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김정은 저항세력이 될까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3.22
kimhansol_youtube_b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튜브에 등장했다. 김한솔로 추정되는 한 인물은 2017년 3월 8일 게시된 'KHS Video'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유튜브 영상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君子仇十年不)”

이 말은 자신의 원수를 갚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도 결코 늦지 않다는 중국 속담입니다. 여기서 군자란 유교에서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말하는데요,

이외 복수를 뜻하는 말로는 ‘와신상담’ ‘절치부심’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와신상담이란 말은 “섶에 누워 쓸개를 씹는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기 위해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는 말로 전해집니다.

‘와신상담’은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의 왕 부차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며 월나라의 왕 구천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하였고, 그에게 패배한 월나라의 왕 구천이 쓸개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한 데서 유래됐습니다.

그만큼 중국인들 속에서는 원수를 대를 이어 갚는다는 말이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요즘 외부사회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김한솔, 김정은 저항 세력이 될까”를 보내드립니다.

<사운드 바이트> 이런 주장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향후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어떤 위협이 될까라는 논란 가운데 나왔습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자녀의 DNA, 즉 생물학적 유전자 정보를 얻어 김정남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 : 우리는 김정남 자녀들로부터 얻은 DNA 샘플을 통해 김정남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독살된 북한인이 김정남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DNA정보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김정남 가족은 DNA 샘플을 제공하는데 협조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김정남의 자녀로는 김정남과 첫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금솔과 둘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김한솔과 딸 김솔희 등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 자녀로부터 DNA 샘플을 채취했지만, 이 중 누구로부터 채취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들 중 누군가가 말레이시아 당국에 DNA샘플을 제공하면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영구 미제 사건으로 덮으려던 북한 당국의 억지 주장을 정면 반박하게 된 것입니다.

때를 같이해 김한솔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등 공개활동을 전개해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8일 김한솔은 세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트뷰에 등장해 “아버지가 며칠전에 살해당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김한솔: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입니다.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으며, 현재 어머니(리혜경)와 누이(김솔희)와 함께 있습니다.

40초 분량으로 제작된 동영상에서 김한솔은 검정색 샤츠를 입고 나와 자신이 북한출신임을 증명하기 위해 여권을 들어 제시했지만, 모자이크 처리되어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김한솔의 동영상을 올린 민간 단체는 ‘천리마 민방위’라고 하는 단체로, 이들은 김정남 피살 이후 김한솔 일가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도록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리마 민방위’는 “북한 고위간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돕겠다”며 북한정권에 반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김한솔이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와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김정은 정권에 반하는 저항 아이콘, 즉 상징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한솔은 김일성-김정일-김정남으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4대 직계자손’입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는 조카가 됩니다.

이처럼 김한솔이 소위 ‘백두 혈통’의 장손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과거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힌다는 겁니다. 김한솔은 2012년 핀란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삼촌인 김정은을 ‘독재자’로 표현했습니다.

김한솔: 저는 삼촌이 어떻게 독재자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우선 그분과 할아버지 사이 문제이고요. 저는 김정일과 김정은을 뵌적이 없어요.

1995년 생인 김한솔은 마카오에 있는 국제학교 다닐때도 북한과 적대적인 미국과 한국 등 서방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사귀면서 바른 역사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한솔: 마카오에서 다녔던 학교에는 미국이나 남한 등 북한과 갈등이나 긴장 상태에 있는 나라 사람들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 되더라구요.

그는 보스니아 국제학교에 다닐 때도 리비아에서 온 친구와 같은 방을 쓰고 살면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를 반대해 일어난 민중혁명에 대해서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외부 사회를 경험하면서, 거침없는 발언들을 하고 있는 김정남 김한솔 부자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한 불만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김정남에 대해 불만을 품고 암살을 지시했고, 다음은 김한솔이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에 밝혔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응당 김정은 입장에서 김한솔도 없어져야 할 존재입니다. 김한솔이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지는 좀 두고봐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장기집권에 걸림돌이 되는김한솔도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사는 50대의 탈북민은 김정남 암살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이 앞으로 김한솔을 제거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50대 탈북민: 북한만이 왕조국가로 유지하다보니까, 이복형제끼리 권력싸움을 벌이고 김한솔이도 죽이려고 하겠지요. 씨를 말릴려고 굉장히 노력할겁니다. 그들이 김정남이 아들을 그냥 두려고 하지 않을거예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이 만약 어떤 인물을 처형하거나 암살한다면 연좌제로 가족들도 무조건 그건 북한으로서는 법칙이예요.

이처럼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을 반대해 김한솔이 공개활동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김한솔이 동영상 등을 통해 김정은 정권을 공개 비판하는 활동을 전개해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단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북한 인권운동가들은 말합니다.

강철환 북한 전략센터 대표: 김한솔 역시 상당히 배짱이 있다고 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아버지가 가장 비참하게 죽지 않았습니까, 그런 한을 품었던 사람이 가만 있는다고 보지 않습니다. 잠시 신변의 위험 때문에 숨어살 수 있겠지만, 잠재적으로 활동하지 않을까,

이와 반대로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한솔이 김정은의 암살 위협을 피해 비공개적으로 활동하며, 운신의 폭도 좁힐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김한솔을 향한 세계인들의 응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정은의 살해 위협을 피해 미국이나 한국 등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라고 조언하는가 하면, 김정남이 사라진 상황에서 김정은을 대체할 인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탈북자는 “김한솔이 김씨 일가의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한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된다면, 그것을 북한 주민들이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김씨 가문이 70년간 지배해왔고, 그동안 북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저주로운 원한이 폭발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중앙당 간부들로부터 하부 말단 인민들까지도 마음대로 표출하지 못해서 그러지 김정일 정권에 대한 한이 맺혔기 때문이라고 봐요.

하지만, 김한솔에게는 북한의 3대세습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부친도 잃은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에 저항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RFA 주간 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김한솔, 김정은 저항세력이 될까”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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