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여는 세상] 뮤지컬에 담긴 인생의 달콤 씁쓸한 맛

“인생은 고통의 문제에 맞서는 것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스캇 팩 박사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이란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0:00 / 0:00

여러 가지 시끄러운 소식들을 접하니 그의 말이 정말 진리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금융회사가 파산하고, 그 영향으로 남한을 비롯한 세계증시가 출렁였습니다. 남쪽에서는 유명한 연예인이 갑작스럽게 자살을 해 많은 사람들이 적잖이 놀랐습니다. 인생에는 언제나 고비가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가 있기에 행복을 꿈꾸고, 또 평안에 감사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인생이라는 이 어려운 바다를 춤과 노래로 풀어놓은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유럽의 오페라 등에 기원을 둔 뮤지컬은 19세기 미국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풀어간다는 데, 북쪽의 가극과 비슷합니다.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춤사위 또 재밌는 배우들의 몸짓을 직접 보면 뮤지컬이란 뭐다 일일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쉬울 텐데요..말로만 전달해야하니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뮤지컬 백미는 맛볼 수 있는데, 오페라의 아리아가 있듯이 각 뮤지컬에는 그 공연을 대표할만한 노래들이 있고 그 노래만으로도 뮤지컬을 본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곡으로 뮤지컬 < 캣츠 >, 우리말로 하면 고양이들..에 삽입곡 '메모리'입니다.

(삽입곡-메모리)

<캣츠>는 1981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환상적인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전 세계 30여 개국, 3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상연된 작품입니다. 뮤지컬 <캣츠> 탄생 27주년 만에 최초로 한국어로 공연되기도 했고 지금도 공연 중인데요.. <캣츠>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인 바로 이 노랩니다.

<켓츠> 고양이들이라는 제목과 같이 이 공연의 모든 배역이 고양이입니다. 배우들 모두 고양이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정교한 분장과 배우들이 움직임이 어찌나 고양이를 닮았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메모리’는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인 늙은 창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자신이 아름답고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과 새로운 삶을 찾고자하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저도 이 뮤지컬을 직접 본적이 있는데요, 행복한 삶을 꿈꾸며 이 노래를 부르던 ‘그리자벨라’의 간절한 눈동자가 생생합니다.

그리자벨라 뿐 아니라 이 캣츠에는 다양한 성격의 고양이들이 나옵니다. 이들은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다양한 인간사를 대변하고 또 다양한 고양이들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의 음악들로 관객을 매료시킵니다.

다음은 뮤지컬 <시카고>입니다. 뮤지컬 시카고 앞에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무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데요, 제작자가 붙였든 평론가가 붙였든.. 이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공연입니다. 지금 흐르는 곡은 <시카고> 의 삽입된 <올댓재즈>라는 노랜데요, 시카고는 이 노래처럼 거의 모든 음악들이 째즈 풍입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시카고> 는 1975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래 3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인기와 명성을 쫓는 두 여인의 이야기인데, 이 여인들의 인생을 통해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벼르고 별러서 이 공연을 직접 봤는데요, 진한 재즈 선율과 어둡고 탁해보지만, 그런 어두운 매력으로 푹 빠지게 하는 무대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 공연에는 배우들의 춤이 상당히 농염했는데, 그런 부분도 천박해 보이지 않고 고급스럽게 포장해 주는 기술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공연도 공연이었지만, 저는 이 공연이 상영되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풍경과 분위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뮤지컬은 두 곳을 최고로 치는데 한곳은 영국의 런던의 웨스트엔드, 다른 한곳은 미국의 뉴욕의 브로드웨이입니다. 특히 미국의 뉴욕 브로드웨이 거리엔 지금 제가 소개해드린 ‘시카고’ ‘ 캣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뮤지컬들이 함께 공연하고 있는데요, 거리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공연을 보기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기대에 찬 표정도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도 보지는 못했지만 항상 직접 보고 싶은 공연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 중에서 입니다.

(음악: The phantom of opera - All I ask of you)

이런 뮤지컬을 형식면에서 ‘가극’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뮤지컬의 노래가 유행되는 것처럼, 가극에서 나오는 노래들을 우리들도 즐겨 불렀습니다. 혁명 가극 [피바다]에 나오는 ‘소쩍새야’, ‘우리 엄마 기쁘게 함께 웃으면’, 그리고 혁명가극 [한 자위단원의 운명]의 ‘꼭맞네’ 등 기억하실 겁니다.

그러나 형식만 비슷하지 내용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만큼 큰 차이가 느껴집니다. 북한의 가극 주제는 인생사의 달콤하고 씁쓸한 맛보다는 국가적, 역사적인 주제들로 진한 정치색을 띤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그 내용도 제작 목적도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지, 뮤지컬과 같이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관객과 무대가 함께 즐기는 인간의 냄새가 아는 공연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좋은 작품들이 북한에서도 자유롭게 공연될 날을 고대해 보면서 오늘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철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