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짝퉁 ‘사양배꼽’과 ‘조선곰열’ 정체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2.27
nk_gall_bladder_b 조선중앙통신이 촬영한 '곰열간보호알약'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가짜 사향배꼽과 조선곰열의 정체”를 보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북한산 웅담 (조선곰열) 을 팝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는 북한에서 직접 생산했다는 곰열을 팔던 2명의 중국 조선족 교포가 붙잡혔습니다. 한국 경찰은 이들이 돼지열을 곰열로 둔갑시켜 팔았기 때문이라고 22일 밝혔는데요.

이들이 팔던 곰열은 곰쓸개로 만든 게 아니라, 돼지쓸깨로 만든 가짜 웅담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을 아연케 했습니다. ‘조선곰열’이라고 포장된 비닐용기 겉면에는 약효능을 설명한 글과, 사용방법, 그리고 아래에는 ‘MADE IN DPRK’라는 원산지명까지 버젓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약사법’ 위반으로 입건했는데요.

이 중국 동포들은 2013년 10월 북한 나선시에 들어갔다가 곰열 1그램 단위 상품 600개를 한 개당 8위안에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 중 100여개를 한국에 밀반입해 팔았다는데요, 상품 50개를 팔아 한국돈 50만원, 즉 인민폐로 3천위안을 챙겼습니다.

북한 현지에서 한 개당 인민폐 8위안에 사들인 것을 한국에서 60위안에 팔았습니다. 거의 8배나 비싸게 판겁니다.

경찰이 곰열을 분석한 결과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라는 웅담의 고유성분인이 전혀 없는 돼지쓸개, 즉 ‘저담’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미국 등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식약품관리 규정이 엄격해 약품을 만들고 유통시키자면 규정이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어 제약공장에서 약을 생산하자면 약품관련법을 지켜야 하고, 제약공장이 약품을 유통시키자면 약방을 통해서 해야 합니다. 일부 구급약의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이 없이는 환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 약이나 다 사서 쓸 수 없다는 소립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의약품 부족 때문에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개인들이 제조하는불법 약품도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적발된 ‘조선곰열’은 외화벌이 수단으로 수출됐습니다.

지금도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중국 단동에는 이 같은 조선곰열, 개성고려인삼이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 료녕성에 거주하는 한 중국 무역상인은 “북한에 무슨 곰이 많아서 저렇게 웅담이 많이 생산되겠는가?”라고 하면서 “북한 무역일꾼들이 선물하는 약품 가운데도 가짜가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상인은 “어느 북한 무역업자가 귀국했다가 ‘범뼈 술’이라고 선물로 주었는데, 인사치레로 받아놓기는 했지만, 실제로 마시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범이 없는데 어떻게 범뼈술을 생산하겠는가고 그는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북한에서 유통되는 가짜 약재 가운데는 ‘사향배꼽’이라는 물건도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갑자기 유통되기 시작한 사향배꼽은 “러시아 벌목공들이 귀국할 때 몰래 가지고 나왔다”는 그럴듯한 거짓말로 포장됐습니다.

원래 사향은 사향 노루의 사향선을 건조시켜 만듭니다. 사향선은 사향노루 수컷의 향낭 속에 있으며 이는 생식기에 딸려 있습니다. 이 향낭의 크기는 달걀 크기의 30그램 정도 되는데, 이걸 잘라서 말리면 분비물이 약간 축축한 자갈색의 분말 모양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결국 사향배꼽 한 개를 얻자면 사향 노루 한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소립니다.

사향은 사람이 기절하였을 때 정신이 들게 하는 약으로 북한에도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일부 밀매업자들은 비슷한 향기를 내는 물질을 잘라낸 염소나 개 등 짐승의 생식기에 넣어 위조하고 있습니다. 당시 배꼽 한 개에 미화 100달러를 부르기도 했지만, 현금이 없어 물물교환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치매나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사향배꼽과 웅담, 범뼈, 산삼 등을 뇌물로 받아 보관하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어떤 간부들은 가짜 곰열이나 가짜 사향배꼽을 진짜로 여기고 보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이 시간 이후 국제 환율정보입니다.

2월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86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4,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2.27엔이었습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34원 50전입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2월 2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56달러 90센트입니다.

한편 2월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53달러 99센트였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북한산 짝퉁 ‘사양배꼽’과 ‘조선곰열’ 정체”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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