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북한명태’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6.12
pollack_mart_b 중국에서 수입된 북한산 추정 명태.
사진-수산물 수입회사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북한명태’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북한산 명태’라고 주장하는 일명 짝태라고 하는 마른 명태가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50대의 탈북 여성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가공한 ‘북한명태’를 수입해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맛이 좋다”면서 “주요 소비자는 대부분 탈북민들이지만 한국사람들도 즐겨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여성: 이건 사업이거둔요. 빵통(콘테이너)으로 들여와서 대량적으로 사람들이 문자를 보내요. 지금 이벤트를 하는데, 100드럼(10마리 묶음)을 사면 (10마리당)2만 6천원씩 주겠다, 50드럼부터는 2만 7천원씩 하고 한드럼(10마리)씩 살 경우에는 3만원씩 한다고 문자를 보내요.

얼핏 보기엔 중국 상표가 있어 중국산처럼 보이지만, 명태를 파는 수입업자들은 ‘북한산 ‘이라고 소개해 소비자들은 믿는 분위기입니다.

이 여성에 따르면 중국 길림성 연길에서는 마른 명태 한마리는 인민폐 8위안 가량 하는데, 무역상들의 손을 거쳐 한국에서는 한 마리당 3천원(18위안), 즉 미화 2달러에 판매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북한산이 중국산으로 둔갑했을까요?

명태는 주로 대륙붕과 대륙사면에서 서식하는데, 조선동해와 일본, 러시아의 오호츠크해, 등 북태평양지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겨울 한철 명태가 많이 잡혀 “흔한 게 명태누깔”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생겨났었습니다.

하지만, 명태가 사라진 것은 1990년대 초, 당시 북한에서는 “일본이 작간을 부려 명태가 안 잡힌다”는 말이 돌았지만, 실제로는 기름이 부족하고, 어구가 한심해 잡지 못한데다, 그나마 좀 잡히는 것은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으로 수출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중국 길림성 화룡시나 용정시에는 북한에서 들여온 명태를 말리워 파는 농가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화룡에서 살았던 탈북여성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탈북여성: 그거(명태를 말리는 덕대)를 화룡쪽에랑 다 해놓았어요. 농촌에서 사람들이 겨울에 할일이 없어서 그걸 부업으로 하는 데, 지금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명태가 대량 들어오지 않습니까,

북한 수산사업소가 중국에 물고기를 수출하면 중국 업자들이 중국 농가들에서 명태를 넘겨 주어 말리게 한 다음 한국 등으로 수출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입니다.

중국 회사들은 이렇게 말린 명태에 원산지를 중국으로 붙여 수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잡힌 명태를 중국산으로 수출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산을 굳이 중국산으로 다는 이유는 7년전 남한 해군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판명되자, 한국 정부가 북한산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한국으로 농수산물을 직접 수출할 수 없게 됐고, 중국인들은 북한 농수산물을 수입한 뒤, 그것을 ‘중국산’으로 포장한 뒤 재수출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이 사들인 북한산 수산물은 약 1억 6천 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북한 수산물이 어떻게 중국에 들어오게 될까요.

이와 관련해 함경남도 신포시 출신의 한 탈북 여성은 “동해바다에 위치한 당과 군부 수산사업소에서는 고깃배들이 잡아온 수산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밝혔습니다.

탈북여성: 제가 살던 함경남도 신포에서는 마른 명태 10마리에 5~7만원정도 했고요, 양강도에서는 8만원 정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주민들에게는 명태라는 게 귀한 음식이다보니 사람들이 먹는 것보다 해외로 수출이 되는 물고기라는 인식이 강해졌지요.

이 여성에 따르면 수산사업소에서는 각 고깃배들에 계획량을 할당합니다. 그러면 고깃배들은 그 계획량을 수행하고 나머지를 갖는 식인데, 보통 계획량을 조금 바치고 일부는 장마당으로 빼돌립니다.

이 여성은 “어선들이 수산사업소에 바친 물고기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어부들이 빼돌린 물고기는 장마당으로 나간다”며 “수산사업소에 바친 물고기 일부는 김정은의 지시로 명절 공급용으로 가끔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북한에서 명태는 흔한 생선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명태가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명태구경을 하지 못하고 겨울을 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돈주들이 고깃배를 사들여 수산사업소에 등록시키고, 어부들을 고용해 물고기를 잡고 있습니다. 돈주들은 중국에서 엔진을 들여다 고깃배에 얹어 물고기 잡이를 하는데, 최근에는 강철배도 만들어 띄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음은 국제물가 시세입니다.

6월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79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0.64엔이었습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25원이고, 한국돈과 중국돈의 환율은 100만원당 6,037위안이었습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6월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76달러입니다. 전날에 비해 1%내렸습니다.

한편 6월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45달러64센트였습니다. 전날에 비해 소폭 내렸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한국에서 중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북한명태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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