리가 미국은 불쾌했을 것” 이라며 “앞으로 선물을 더 자주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정치선전물을 뗐다는 이유로 미국 대학생을 1년 넘게 억류해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중국의 비협조로 북한의 비핵화 목표가 어려워지는 듯 하지만, ‘최대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을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접근을 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 탈북자는 개인 소견임을 전제로 “설사 미국이 단독행동을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방관할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했습니다.

탈북자: 예전의 50년대 전쟁처럼 공산권과 자유민주 진영이 둘로 갈라져서 그때는 하나가 싸우면 다 같이 싸워주었지만, 지금은 시대는 어려울 것 같아요. 3차 세계대전 지금은 번질 것 같지 않아요. 중국도 역시 전쟁을 바라지 않아요. 만약 단독으로 미국이 북한의 어떤 부분을 폭격하면 중국이나 러시아는 항의 정도나 하고 군대 개입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중국이나 러시아가 힘을 합친다고 해도 자멸행위나 같은데,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을 파괴하려고 누가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전쟁이 나더라도 중국으로 수십만의 난민이 나올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중국에 거주하는 50대의 조선족 교포는 말했습니다. 그는 “6.25 전쟁때도 중국으로 북한 사람들이 피난 나왔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서 지금이라고 다르겠는가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한반도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으로 북한 난민이 나올것인지에 대해 보내드렸습니다. 진행에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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