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탈북자의 문화 적응 돕는 '컬처 스퀘어(Culture Square)'

캐나다-남수현 xallsl@rfa.org
20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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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스퀘어 (Culture Square)의 박가영 대표.
RFA PHOTO/남수현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 소식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 등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남수현 기자가 전합니다.

언어도 문화도 익숙하지 않은 이국에서, 탈북자들이 뿌리를 내리고 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갖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캐나다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은, 생활 보조금과 영어교실, 의료보험 등을 제공하는 정부기관으로부터 시작해서 캐나다 한인여성회와 같은 지역단체들, 또 교회나 YMCA와 같은 종교적, 비종교적 구호단체까지, 다양한 기관과 단체들을 통해 정착에 필요한 도움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탈북자들이 필요로 하는 보다 세밀한 내용의 정착지원을 제공하자는 좋은 뜻을 가진 개인단체들이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말 시작된 컬처 스퀘어, 즉 문화광장이 바로 이런 단체 중의 하나 입니다.

캐나다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문화적인 적응입니다. 컬처 스퀘어 (Culture Square/대표: 박가영, 데이나 차), 즉 문화광장 은 탈북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기위해 지난 2009년 말 한인 1.5세 젊은이들이 만들었습니다. 의사, 지역단체 활성화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운영자들이, 토론토에 정착한 탈북자들, 특히 탈북 청년들에게 캐나다 사회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하는 단체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문화광장의 박가영, 데이나 차 두 대표로부터 이 단체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난 2008년 경, 북한인권보호 단체 활동을 통해 토론토에 정착한 탈북자들과 처음 만난 대표 박가영 씨와 데이나 차 씨는, 기존 단체들이 제공하는 정착 지원 외에 좀 더 개인적이면서 장기적인 도움이 탈북자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박가영 대표입니다.

박가영: 저희는 직접적으 로 여기 정착하고 계시는 난민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것도 너무 보람된 일일 것 같아서 알아보기 시작 했는데, 막상 정착이라고 하는 게, 저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광대하더라고요. 집 같은 거 알아보는 것부터 해서, 법률 사무실이나, 자녀 교육 등 너무너무 광범위한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기를 시작했죠.

특히 성공적인 정착에 필수인 영어 공부는, 정부에서 체계적인 영어교실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영어가 매우 낯선 탈북자들에게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박가영: 난민 몇분을 만나 뭐가 제일 필요한가 물었더니 영어가 가장 필요하다 그러시더라고요. 그런 도움을 제공하는 여러 기관들이 있잖아요. 한인여성회나 유빙크 등등. 다 있지만 편하게 앉아서 친구처럼 영어를 가르쳐 주거나, 그 말고도 외국에 나와서 자기가 어딘가에 소속돼 있다는 소속감 같은 것, 그들만의 공동체가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영어를 배우고 친구의 폭을 넓혀가는 데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의 마음의 자유로움. 박 대표는 이런 점을 특히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박가영: 꼭 영어를 가르친다, 배운다 이런 것 보다는 친구같은 개념 있죠, 정부에서 하는 영어 수업은 너무 학생들도 많고, 어렵잖아요. 여기서는 저희가 좀더 쉽게 가르치려고 하고, 이분들 위주로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또 사교적인 성격이 있어서 선생님, 학생 이라기보다는 다들 친구고, 친구들한테 좀더 편하게 듣고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을 하게 됐죠. 저희는 이분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이런 취지가 많았습니다. 시작할 때도, 우리가 동등한 입장이다, 이분들에게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분들도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우리는 친구같은 존재로서 이 공간에서 많은 것을 나누고 싶다, 이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2010년 봄 1명의 탈북자와 함께 시작한 문화광장은 입소문을 타고 탈북 청년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까지 청소년과 젊은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12명의 참여자들이 매주 한번씩 만납니다. 단체가 커질 수록 다양해지는 참가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도록 세밀한 조정을 거듭했습니다.

박가영: 처음에 시작할 때는 친구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자원 봉사자 분들이랑 난민 분들이랑 일 대 일로 시간이 되는 대로 각자 만나는 걸로 했어요. 2주일에 한 번 2시간씩 자유시간을 갖는 형식으로 했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체계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고. 그래서 좀더 체계적인 학습을 목적으로 해서 영어로 수다 떨기라는, 딱딱하지 않고, 친구들과 수다떤다는 의의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서 어떻게 하는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등, 대화를 해보고 또 그리고 역할놀이를 준비해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오래 이야기는 것을 연습할 수 있도록이요.

이렇게 해서 지금은 일대일로 운영되는 친구 프로그램, 여러명의 참가자들이 모여서 영어대화를 연습하는 ‘영어로 수다떨기’, 또 일대일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도를 받는 ‘화요일 수다떨기’ 이렇게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 광장과의 영어강습의 장점은 역시, 정부에서 제공하는 영어수업에서 찾을 수 없는 개인적인 지도와 영어가 아주 생소한 탈북청년들에 대한 배려라고 합니다. 아홉 달 째 꾸준히 참석해 온 탈북 청년의 말입니다.

탈북 청년1: (국가지원 영어교실에서는) 일단 선생님이 한국말을 할 줄 모르니까 흔히 쓰지 않는 말, 독특한 표현 같은 것이 있을 때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이해 하기가 어렵잖아요. (친구 프로그램에서) 일단 영어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점이라면 자세하게 물어볼 수 있고, 거기에 대한 답을 들어 볼 수 있다는 거. ESL (국가지원 영어교실)에서 얻지 못하는 걸, 컬처스퀘어에서 얻게 되는 거죠. 사람 한명 두명 알아가는 것도 좋은 거고요.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딱딱한 관계보다, 서로의 만남을 소중히 하면서 배워가는 관계로 키워나가고자 했던 운영자들의 취지 또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졌습니다.

탈북 청년2: 서로 동등한 위치가 아니고, 우리가 너희를 돕는다, 이런 자세로 저희를 대했더라면 컬처 스퀘어가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예요. 사실 저희를 돕기 위한 거잖아요. 본인 자신들을 돕기 위한 게 아니고. 지금 한 1년정도 하고 있는데,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영어 학습 뿐 아니라, 캐나다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 탈북자들이 한인사회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캐나다 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돕는 것 또한 문화광장의 중요한 목적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탈북자들이 캐나다의 여러 민족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또 토론토의 젊은이들이 즐겨하는 얼음지치기, 영화나 음악 공연 관람 등 캐나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고 데이나 차 대표는 밝혔습니다.

Dana Cha: (we want to push them to be more active, to study, to meet people, socialize..) 컬처 스퀘어에서는, 탈북청년이 캐나다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또 캐나다 사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동기유발을 하는 게 목적입니다. 탈북자들이 여러나라에서 온 다양한 캐나다 인들을 만나고, 문화적인 접촉을 하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느끼고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그런 경험 자체가 재미있고 신나기도 하구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탈북자 사 회, 한인사회 자체를 넘어서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영어 학습, 또 캐나다 문화에 적응을 하는 것만이 컬처 스퀘어의 목적은 아닙니다. 캐나다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워 하는 탈북자들, 특히 탈북 청년들에게, 그들만이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마련해 주고자 하는 의의가 컸다고 합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참여자와 운영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컬처 스퀘어, 문화 광장 만의 장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남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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