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리엔 벌써 모자에 목도리, 두꺼운 잠바, 코트가 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추운 계절, 목도리 모자 장갑 외투보다 더 필요한 건, 따뜻한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 연인, 가족인 것 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가까이 계신 분들의 따뜻한 겨울 난로가 되주시는 건 어떨까요. 저도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해드리기 위해 오늘도 음악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남쪽의 드라마, 그러니까 텔리비젼 연속극 음악들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드라마는 원래 희곡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흔히 텔레비전 연속극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남쪽의 연속극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소재는 바로 남녀 간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한 사랑 얘기입니다. 중국, 일본 등 전 아시아에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겨울연가>도 그런 삼각관계 사랑 이야기가 들어있었습니다. 음악 들으면서 얘기 계속 이어가죠..겨울연가 중 처음부터 지금까지 라는 노랩니다.
INS- 겨울연가 OST 중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겨울 연가는 북쪽에 계신 분들도 많이 보셨다고 하시던데요. 보신 분들은 겨울 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용준 씨가 극 중에서 목에 둘둘 말고 나왔던 목도리 기억하실 껍니다. 남쪽에서 이것이 꽤 유행이 됐었는데요..그래서 이 연속극이 나왔던 당시에는 길거리에 온통 배용준 씨처럼 목에 목도리를 칭칭 감고 안경도 쓴 젊은이들 천지였다고 하네요.. 그만큼 남쪽에선 이런 텔레비젼 연속극의 파급 효과는 큽니다. 북쪽도 텔레비젼 연속극이나 영화에서 나왔던 어떤 것이 유행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텔레비젼 보급율이 한집에 한대 이상인 남쪽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정말 남북의 연속극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교훈적인 내용, 또 사상을 고취 시키는 내용이 많은 북쪽의 연속극과는 달리 남쪽의 연속극은 대부분 사랑 이야기가 많습니다. 재벌 집 남자와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자와의 사랑, 또 연상연하의 사랑, 출생의 비밀이 얽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냥 평범한 부부의 달콤 쌉쌀한 사랑 등 하나하나 다 말해보자는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연속극이 늘 사랑 타령이라며 투덜거리면서도 또 그런 사랑이야기에 빠져듭니다. 아마, 사랑 그리고 자신의 반쪽을 찾는 일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서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쪽에 사랑 드라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를 다루는 사극,.. 그 중에서도 <대장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남존여비의 봉건적 체제 하에서 무서운 집념과 의지로 궁중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조선 최고의 의녀가 되어 어의를 비롯한 수많은 내의원 남자 의원들을 물리치고 조선조 유일의 임금 주치의가 되었던 역사상 실존인물인 의녀 ‘장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장금>은 남쪽에는 물론이고 아시아 전역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요..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 입니다.
INS - 대장금 OST <오나라>
저도 이 연속극을 즐겨 봤는데, 북쪽에서 보던 웅장함을 강조했던 사극과 달리 조밀 조밀 사람사는 얘기를 보태어진 재미가 있었습니다. 왕이나 궁궐, 장군들의 얘기뿐 아니라 장금의 평범한 주변의 인물들을 희극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사극을 보면서 박장대소도 해봤습니다.
요즘 남쪽에서 인기가 많은 연속극은 조선후기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을 다룬 사극 <바람의 화원>과 클래식 음악을 다룬 <베토벤 바이러스> 입니다. 그 중에 저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상당히 흥미롭게 봤습니다. 이 연속극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쉽고 친근하게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인공이 지휘자 인데요, 성격이 상당히 괴팍하고 좋지 않습니다. 주인공 별칭이 ‘강마에’ . 이 주인공의 대사들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연속극의 인기가 좋았습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비발디의 사계, 주페의 경기병 서곡, 등 너무나 유명한 클래식 곡들을 들려주었는데요. 저는 영화 미션의 주제곡 ‘가브리엘 오보에’ 를 들려드립니다. 연속극에서는 이 곡을 강마에의 오케스트라가 들판에서 연주하는데요, 이 노래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INS- 가브리엘 오보에
음악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베토벤 바이러스>가 저에게 준 의미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 연속극에서 연주를 하는 오케스트라 주자들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이 아닙니다. 먹고 살아야 하기에, 많이 배우지 못해서, 또 나이가 들어서 가슴 속 깊이 묻어 둘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꿈, 음악을 오케스트라를 통해 펼쳐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꿈을 펼쳐간다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찾아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네요.
저도 이 드라마를 보며 음악이라는 꿈이 있기에 존재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가슴 속 깊이 간직한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어떤 분은 가수가 어떤 분은 배우가 또 어떤 분은 운동 선수가 되고 싶었고… 이제 나이가 들어 아니면 사는 게 바빠 마음 속에 깊숙히 묻어만 놓으셨다면 오늘은 한번 그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