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8번째 전용활주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12.07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위한 8번째 전용활주로가 발견됐습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에 약 870m 길이로 건설 중인데요, 활주로 옆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 중입니다. 인근에는 순천 시멘트공장과 탄광 등이 있고, 새로운 산업단지도 조성 중이어서 이번 전용활주로는 산업시찰용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지난여름 북한 북부지방에 대규모 인명∙재산피해를 낳은 홍수 현장이 또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강이 범람해 시장과 살림집 등이 휩쓸린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피해 규모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8번째 전용활주로>
- 평안남도 은산군에 8번째 전용활주로 건설
- 약 870m 길이에 활주로 옆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도 건설
- 인근에 순천 시멘트공장과 탄광 있어
- 김정은 전용활주로, 산업단지 시찰용 가능성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8월 27일에 촬영한 평안남도 은산군. 이곳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개인 전용활주로가 건설 중입니다.

길이는 약 870m, 당시 사진으로는 건설 초기 단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에 건설 중인 김정은 위원장의 8번째 전용활주로. 활주로 아래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 중이다. 활주로 인근에 순천 시멘트공장과 탄광 등이 있고, 새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보아 산업시찰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평안남도 은산군에 건설 중인 김정은 위원장의 8번째 전용활주로. 활주로 아래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 중이다. 활주로 인근에 순천 시멘트공장과 탄광 등이 있고, 새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보아 산업시찰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새 전용활주로가 들어선 곳은 인구밀집지역과 인접해 있습니다. 북한의 대규모 시멘트 생산기지인 순천 시멘트공장과 탄광 등이 있으며, 전용활주로 아래에는 현재 대규모 산업단지가 건설 중입니다.

현재로써는 어떤 공장과 기업소가 들어설지 알 수 없지만, 위성사진만으로도 대규모 단지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활주로도 산업단지 시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이 전용활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 고위층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순천 시멘트공장과 인접해 있고, 활주로 옆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어서 개인활주로는 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산업단지에 어떤 건물과 공장이 들어설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활주로의 길이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소형비행기를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길이와 용도의 개인 전용활주로는 총 8개인데요, 지난 5월에는 평양의 미림 승마장 인근에서 7번째 전용활주로가 포착된 바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평양 대성구역과 강원도 원산, 묘향산, 갈마비행장 등에 김정은 위원장을 위한 전용활주로를 건설했으며 최근에는 신천초대소 안에도 활주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집권한 이후 별장이 있거나 자신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을 중심으로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활주로를 건설하고 있는데요, 이번 8번째 전용활주로는 순천시를 비롯한 산업단지 인근에 지어져 경제적 행보를 위한 전용활주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동안 멜빈 연구원은 개인 전용활주로가 비행기를 애용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 북한 곳곳에 김정은 위원장을 위한 전용활주로가 더 많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실제로 8번째 활주로까지 전용활주로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을 듣고 계십니다.

<홍수피해로 휩쓸려간 무산시장>
- 홍수피해 이후 9월 14일에 촬영한 함경북도 무산군
- 시장 대부분과 주변 살림집 등 모두 휩쓸려
- 한눈에 보기에도 대규모 피해
- 피해 규모 축소 의혹 속, 위성사진 통해 홍수피해 상황 전해져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9월 14일에 촬영한 함경북도 무산군의 무산시장.

위성사진이 촬영된 시기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 북한 북부지방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이후인데요, 강물이 넘쳐 쓸려온 토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덮어버렸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홍수피해 상황을 담은 위성사진. 강물이 범람해 무산시장과 인근 살림집, 건물 등을 휩쓸어 버린 현장이 그대로 보인다. (아래는 이전 시장의 모습)
함경북도 무산군의 홍수피해 상황을 담은 위성사진. 강물이 범람해 무산시장과 인근 살림집, 건물 등을 휩쓸어 버린 현장이 그대로 보인다. (아래는 이전 시장의 모습)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2014년의 온전한 모습과 비교하면 토사가 휩쓸고 간 시장은 거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고요, 뿐만 아니라 시장 옆의 주택과 건물 등도 상당수 큰물 피해를 입었는데요, 한눈에 보기에도 피해 규모가 상당해 보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Curtis Melvin] 위성사진을 보면 이곳은 무산군의 탄광촌인데요, 강 옆에 있는 무산시장이 홍수로 완전히 파괴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쓸려갔고요, 강을 중심으로 주변 건물과 살림집 등도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홍수가 발생한 무산군에는 인명피해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특히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이번에 큰물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무산군에 500명의 외지 사람을 새로 이주시키고 있는데, 그만큼 무산군의 인명피해가 매우 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함경북도 연사군에는 한 개 리가 통째로 사라졌으며 농장운영이 아예 불가능한 곳도 많아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당시 인명피해 규모는 수천 명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독일의 언론매체인 VICE도 지난 2일, 홍수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회령시의 강변 마을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이전에 푸른 잎이 무성했던 나무와 풀은 흙으로 뒤덮였고, 논과 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무산군을 끼고 도는 두만강은 진흙탕으로 변했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 9월 15일에 촬영한 것으로 당시 참혹했던 홍수피해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데요,

하지만 북한 당국은 그동안 피해 규모를 축소해 발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정확한 현지조사가 불가능한 국제기구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정보만 인용해 발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성사진을 통해 홍수피해의 규모와 상황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홍수피해 지역에는 계속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지역으로 이주 정책도 시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북한 당국의 지원은 부족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피해 지역과 일반 주민에게 전가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휩쓸려간 농지와 수도∙전기 등 파괴된 기간 시설의 복구, 피해 주민의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 퇴치 등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지의 실정인데요,

[Ishimaru Jiro] 수해 피해지역에 많은 사람이 동원되면서 속도전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 공사가 안 되거나 전기∙수도공사가 잘 안 됐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너무 부족한 상태이지만, 많은 인력을 투입하면서 어느 정도 복구작업이 진행됐다고 봅니다. 북한 당국이 급하게 진행하려 했던 이유는 수해지역에 대해 김정은과 중앙 정부가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것도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이것을 급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 얼어 죽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건축 작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까 11월 중에 다 마무리하라는 것이 아주 강한 지시였던 것 같습니다.

언제쯤 온전한 복구가 완료될지, 또 언제끔 이같은 자연재해가 반복되지 않을지 피해 지역 주민과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안타까움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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