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여는 세상] 대중가요 명반 100선 (3)

남쪽 대중음악 명반 100선, 오늘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 1980년대 가요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1990년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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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사실 딱 꼬집어 무슨 경향이 있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다양성이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형식의 음악이 시장에 나왔고 음악 시장의 규모도 커졌고 가정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용돈을 받는 풍족한 10대 아이들이 음악 소비의 계층으로 등극했습니다.

카세트나 레코드판이 팔리던 80년과 달리 90년대는 CD와 MP3의 시대입니다. 특히 90년대 중후반 빠르게 보급된 인터넷과 컴퓨터는 대중음악 시장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음악계도 음반 제작사나 작곡가 등이 소규모로 재능있는 가수들을 키우던 과거와는 달리, 전문적으로 가수를 발굴해 키워내는 기획사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기획사들은 10대들을 겨냥한 이른바 '아이돌'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1992년엔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강산에'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두 가수가 눈에 띕니다. 우선 강산에의 노래 '예럴랄라' 첫 곡으로 듣습니다.

(강산에-예럴랄라)

1992년 발표된 강산에의 첫 음반은 예럴랄라 같이 기분 좋고 소박한 노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편안한 통기타 반주에 개성 있는 음색과 친근한 가사는 대중에게 아직 사랑을 받습니다.

또 같은 해, 지난 시간 맨 끝 곡으로 들려 드린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을 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 명은 노래를 하고 두 명은 랩을 하고 춤을 춥니다.

여기서 랩이라는 걸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요. 미국 흑인 음악에서 파생된 형태로 가사를 곡조에 붙이지 않고 시조를 읊는 소리처럼 일정한 박자나 운율에 맞춰서 읽는 듯이 노래를 합니다.

저도 처음 듣고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건 노래도 아니고 뭔지 정말 이상했는데, 들을수록 또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랩과 박자가 빠른 노래에 춤까지 추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을 때 가요계 관계자들은 아주 냉담했습니다. 반대로 젊은 층은 열광했습니다. 시대가 바뀐 것을 잘 보여준 현상이라고 보이는데요, 그러나 서태지는 창작의 고통과 압박을 이유로 들어 1996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다시 활동을 재개했는데 서태지를 시작으로 남쪽 대중 가요계는 댄스 음악 즉 춤을 출 수 있는 음악과 랩이 일종의 경향으로 자리 잡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듣겠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 하여가)

지난 시간에 소개해 드린 '동물원'이라는 그룹에서 활동했던 김광석도 90년대 발표한 두 장의 음반이 명반 100선에 올랐습니다. 왠지 좀 비장하게 들리면서도 동시에 서정적인 김광석의 목소리는 대중에게 크게 사랑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김광석 하면 떠오르는 노래, '사랑했지만' 듣습니다.

(김광석-사랑했지만)

또 패닉이라는 가수도 눈에 띕니다. 그야말로 가요계에 혜성 등장한 새로운 아이들. 겉으로 보면 교육 잘 받고 잘 자란 요즘 아이들이지만 노래 가사는 제도를 비판하는 비딱한 시선이 엿보이는 이단아 들이었습니다. 이적과 김진표가 함께 패닉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는데요, 오늘은 패닉의 '달팽이' 듣습니다.

(패닉 – 달팽이)

삐삐밴드, 델리스파이스.. 저도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또 이전에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룹인데요, 주류의 음악계. 그러니까 텔레비전 방송에 나오지도 않고 현재 유행을 따르지도 않는 비주류에 머물면서 활동한, 지난 시간에 소개해 드린 독립 음악을 하는 친구들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델리스파이스의 노래 '챠우 챠우' 듣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다른 음악들과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한번 비교해보시죠.

(델리스파이스- 차우 차우)

음악으로 여는 세상에서는 지금까지 3회 거쳐 1970,80,90년대 주요 음반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겨우 3번으로 30년에 달하는 남쪽의 음악계를 다 정리할 수 없는 일입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이 중에서 몇 곡이나 알고 계셨습니까? 아마 1-2 곡 정도만 알고 있고 그것도 아마 70,80년대의 노래가 아니었을까 짐작이 됩니다.

요즘 북쪽에서도 남쪽의 소식을 간간이 접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함께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사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잘 모릅니다. 서로 문화를 알아가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고 이런 음악이나 문학 같은 비정치적이지만 시대상을 담는 존재들이 다리가 되어주리라 생각됩니다.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세요.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 지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