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고사리 무역은 고생살이”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10.09
gosari_jeju_b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서 열린 제22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사리를 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농토산물 무역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사리 무역과 시세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자입니다.

고사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산나물 입니다. 아마 이번 추석에도 북한 주민들은 고사리 반찬을 제사상에 올렸으리라고 봅니다.

고사리는 이른 봄에 깊은 산이나 들에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잎이 피기 전에 꺾어 삶아 말리웠다가 먹는 대표적 민속음식이지만,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수출되는 외화벌이 상품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양강도와 함경북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고사리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는 석탄과 수산물, 의류 수출이 전면 막힌 상황에서 노동당과 군의 무역회사들이 농토산물 수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노동당 39호실 산하 시군 5호 관리부와 군중외화벌이 사업소에서 고사리를 주민들로부터 공식 수매받지만, 일부 주민들은 고사리를 밀수하고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사정에 밝은 중국 무역업자는 “현재 밀수하는 중국사람들은 고사리 1kg당 인민폐 20위안에 거래하고 있다”면서 “그 고사리를 중국산으로 재포장해 한국이나 미국 등으로 되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사리 가공이 너무 고되여 북한 주민들도 고사리를 가리켜 ‘고생살이’라고 부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무역상: 북한 전 지역에 고사리가 있으니까, 그런데 고사리가 중국사람들이 요구하는 게 얼마나 까다롭습니까, 그거 말리워서 다 완전히 저가락처럼 펴서 묶어야 되는데, 북한 주민들은 2000년대부터 그랬어요. 중국사람들이 고사리를 달라고 하면 고생살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웬만큼 돈을 가지고 중국과 무역하는 사람들은 그거 안해요. 고사리가 정말 힘들어요. 가공하기도 힘들고 돈가치는 안나가고 그 고생살이를 왜 하냐? 시끄러워서 안해요.

고사리가 값이 나가지 않아 웬만한 북한 무역상들도 손을 대지 않으려고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젖은 고사리 10kg을 말리워 봐야 겨우 말린 고사리 1kg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수공에 비해 가격이 턱없이 낮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고사리 가격이 낮은 이유는 남한과 미국 등에서 북한산 고사리를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고사리는 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때에는 ‘북한산 고사리’라는 이름을 달고 공식적으로 남한으로 직접 수출됐습니다.

당시 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대부분 생존해있던 시기여서 북한 고사리는 백화점과 마트, 시장에서 잘 팔렸습니다. 그 고사리 봉지에 ‘북한산’이라 쓰여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통일되면 국산’이라는 소비를 권장하는 문구까지 넣어 팔렸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남한 정부는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시키면서 고사리 수입도 금지됐습니다. 그때부터 북한 고사리는 남쪽으로 직접 내려오지 못하고 중국으로 건너간 뒤, 중국산이라는 이름을 바꾸어달고 간간히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세관당국은 중국산으로 위장해 들어오는 북한 농산물을 적발하기 위해 통관절차를 강화했고, 통일부 등 관계부처 직원들은 시장을 돌며 위장된 북한 농산물이 있는지를 수시로 조사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고사리 가격이 올라가려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소비해야 하는데,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 천대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고사리 가격이 낮은 이유는 중국내에서도 소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 길림성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 교포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동북사람들은 북한 고사리를 맛으로 좀 먹긴하지만, 남방 사람들은 고사리를 아예 먹지 않는다”면서 “더욱이 고사리가 남성의 정욕을 감퇴시킨다는 소문이 나면서 잘 먹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인들 속에는 북한산과 중국산 고사리를 갈라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대부분 북한 고사리는 키가 작은데다, 대가 통통하지 못하고 가늘게 자랍니다. 1990년대 중반 대량아사 기간에 북한 산림이 황폐화되면서 햇볕에 노출되고 산림 토양이 씻겨나면서 고사리의 키가 작아지고 대도 얇아졌습니다. 때문에 북한 고사리는 작고 질기기로 소문났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산 고사리는 깊은 산속에서 자라면서 대가 길고 굵은 것이 특징입니다. 고사리는 사막과 남극대륙 같은 덥고 추운 지방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잘 자라는데 미국의 시애틀 지역에서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정보입니다.

10월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64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85,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2.28엔이었습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46원 50전이고, 한국돈과 중국돈의 환율은 100만원당 5천792위안입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10월 6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70달러입니다. 금값은 계속 하락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10월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50.79달러로 전날에 비해 약간 올랐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오늘은 북한의 고사리 무역과 현재 시세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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