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의 시간] 미국 거주 실향민 이용찬 씨와 박정희 씨의 설을 맞은 고향 이야기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2-01-25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homeaway_families-305.jpg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철조망 근처에 자리를 잡은 실향민 가족.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명절이 되면 가장 고향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말없이 고향 생각을 하며 눈물로 한을 달랜다고 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실향민의 시간, 오늘은 재미동포 실향민 이용찬 씨와 박정희 씨가 설을 맞아 고향 그리는 이야기로 함께합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황해도가 고향인 이용찬 씨는 고향에 형제자매를 두고 한을 안고 산다고 들려줍니다.

이용찬
: 제가 5남매 중에서 형 위로 둘이 있고 누님이 계시고 그 밑에 4번째 저고, 동생이 있는데 저 혼자 미국에 와 있고, 우리 형님 둘과 누님 동생은 이북의 어디엔가 계시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를 모르고 지금 한이 맺혀서 한을 안고 삽니다.

이 씨는 남북한이 통일되기 전이라도 서신교환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용찬: 진짜 명절이 되면 참 표현하기 어려워요. 정말 어머니가 살아 계신지, 돌아가셨겠지요. 100살이 넘었으니까? 그리고 두 형님 누님 동생을 생각하며, 정말 어떡하든지 빨리 인도적인 차원이고 인권적인 차원에서 생사를 확인해주고 서신교환이라도 해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기들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데, 어떻든 미국 국무부에서 외교적으로 설득하든지 압력을 가하든지 해서 빨리 이산가족들이 서로 생사라도 알면서 서신교환이라고 하면서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서신교환이나 선물교환 하면서 왕래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렇게 통일되기 전에라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씨가 고향에 사는 형제자매에게 보내는 음성 편지입니다.

이용찬: 모두 어떤 고생이 있더라도 살아 있기만을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로 통일돼서 서로 소식을 전하고 왕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사촌 형제들 통일될 때까지 서로 소식을 전할 때까지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들에게도 (울음… )하나님의 보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울음…)

워싱턴에 사는 박정희 씨는 판문점에서 고향을 바라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박정희
: 내 고향은 황해도 신개 라고요. 신개는 예촌 강 상류 쪽인데 지금은 북한에서 신개 호를 크게 만들었대요. 그래서 내 고향은 철원에서 한 80리 정도로 판문점에서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맑은 날은 판문점에서 고향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박 씨는 북한당국이 최소한 조상에 성묘는 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정희
: 제가 80살이니까? 아버지 어머니는 다 돌아가셨겠지만 동생들이 살았는지 살았으면 어떻게 사는지, 아버지 묘가 어디에 있는지, 이것이 항상 실향민의 걱정거리라고요. 근데 북한에서 실향민을 위한다고 할 것 같으면 최소한 조상에 대해 성묘는 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마저 부정하는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저는 아주 질색입니다.

박 씨는 김정일 사망 이후에 중국에 간섭이 심해 남북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박정희: 제 생각에는 처음에 김정일이 죽었다고 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기도를 들어줬군요. 하고 감사하고 정말 충격 받았어요. 참 잘됐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볼 것 같으면 김정은이가 나이도 어리고 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정치를 하겠지만, 특히 제 생각에는 중국의 간섭이 심하겠구나! 즉 중국의 간섭에 의해서 남북한 문제가 더 격돌하게 돌아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박 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박정희
: 옛날의 친구들하고 소학교 다니고, 625 때는 고등학교에 다녔지만 그 당시 친구들이 남쪽으로 많이 와서 춘천에도 몇 명 있어요. 그런데 거의 다 죽고 우리 고향에서 나온 사람들은 내가 알기에는 몇 사람 안 남아 있어요. 어린 시절 논밭에서 썰매 탈 때, 부잣집에 가서 뜰 안에 있는 닭을 훔쳐서 잡아먹던 생각, 들켜서 매 맡던 생각, 참외밭을 망가뜨렸던 생각, 망나니 처럼 친구들과 모여서 장난을 했어요.

박 씨의 소망은 이렇습니다.

박정희
: 지금이라도 미국 시민으로서 북한에 갈 수 있다면 우리 고향에 가서 내가 조그마한 영어 선생을 하고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서 조용히 고향에서 선생 하다가 세상 떠나고 싶어요. 그게 나의 소원이에요.

자유아시아방송 실향민의 시간, 오늘은 재미동포 실향민 이용찬 씨와 박정희 씨가 설을 맞아 고향 그리는 이야기로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실향민의 시간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