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교관, 미국 아이폰으로 한국 뉴스 검색”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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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표단이 지난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북한 대표단이 지난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과 미사일로 미국과 동맹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가리켜 ‘로켓맨’이라고 조롱하자, 북한 내부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반미구호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성명을 직접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깡패’ ‘늙다리’ 등 입에 담지 못할 원색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북한에서는 평양을 시작으로 평성과 신의주, 함흥시와 머나먼 북단의 나선시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규모 군중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미국 달러를 더 선호하고, 외국에 나와 있는 고위층들은 미국 전자제품을 애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편에서는 반미를 줄기차게 외치거, 뒤에 돌아서서는 미국 돈과 미국 전자제품을 애용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The United States is ready, willing and able, but hopefully this will not be necessary. That’s what the United Nations is all about; that’s what the United Nations is for. Let see how they do. (‘로켓맨’은 자기 자신과 정권을 위해 자실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것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유엔이 할 일이고, 이것이 유엔이 있는 이유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는가를 두고 봅시다)

방금 들으신 내용은 지난 19일 유엔총회에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내용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채,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로켓맨’이라는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로켓맨’이라고 부른 이유는 전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비꼰말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7월과 8월 두달동안 모두 13차례의 외부활동을 했는데, 그 중 10차례가 미사일 관련 활동이었습니다. 그만큼 경제보다는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문에 ‘로켓맨’이라는 단어도 직접 자신이 넣은 것으로 알려졌고, 또 23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듣고 난 뒤에는 김정은을 가리켜 영어로 “리틀 로켓맨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더 비하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롱을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21일 김정은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깡패’로 원색 비난하고 전국민을 반미 대결전에 동원시키고 있습니다.

직접 북한의 군중대회 녹음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북한 중앙 tv: 미제를 무자비하게 징벌하고 최후 승리를 이룩하자, 이룩하자, 이룩하자,

가장 먼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당 집회를 시작으로, 청년동맹과 각 정당 사회단체, 종교단체들이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말폭탄’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경제 간부출신의 한 전문가는 “김정은이 자신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감정 분노 조절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 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외교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이나 정부수반이 직접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미국에 큰 위협을 느꼈다는 방증이며, 이를 계기로 북한 주민을 결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북한이 그동안 6차 핵실험을 크게 보도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 장면을 주민들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에 웬만한 북한 주민들은 북한의 군사력이 미국과 진짜 맞짱을 뜰만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관계자: 인민들은 핵실험 했을 때도 그랬대요. 저 미국과 싸워야 한다고 그랬대요. 이젠 아무렇게 말해도 안 먹혀요. 다 변했어요.

하지만, 북한이 미국 본토나 동맹국을 향해 포탄 한발이라도 날리는 날에는 북한이 지도에서 사라지는 날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은 논평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미 대결전에 북한 주민들을 동원시키는 것은 유엔안보리결의2371호와 2375호 등으로 석탄과 수산물, 의류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원유제품의 30%가 막히게 된 상황에서 엄혹한 경제난에 직면한 주민 불만을 미국에 대한 증오로 돌리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올해 초에 비해 3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전반적 물가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물가상승과 생필품 부족현상이 가시화 되는 겨울철이 되면 주민들의 동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간부들과 증산층들 속에서는 미국 달러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북한 사정에 밝은 또 다른 소식통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대북 관계자: 사람들이 김정은이보다 달러가 기본이지. 내화라는 게 있으나 마나 한 것인데 북한 백성들이 다 아는 거지, 먹고 살아야 하니까 금과 달러 중국돈이 필수가 아니겠어요.

특히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라는 유엔총회 연설 내용이 북한에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등 안전자산을 사재기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북한에서 미국 제품을 가장 애용하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가 미국 유명 전자제품인 애플 제품을 애용하는 모습이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적지 않게 노출되었기 때문인데요.

조선중앙통신이 2013년 3월 공개한 김정은의 북한군 전략미사일 부대 작전회의 지도 사진에는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제품은 미국 애플사에서 만든 컴퓨터가 틀림없다고 미국의 한 교민은 말했습니다.

교민: 김정은이는 애플 쓰더구만요. 김정은이 탁상 위에 있는 컴퓨터가 애플 제품인데요. 애플표시가 있으니까.

이외에도 김정은 전용기 안에서도 애플 컴퓨터의 로고가 선명한 노트북이 포착됐고, 애플사에서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김정은이 아이패드 즉 애플 판형 컴퓨터를 대량 수입해 노동당 부부장급 간부들에게 선물하는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 매니아 즉, 애호가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에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72차 총회에 참가했던 북한 외교관들도 대부분 미국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0분 동안 진행된 유엔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신병자, 악통령”이라는 원색적인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이경하 기자로부터 상황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도 굉장히 유엔총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회의장 상황은 어땠습니까,

이경하 기자: 안녕하세요. 제가 72차 유엔총회 참석했는데요, 그때 북한 대표부 외교관들이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제가 바로 위에서 직접 지켜보았는데요, 보니까, HP미국의 컴퓨터 유명한 제조사이지요. HP랩탑을 사용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미국 애플사의 지능형 손전화기 아이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도 HP 컴퓨터 제조사를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북한 외교관들이 아이폰, 북한 말로는 지능형 손전화라고 하는 미국의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이경하: 네, 하나같이 다 아이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기자: 어떤 상황에서 쓰고 있었습니까?

이경하: 23일 리용호 외무상이 ‘우륵 콘서트’라고 친북성향의 음악회에 참석했었는데요, 거기에 제가 직접 참석했습니다. 제가 리 외무상 바로 뒷자리에 앉았었는데요, 그 리 외무상 바로 옆에 있는 북한 외교관이 계속 이렇게 아이폰을 보면서 한국의 뉴스의 반응을 보고 있었습니다.

기자: 어떤 뉴스의 자막이 보이던가요?

이경하: 제가 봤을 때 제가 명확하게 보았는데요, 리용호 외무상이 나온 사진과 연합뉴스 기사를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북한 외교관들이 네이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네이버를 이용해서 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기자: 북한 외교관들이 뉴스 검색을 할 때 쓰는 전자 기기가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이었다는 소리지요?

이경하: 미국 제품을 통해서 한국 뉴스를 보는 참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기자: 북한 외교관이 아이폰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포착되었다고요?

이경하: 제가 참 재미있게 본 광경이 리용호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북한 대표부 좌석에 앉아있던 외교관이 이렇게 총회장 중간으로 나오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찍었던 전자기기가 애플사의 아이폰이었습니다.

기자: 네, 유엔무대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동원된 북한 외교관들도 실제로 미국의 전자 제품을 쓰고 있었다는 말이군요. 그러면 리용호 외무상이 연설할 때 좌석이나 청중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이경하: 일단 유엔총회 기조연설 첫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했는데요. 그때는 모든 각국의 대표단이 다 참가해서 총회장은 거의 만석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리용호 외무상이 연설할 때는 자리가 텅텅 빈 자리가 많았고, 박수소리도 거의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연설이 끝날때는 북한 대표부 외교관들만이 크게 일제히 박수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최근 스페인이나 이런 나라들에서 북한 대사들이 추방되는 그런 물결속에서 유엔에서도 북한이 왕따를 당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경하: 네 감사합니다.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한쪽에서는 반미를 외치면서도 뒤에 돌아서서는 미국 돈과 미국 전자제품을 애용하는 북한의 양면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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