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여성들이 한여름에 양산 쓰는 이유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7.03
py_women_parasol_b 평양의 거리를 양산을 쓴 여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여성들 속에서 한 여름 인기가 높은 양산 가격과 외국의 실정은 어떤지 알아봅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6월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평양 여성들이 양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인들도 양산을 들고 다니는 주민들을 종종 목격했다고 하는데요, 외국과는 사뭇 다른 이색적인 풍경에 외국인들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문자들은 “여성들이 멋을 내기 위해서”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만, 그 이면에는 양산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연락이 된 중국에 온 한 북한 여성은 “여름에는 평양시 거리의 아스팔트 전체가 불판처럼 달아오르기 때문에 외출시 양산은 필수품”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우선 거리에 가로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양산이 없으면 얼굴이 햇볕에 탈수 있어 양산을 일종의 ‘자외선 방패용’으로 휴대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평양시 거리에 가로수가 사라진 것은 2000년대초부터였습니다. 송충이떼가 가로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한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주민에 따르면 당시 평양시 거리 가로수는 대부분 방울나무로 덮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송충이떼가 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면서 평양시 당국은 송충이 박멸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을 동원해 방울나무 밑에 횟가루를 바르고 송충이가 기어오르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하지만, 송충이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나뭇가지를 하나씩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송충이가 남은 가지의 잎을 갉아먹게 되자, 아예 나무를 베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 거리에는 가로수가 사라지고, 폭염이 시작되는 한여름에는 그늘 한점 없는 한증탕처럼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평양시민들은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양산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이 양산을 휴대하는 이유는 또한 선크림, 즉 자외선 차단용 미백 크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젊은 여성들 속에서 얼굴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외선을 막기 위한 화장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북한 여성들이 장마철에도 양산을 우산 겸 들고 다니게 되었다는 데요. 원인은 북한의 일기예보가 빈번히 틀렸기 때문이라고 한 북한 여성은 설명했습니다.

중앙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날씨 예보가 빈번히 오보가 되어 시민들은 외출했다가 비를 맞는 일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결과 시민들은 텔레비전 날씨 예보자를 ‘허풍쟁이’로 더는 믿지 않게 되었고, 비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양산을 휴대용처럼 가지고 다니게 됐다는 것입니다.

여성들과 길거리 상인들 속에서 양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에서 갖가지 문양의 양산이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는 변변한 우산 공장이 없기 때문에 현재 유통되는 양산은 대부분 중국제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평양 여성에 따르면 “여성들이 부끄럽지 않게 들고 다니려면 미화 20달러짜리 3단 양산은 되어야 한다”고 전해집니다.

3단짜리 양산은 가지고 다니다가도 접어서 가방안에 넣을 수 있고, 예쁜 문양의 양산은 미적인 효과까지 더해져 젊은 여성들 속에서 인기가 높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현재 한국 상품매장에도 질좋은 양산이 진열되어 있는데요, 1단 양산은 7천원(미화 7달러) 수준이고, 3단 양산은 1만7천원(미화 15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여성들은 한여름에 양산을 잘 쓰지 않습니다. 휴대하기 귀찮은 면도 있지만, 굳이 양산이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만 보더라도거리에 가로수가 많고, 또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불기 때문에 양산이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 선크림이라고 하는 자외선 차단용 피부보호 크림이 질좋게 생산되어 그것을 바르면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양산을 잘 사용하지 않는 데요, 대부분 사람들이 자가용차 몰고 다니는 등 더위를 막을 수 있는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는 바닷가 휴양지를 제외하고는 여성들이 양산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국제물가 시세입니다.

6월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79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88,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2.8엔이었습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43원50전이고, 한국돈과 중국돈의 환율은 100만원당 5천941위안이었습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6월2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48달러입니다. 전날에 비해 0.1%올랐습니다.

한편 6월2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44달러74센트였습니다. 전날에 비해 가격이 1% 올랐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북한 여성들이 왜 한 여름에 양산을 쓰는지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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