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대중가요는 1921년 무렵 음반이 발표된 '희망가'라고 합니다. 1925년 발표된 '사의 찬미','황성 옛터' 같은 노래가 유행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노래들이 바로 해방 전 남북이 함께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전쟁 이후 분단된 남북은 이런 대중가요를 공유할 수 없었습니다.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각각의 체제와 사회에서 대중가요가 발전해 왔는데, 같은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이지만 흐르는 세월이 따라 남북의 대중가요는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어느 음악전문 잡지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잘 만들어진 음반 100개를 꼽아 놓은 걸 봤는데요, 남쪽 사람들이 분단 이후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노래를 통해 엿볼 기회가 될 것 같아 이 시간에 소개해 볼까 합니다.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100대 명반에 수록된 주옥같은 가요들을 한번 만나보시죠. 시작은 1970년대입니다. 김민기의 '길'. 첫 곡으로 듣습니다.
김민기-‘길’
1970년대는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통기타와 그룹 사운드. 미국의 히피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남쪽에도 통기타 들고 노래하는 가수들이 생겨났고, 이런 통기타 노래는 젊은이들 특히 대학가에서 크게 유행을 했습니다. 이 시기에 활동하던 통기타 가수들을 모습을 보면 재밌습니다.
바짓단이 넓은 청바지에 여자는 긴 생머리, 남자도 약간 머리를 기르고 통기타를 어깨에 둘러메고 있는데, 지금보다 좀 촌스럽지만 그 당시엔 끝내주는 멋쟁이로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노래 한 곡 듣고 얘기 이어가죠. 산울림의 노래 듣겠습니다. ‘나 어떡해’
산울림 – ‘나 어떡해’
또 70년대를 대표하는 것은 ‘그룹 사운드’ 음악입니다. 그룹 사운드란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그룹, 일종의 악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룹 사운드 음악은 1970년대 이후 대학가에서 급속도로 보급됐는데요, 젊은이들에겐 당시 암울하고 억압된 사회에 대한 답답함을 뚫어주는 일종의 청량제 같은 음악이었습니다. 비판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이 시기 대중음악이 서양물이 너무 들어버렸다고 비판하지만 나이 든 세대에겐 ‘서양물’이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유입된 음악은 남쪽 사회에서 남쪽만의 색깔로 입고 재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과 평화의 노래 듣습니다. ‘한동안 뜸했었지’.
사랑과 평화 - ‘한동안 뜸했었지’
1980년대, 남쪽은 비약적인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세계적으로 1980년은 어려움이 없던 시절, 경기가 좋았던 시절로 기억되는데요, 남쪽도 그 호황의 혜택을 받습니다. 이 시기 대중가요, 역시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이전에 젊은 세대가 서양 노래인 팝과 가요를 반반 정도 들었다면 이때부터는 대중가요가 우세했는데요, 그래서인지 100대 명반들 중에도 1980년대에 발표된 음반이 제일 많습니다.
한국 대중가요, 80년대 이야기 다음에 이어가도록 하죠. 1980년은 바로 이 가수로 시작되는데요,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 오늘 끝 곡으로 듣습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
다음 시간에 더 좋은 음악으로 찾아뵙죠.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 지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