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왕따’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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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김형길 주멕시코 북한대사(왼쪽)가 애초에 통보받은 기한보다 5일 뒤늦은 14일 출국 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김형길 주멕시코 북한대사(왼쪽)가 애초에 통보받은 기한보다 5일 뒤늦은 14일 출국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첫 연설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면서 수백만명의 자국민을 굶겨죽이고, 자기 형을 독가스로 암살한 김정은 정권을 타락한 정권으로 강력히 비난하면서, 그런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전 세계를 계속 위협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totally destroy)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어떤 무역도 불법적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북한과의 경제 및 외교관계 단절을 유엔 회원국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멕시코(메히꼬)와 페루(뻬루), 쿠웨이트에 이어 스페인(에스빠냐) 정부가 북한 대사들을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이 거세지면서 북한 외교관들 속에서도 ‘국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북한 외교에 대해 보내드리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녹취: The United States has great strength and patience, but if it is forced to defend itself or its allie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미국은 강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나 동맹국들을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법외에는 선택이 없습니다. ‘로켓맨’은 자기 자신과 정권을 위해 자살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은 준비가 돼있고 (군사행동에 나설) 용의도, 능력도 있지만 그 방법이 필요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19일에 개막된 유엔총회는 국제평화와 안전, 국제협력 등을 기조로 삼고 있는 유엔의 최고기관인 유엔총회인 것 만큼 전세계 유엔회원국193개 나라에서 온 국가원수와 고위급 정부관리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유엔총회 연설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합리화할지 관심사입니다.

북한이 유엔무대에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 정당성을 설파할 경우, 국제적 고립과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남아메리카의 멕시코(메히꼬)와 페루(뻬루)와 중동의 쿠웨이트, 유럽의 에스빠냐(스페인)에서 북한 대사들이 추방당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맨 처음 추방당한 북한 대사는 멕시코 주재 북한 특명전권대사 입니다. 지난 7일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 주재 김형길 북한 대사를 ‘기피 인물’고 정하고 사흘내에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두번째 국가는 역시 남미의 페루인데요, 11일 페루 정부는 김학철 대사에게 5일내로 자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고, 세번째는 중동의 쿠웨이트가, 네번째로는 스페인이 북한대사에게 추방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북한대사들이 무더기로 추방되는 것은 북한 정권 수립 70년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가장 심각한 외교적 고립에 처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김연호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계 국가들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심각한 국제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연호 연구위원: 그만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위협을 심각한 안보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미국 한국 일본 이렇게 될텐데,  주요 당사국 뿐 아니라 사실상 군사위협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나라들조차도 북한의 핵 위협을 국제사회의 중요한 안보이슈로 보고 있고, 뭔가 북한에 대해서 제재와 압력을 가해야 하겠다, 동참해야 한다는 심각한 상황인식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김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을 ‘직접적인 위협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 야망을 꺾기 위해 군사적 대응조치를 강구하면서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4차 까지 미국인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진행한 6차 핵실험의 규모가 크고, 수소탄을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만큼 소형화했다고 주장하면서 직접적인 위협으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하겠다는 북한의 협박에 미국인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도를 사정권에 두는 화성 12형 장거리 미사일을 일본 열도 상공을 넘겨 발사하면서 실제적인 위협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최대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을 외교적 및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8월 멕시코와 페루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국가들을 방문하면서 “북한과 외교 경제적 관계를 모두 차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요청을 받아 세계 각국도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압박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과 교역이 빈번한 쿠웨이트는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2371호 이행 계획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창식 북한 대사를 추방하는 것을 포함해 쿠웨이트 주재 북한 외교관 인력도 8명에서 4명으로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쿠웨이트는 쿠웨이트와 평양을 오가던 고려항공도 운항을 금지시키고, 북한 사람에 대한 비자발급과 비자갱신도 중단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6천명 정도로 추산되는 쿠웨이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외화벌이 길도 막히게 되었습니다.

외교관례에서 대사 추방은 심각한 경우에만 취해지는 혹독한 조치입니다. 지금까지 북한 대사가 추방된 사례중에서 올해 3월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된 강철 대사가 유명합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김정남 암살 배후를 밝히는 데 비협조적인 강철대사를 강제추방시킨바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이 외교관의 면책 특권을 악용해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담배장사나 서우뿔 장사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하다가 적발되어 추방된 사례는 있었지만, 북한의 대사들이 이처럼 무더기로 추방되는 사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보짐을 싸는 북한 대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연호 연구위원의 견해입니다.

김연호 연구위원: 저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북한과 직접적인 군사 외교적인 경제관계가 없더라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 하다보면 국제사회의 불만과 위협 인식이 높아지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외교적인 대응 차원에서 외교관 추방이 가능하고요. 또 하나는 북한과 직접적인 거래가 있는 나라들, 예를 들면 쿠웨이트 같은 경우에는 6천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또 북한과 다른 형태의 교역을 하거나 군사교류, 군사훈련을 하는 나라들, 심지어는 무기 교역을 하는 나라들은 특히 더 국제적 압박을 받을 것 같고요.

외교적 고립에 직면한 북한 외교관들의 불만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서방 주재 북한 외교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현재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은 본국에서 하달되는 지시사항에 대해 불만이 많다”면서 “김정은의 미숙한 외교에 개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등 적대국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지지자, 동정자를 많이 확보해야 하지만, 중국과도 엇서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 지도부의 처사에 북한 외교관들의 불만도 많다는 것입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러시아와 중국 등 큰 나라 사이를 오가면서 ‘등거리 외교’로 실리를 챙겼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최소한 중국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국제적인 고립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북한의 외교정책이 혼선을 빚고, 중국과 러시아, 베네스엘라에까지 외교 결례를 보이면서 북한 외교의 신용이 실추됐습니다.

게다가 북한 김정은은 중국 지도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압박을 당하고 있고,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동남아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여러 나라 주재 북한 특명전권 대사들이 잇따라 추방되는 수모까지 겪으면서 북한 외교관들의 불만은 크다는 것입니다.

북한 외교관들도 공관 임대료 등을 자체로 해결해야 하고, 조국에 보내는 ‘충성자금’도 장사를 통해 벌어야 하지만, 국제적 감시가 강화되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자녀교육과 개인생활비 마련 등으로 해외 생활을 선호하는 북한 외교관들에게 있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을 자주 발사할수록 반갑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연호 연구원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한의 고립은 앞으로 더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연호: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외교관 수를 줄여라, 그리고 북한 외교관의 면책 특권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으라는 압박에 대해서 뭔가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겠지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외교적 미숙을 비난하는 외교관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국제왕따’라는 자조적인 불신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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