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거리 미사일에 속도내는 이유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8.02
ICBM_II_b 북한이 지난 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다음 날 낮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이 지난 7월4일에 이어 24일만에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을 2차로 시험 발사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미사일 발사현장에 찾아가 일일이 지시하는 모습을 통해 국제사회는 현재 북한의 ‘최고목표’가 미국에 도달하는 미사일 개발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조바심을 보이는 것은 북한의 피폐된 경제와 민심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온 나라의 재원을 쏟아붓기 때문에 대륙간 탄도탄이 성공할 수 있지만, 경제는 무너지고 한반도가 3차대전 앞마당이 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를 전해드립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에 기여한 과학자 기술자들을 평양으로 불러 또다시 경축 파티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 녹취>

불과 20일만에 미사일 주인공들이 다시 평양에 모여 축배잔을 든겁니다. 이처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에 속도를 내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의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김성한 미국 시카고 민주평통 북한인권 위원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미사일을 자주 쏘는 것은 그만큼 내부가 불안정하고, 김정은 지도력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성한 위원장: 북한 내부에도 점차적으로 민주화의 정보라든지, 중국을 통해서 자유주의 물결이 들어가고 있는 상태이고, 김정은 정권도 이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빨리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서 대륙간 탄도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봅니다. 주한미군 철수를 시키고, 남한을 빨리 적화시켜야 겠다 그것이 북한 인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고, 적화를 통해서 기습적화든, 연방제 적화든 북한 인민들이 남한인민들보다 더 위에 있다는 것을 권위를 부여하면서 달래려는 계획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올해 봄에 북한 황해남북도 일대 곡창지대를 휩쓴 대가뭄으로 곡물이 말라죽는 등 농사작황도 나빠졌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미사일 제작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인민경제와 다른 연관부분에 투입되어야 할 돈과 자재는 군수분야로 쏠리게 되어 그만큼 줄어들 게 됩니다.

한 고위급 탈북 인사는 “현재 김정은은 강력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어한다”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들지 못한 핵을 자기가 만들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미사일 제작에 집착하고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한국 언론 녹취: (강명도 교수)저렇게 경축 대축제를 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 하냐면 과학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정은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왜냐면 김정은의 업적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이렇게 할아버지 아버지도 하지 못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완성시킨 것은 김정은이기 때문에 김정은의 업적은 저것밖에 없습니다. 업적이 저것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좀 못먹고 못살아도 강력한 지도자를 좋아한다는 군중 심리를 꿰뚫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에 집착하는 것은 김씨 일가의 장기집권이 목적이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 나라 자원과 기술역량을 깡그리 동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현장에서 김정은이 목격되는 것은 그가 만사를 제쳐놓고 미사일 제작에 집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화성 미사일 발사 직후 사람들을 텔레비전과 전광판앞에 조직적으로 집합시키고 만세를 부르도록 하고 촬영해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화성 미사일을 쏘던 시기에 북한을 방문했던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화성 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크게 환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통화를 다른 탈북인사는 “북한이 온 국가 자원을 쏟아붓기 때문에 올해 중으로 미국까지 도달하는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하지만, 그 다음에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고 반문했습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나라들도 미국까지 도달하는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을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보복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세계 군축문제 연구기관인 무기통제협회(ACA)에 따르면 현재 핵보유국들이 가진 핵탄두 수는 약 1만5천 개로, 이 중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는 90%를 차지했습니다.

김정은도 사실상 자살이나 다름없는 핵공격을 미국에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한 탈북자는 북한이 화성 14형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기로, 국제적 제재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을 계속 압박하면서 만약 그래도 안하고 나간다면 미국이 둘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 협력해서 압박하여 핵포기를 시키냐, 아니면 중국이 뒤에서 풀어놔주면 우리도 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게 옵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중국도 결과에 가서는 할말이 없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기 임기 내에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심각하고 안된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중국이 압박과 무역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위터에 “중국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그들(중국)은 말만 할 뿐 우리를 위해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피력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며 북한 압박에 소극적인 유엔안보리 이사국인 중국을 다시 한 번 압박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김정남 암살이후 중국은 대북석탄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북한 무역 수입 총액의 40%가 넘는 석탄수출길이 막히면서 국가무역기관들은 개인 돈주들의 돈을 끌어다가 무역 대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미국은 중국에 대고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을 금지하고, 북한 해외 근로자들을 끌어들이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쥔 카드는 적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본격화하고, 세컨더리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업제재)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안길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더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경제적인 타격을 줄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만과 한국, 일본 등 중국을 둘러싼 위성국가들이 핵무장 할 경우 중국은 핵보유국들에 의해 포위당하게 됩니다.

김성한 시카고 민주평통 북한인권위원장의 말입니다.

김성한 위원장: 이게 쓸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대만이나 일본을 핵무장시키는데 약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과정으로 볼 때 북한의 핵 개발속도는 좀더 빠르다고 볼 수 있고요. 만일 핵무장을 시키게 된다면 전 동북아가 핵도미노가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북한에 핵보유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취해질 조치는 아니라고 김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올해 농사 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로 꼽힙니다. 미국의 한 농업연구기관은 2017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약 62만 톤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 주민 1천3백만명이 배고픔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못하는 아프가니스탄과 예멘에 이어 세계 최악의 식량부족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이 연구소는 예상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집권이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적어도 20~3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2011년 말부터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 비용도 약 1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이 화성 14형 미사일을 성공했다고 선전하는 인터넷 글에 이런 댓글이 실렸습니다.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농업국가들이 어떻게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달려 있었는데, 농사도 기계로 짓지 못하고 달구지나, 부림소로 짓는 열악한 농업국가들에서 핵무기를 만든다는 게 신기하다는 소립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긴장유지가 정권 유지에 필수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의 피로감은 극도에 달하고 핵과 미사일이 있는데도 못사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김성한 위원장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유입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김성한: 지금 자유화 물결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고 북한 정권도 아슬아슬한 상태라면 방법은 대북정보 유입이고, 지금까지 탈북민들이 했던 것 보다는 공해상에서 미군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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