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추수철에도 곡물 가격 상승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10.02
nk_apple_b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수확한 사과.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곡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을 전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자입니다.

9월과 10월은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천고마비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푸르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9월과 10월을 뜻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북한에서는 1년 중 식량 가격이 가장 낮고, 아무리 없는 사람도 굶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장마당에서는 이외로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북부 지방을 다녀왔다는 한 중국상인은 “나진시에서는 지난 7월보다 쌀과 강냉이(옥수수)가격이 평균 1kg에 200원 가량 올랐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상인에 따르면 현재 쌀 값은 1kg에 6천 100원으로, 7월 중순의 5천 900원보다는 200원 높았습니다. 옥수수 가격도kg당 2천 400원으로, 7월보다 300~400원 가량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을인데도 식량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올해 초에 가뭄으로 곡물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시작된 지독한 가뭄으로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등 곡창지대의 논벼가 말라죽고 강냉이가 싹이 트지 못했습니다.

북한 정부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6월 들어서 대외에 대대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6월 23일 노동신문은 “가뭄과의 전투는 당중앙 옹위전이고 사회주의 조국의 존엄 사수전”이라고 표현하면서까지 가뭄의 심각성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8월부터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식량을 대대적으로 수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중국 해관(세관)총서가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에 강냉이 1만4057톤을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달에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강냉이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북한이 식량부족분을 미리 내다보고 곡물 수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밀수입 또한 작년보다 50배나 많았고, 쌀 수입도 15%  늘어났습니다.

그러면 올해 북한의 식량전망은 어떨까요?

미국 농무부는 올해 북한이 쌀은 160만톤, 옥수수는 220만톤 가량을 수확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표한 북한의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부족량을 약 45만톤으로 추정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 2천5백만명이 1년동안 소비하는 곡물량을 최소 540만톤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식량 부족 이유는 올해 초 4월부터 7월초까지 극심한 가뭄 때문에 곡물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유엔 농업기구는 관측했습니다.

올해는 북한에 대한 역대 최강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식량 부족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북한의 석탄과 수산물, 섬유수출 등이 막히면서 외화 수입 규모는 7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공산품 등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식량 가격도 올라가게 됩니다.

때문에 북한 보위부를 비롯한 권력기관원들이 가장 먼저 식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와 연락하고 있는 한 탈북자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보위부에서도 보위원 세대별로 감자 배급을 실시했다”면서 “하지만, 배급 수량과 공급지만 지정받았을 뿐, 자체로 끌어다 먹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보위부 요원들은 휘발유를 구하기 위해 탈북자 가족들에게 요구하고, 일부 비법 활동을 눈감아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식량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국경지방의 한 소식통은 “개인 소토지에서 생산된 곡물량이 얼마인지 모른다”면서 “아무리 식량이 모자란다고 해도 1990년대 중반과 같은 대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장 활성화로 이미 달러와 위안화를 장악한 돈주들은 올해 식량 걱정을 크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돈과 달러의 환율은 1대 8천300원이고, 인민폐 1위안은 북한돈 1천300원인데,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구입하자면, 미화 200달러면 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정보입니다.

10월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64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85,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2.28엔이었습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46원 50전이고, 한국돈과 중국돈의 환율은 100만원당 5천792위안입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10월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85달러입니다. 금값은 최근 하락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10월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51.67달러로 전날에 비해 약간 올랐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곡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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