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도발 멈춘 북한에 무슨 일이?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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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강력한 제재 조치로 유엔안전보장 이사회 결의 제2375호가 채택된지 두달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석탄과 수산물, 의류 수출을 전면 금지되고, 석유수입도 제한한 두차례의 초강력 제재가 북한의 경제를 마비시킬 거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한주일에 한번 꼴로 미사일을 쏘던 북한도 도발을 자제하고, 북한 매체는 자력갱생으로 제재를 극복하자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기름값이 좀 오르는 반면, 물가는 내리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두달째 도발 멈춘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북한의 기름가격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3배나 올랐는데요.

이 녹음은 북한 내부에서 유가가 급등했다는 언론 보도입니다. 하지만,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기름값이 오르긴 했지만, 내수 경기가 살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먼저 신의주와 마주한 중국 단동 사정에 밝은 한 조선족 교민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여가는 물동량은 제재 이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대부분 유개차들이기 때문에 어떤 물건을 실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형 트럭에 실린 철강재와 건설자재는 확인이 가능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조중친선다리’로 알려진 압록강 철교는 북한과 중국간 무역의 7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관문입니다. 때문에 이 교량을 가리켜 북중간 교역을 나타내는 ‘리트머스지’라고 통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철강 종류는 아파트 공사에 필요한 H형강과 ㄴ형강 등이고, 둥글게 감은 철판과 철근 퉁그리도 반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철강재는 아파트 공사와 건물지붕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들로, 부동산 경기, 즉 건설경기가 살아 움직이는 증거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부동산은 경기 활성화의 주요 지표로, 강력한 외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부동산 수요와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 속에서 공연 관람 등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신의주 시내의 대극장, 즉 도가무단에서 진행된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만명의 주민들이 몰려들고, 일등석 관람표를 구입하기 위해 정가의 5배가 넘는 암표가 등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겠지만, 암표를 구매할 정도이면 북한 내수 경기가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북한에서 기름값은 좀 올랐지만, 쌀 값은 오히려 내렸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소식통에 따르면 10월 26일 현재 북한의 북부지역에서 휘발유 1kg은2만 1,780원(2.7달러)로 올해 초에 비해 3배 가까이 뛰었지만, 쌀 값은 1kg에 4천600원으로 한달 전보다 1천원 가량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보통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게 정설이지만, 이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중국의 북한관련 연구자들은 “북한에서 기름값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주민들이 자전거나 수레와 같은 운반 수단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2000년 초부터 ‘써비차’라고 하는 개인 돈주 소유의 운수 수단이 등장했고, 현재 서비차는 전국의 수백개 장마당을 오가며 물건을 나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전력부족으로 기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개인 버스가 뛰기 때문에 북한에서 “기름값이 물가 상승을 견인한다”는 말은 상식처럼 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에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과거 대북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흐지브지 됐던 사례처럼 이번에도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여가는 물동량이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겉으로 제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실제로 고통은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 매체는 거의 매일 같이 자력갱생 간고분투를 선동하는 기록영화들을 돌리면서 제재를 극복하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TV 녹취: (북한 노동자)이거 해결방도가 무엇인가,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해서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로 이 문제를 풀어 생산의 동음을 높이 울리는 것입니다.

북한은 제재가 시작되던 9월초에는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대북제재는 인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범죄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유엔총회 회의에서 “극악한 제재로 학생용 교과서와 학습장을 비롯한 교구비품 수입에서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경제봉쇄의 최대 피해자가 다름 아닌 ‘어린이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북한은 중국이 유엔 결의를 성실히 이행할 듯 조치를 취하자,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를 싸잡아 비난하는 등 여론전을 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기름값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주목됩니다.

알려진바와 같이 북한은 전체 교역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 북한 경제관리는 중국이 유엔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북한이 한해 벌어들이던 외화 수입 30억 달러 가운데 약 20억 달러가 막힐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석탄수출로 벌어들이던 10억달러 규모가 줄어들고, 수산물에서 약 3억달러, 의류수출에서 약 1억 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북한의 전력 생산 능력도 250만 키로와트로, 몇 개의 도시 외에는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제재에도 끄떡없이 여러 단위들에서 연간 경제 계획을 넘쳐 끝냈다는 등 자신감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약 두달 간 도발을 멈추고, 민생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10월 들어 평양화장품공장과 류원신발공장을 참관하고, “세계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국산품을 만들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은 도발을 멈추었을까,

이와 관련해 익명의 한 중국의 소식통은 “지금 북한으로서는 도발하기에는 상당히 시기가 좋지 않다”면서 “일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단히 화가 났기 때문에 일정기간 시간을 갖고, 도발 시기를 고르고 있지 않겠는가”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19일 제72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로켓 맨(김정은 위원장 지칭)은 그와 그의 정권을 자살로 몰아넣는 미션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역량이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The United States is ready, willing and able, but hopefully this will not be necessary.(‘로켓맨’은 자기 자신과 정권을 위해 자실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것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 이번 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순시 방문하는 동안 미국의 핵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해역에 집결하고, 미국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가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모의 폭격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핵 항공모함 11척 가운데 3척이 한반도에 집결하는 것은 한 개 전쟁능력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진핑 주석도 중국공산당 제19차 대회를 계기로 집권 2기를 여는 마당에, 북한이 도발하면 자칫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도 미중 두 나라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기회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는 전쟁발발에 대한 불안감이 감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와 연락하고 있는 남한의 한 인권관계자는 “요즘 북한은 내부적으로 친구들끼리 술도 마시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선전당국은 매일같이 낮에는 방송차로 미국을 반대하는 전쟁 선동을 하고, 밤에는 등화관제 훈련과 숙박검열도 강화했다면서 “주민들은 당장 전쟁이 날 것 처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북한 영상들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가운데 북한의 도발 부분은 빼고, ‘북한 완전파괴’에만 초점을 맞추고 반미 적개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양강도와 연락하고 있는 또 다른 탈북 여성도 “북한이 외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양강도 주민들도 외부정세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여성 인터뷰: 요즘 정세가 좀 복잡하다 사람들을 조이는구나, 단속을 심하구나 하는 이 정도이지, 북한 내부에서 무슨일이 터지는지 원자탄이 터져도 모를 걸요. 그걸 사람들 한테 말해야 하는 데 그 사람들은 모든 것을 숨기고 있지않나요.

또 생활고에 지친 일반 주민들 속에서는 “전쟁이나 터졌으면 좋겠다”며 장기간의 전쟁 소동에 대한 피로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두달째 도발을 멈춘 북한의 속내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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