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웅의 음악으로 여는 세상] 대중과 함께 하는 클래식

안녕하세요 음악으로 여는 세상, 김철웅입니다. 여러분은 클래식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금 어렵다 내지는 접하기 힘들다 고급스럽다 이런 생각들 가지고 계십니까? 남쪽에서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요즘 클래식 음악에 대해 남쪽 사람들의 생각들이 바뀌고 있다는데요. 오늘은 남쪽의 이런 사조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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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쪽에서 방영됐던 연속극 ‘베토벤 바이러스’를 잠깐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연속극은 평범한 사람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평생 소원이었던 첼로를 키고 클라리넷을 불고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되면서 겪는 얘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옆집 아줌마 아저씨, 동네 누나 형 같은 친근해서 이들이 극 중에서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도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극 중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던 베토벤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들으면서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베토벤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큰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주민들과 합창교향곡을 연주하는 시향이 대립하는 장면에서 지휘자 강마에의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수해로 정신 없는 이 상황에서 무슨 놈의 클래식이냐고 소리지르는 주민 대표에게 그는 자신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들었던 오케스트라 연주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구원이었죠. 위로였구요.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휘자가 되었습니다.”

클래식은 배부른 자의 여흥이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구원이자 위로이자 힘이라는 것을 강마에의 입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클래식뿐 아니라 모든 음악의 목표가 바로 위로와 구원이겠습니다. 그래서 클래식도 힘든 자와 어려운 자에게 위로와 구원이 되기 위해 대중들의 눈 높이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남쪽에서도 클래식은 돈 있는 사람들이나 듣고 누리는 일종의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음악을 하는 뜻 있는 사람들은 클래식의 이러한 힘을 믿었기 때문에 이 음악을 대중들의 눈 높이에 맞추려고 끓임없는 노력을 합니다.

얼마 전 세계적 명성의 ‘베를린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가장 비싼 좌석의 관람료가 무려 45만원, 미화로 400달러나 하는 정말 돈 없으면 못 가는 그런 공연이었죠. 하지만 베를린 필하모닉과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최종 리허설에 불우한 청소년 800명을 무료로 초청하여 공개했습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음악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음악을 나누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연에 연주된 곡, 우리도 한번 들어볼까요.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입니다.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남쪽에서 클래식 음악은 생각보다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단 CD, 알판을 파는 음반 가게를 가보면 클래식 음악을 모아놓은 선반에 임산부들이 태아를 안정시키기 위해 듣는 태교 음악, 정신이 맑아지는 음악,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정신 집중을 높이는 음악 이라는 제목을 붙인 CD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생활에 클래식이 사용되는 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게 효과가 있겠냐 생각하셨죠? 저도 효과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집중력 향상을 위한 클래식 추천 곡 중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입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대중 교통을 한번 이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적은 돈을 내면 관람할 수 있는 1달러 클래식 공연도 나오고 음반 시장에는 클래식 묶음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 자치단체나 구청 등에서 주민들을 위해서 마련하는 공짜 음악회도 적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겠습니다.

좋은 사회란 무엇일까요? 음악을 하는 제 입장에선 좋은 사회란 가난하고 못 살고 간에 좋은 음악을 골고루 즐길 수 있는 여건, 즉 문화적 빈곤이 없는 환경이 마련된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고향땅, 북쪽에 계신 여러분께도 클래식이나 좋은 음악, 그림, 영화가 딴 나라 얘기, 다른 세상 얘기가 아닌 생활에 쉽게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그런 바람을 담아 마지막 곡,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 들려드리면서 오늘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드보르작 유모레스크)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 지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