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한 해가 지기 전에 얼굴 한번 봐야하고 망년회 송년회 모임도 여기저기 많습니다. 북쪽도 일년 결산 모임이 한창일 것 같은데요, 아무쪼록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남쪽은 이런 연말, 연초가 극장에 손님이 가장 많이 드는 때랍니다. 이 즈음이 성탄절이나 신정 연휴 같은 노는 날도 많고 날씨가 추워서 연인들도 따뜻한 영화관을 많이 찾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 즈음, 영화관엔 몇 백만 관객을 바라는 대형 영화들이 집중적으로 걸립니다.
이런 대형 영화들 사이, 우리의 전통미를 한껏 강조한 영화가 한편 눈에 띄는데요, 바로 <미인도>라는 작품입니다. 조선 후기의 화가, 김홍도와 그의 제자 신윤복의 얘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가 요즘 남쪽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같은 소재로 텔레비젼 연속극까지 만들어졌는데요, 오늘 시간엔 여러분께 이 연속극과 영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화 주제곡 먼저 듣고, 얘기 이어가죠. 가수, 이안이 부른 영화<미인도>의 주제곡, 미인도 입니다. 우리의 국악와 서양의 오페라를 접목한 국페라라는 새로운 형식의 노랩니다.
(이안-미인도)
영화에 등장하는 김홍도와 신윤복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이지만, 이 인물들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영화 속 이야기는 꾸며진 것입니다.
지난 주, 저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는데요, 영화를 통해 신윤복이라는 인물를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김홍도에 대해서 학교에서 배워 잘 알고 계시겠지만, 신윤복은 금시초문일 껍니다.
신윤복이 누군지 알고 나면, 왜 북쪽에선 이 사람에 대해서 배울 수 없었는가하는 이유도 함께 알 수 있습니다.
혜원 신윤복은 김홍도, 김득신과 더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풍속 화가 입니다. 풍속화란 사람 사는 모습을 실제 같이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을 말하는데, 김홍도 하면 생각나는 서당, 씨름같은 작품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 껍니다.
동시대의 화원으로서 김홍도가 유명한 반면, 신윤복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궁중 작화 기관인 도화서의 화원이었다가 술과 여자, 혹은 난잡한 그림 때문에 쫓겨났다는 식의 단편적인 기록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사료뿐만 아니라 신윤복은 그 흔한 일화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그가 그린 사실적인 그림뿐이죠. 그래서인지 그의 일생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부추깁니다.
그의 그림이 선이 가늘고, 곱고 섬세하여 혹자는 그가 여인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기도 하는데, 영화 <미인도>와 연속극 <바람의 화원>은 그러한 추측에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엮어 갑니다. 바로 신윤복을 역사 속에서 알려진 대로 남자가 아닌, 남장을 한 여자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텔레비젼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주제곡 <바람의 노래>입니다.
(조성모- 바람의 노래)
신윤복의 그림에는 조선시대 다른 화가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자극적인 소재가 과감히 등장합니다.
달빛 아래 남녀의 은밀한 사랑이 느껴지는 ‘월하정인’, 화려한 정원에서 가야금을 들으며 기생을 뒤에서 안은 양반이 등장하는 ‘청금상련’ 을 비롯해 그의 그림은 남녀의 애정 행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김홍도가 서민들의 생활을 주로 그린 반면에 신윤복의 그림엔 기생이나 선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지금에 봐도 좀 선정적이다 싶을 정도의 그림도 있습니다.
당시엔 눈을 버리고 풍속을 해치는 그림으로 여겨졌겠지만, 몇 백년 이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신윤복의 그림은 정해진 규율을 탈피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평가될만 합니다.
화려한 색채와 과감한 소재를 통해 유교 이념과 규율을 탈피한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을 중시한 그의 그림들은 탈이념화되고 개인을 중시하는 남한 사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또 여장 남자로서 가부장적인 조선 시대를 살아가야하는 영화와 연속극 신윤복 역시, 억압된 사회 속에서 오히려 당당한 성 의식을 가지고 규율과 관습에 억매지 않으려했던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미인도에서 한곡 더 듣겠습니다. <월야밀회>, 달밤에 은밀한 만남 입니다.
(월야밀회)
“흔들리고, 사랑하고, 유혹하는 인간의 마음이 사무치게 아름다워서 그렸을 뿐입니다.”…...영화 ‘미인도’의 이 대사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인간인 우리에게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그것을 억지로 억누르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또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억누르는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사람의 자연스러운 마음을 강제로 억누르면 오히려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마음 그것이 분노든 화든 사랑이든 기쁨이든 강제 없이 표출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시원한 우리 소리 김용우의 용천검 들으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김용우-용천검)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지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