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탈북민들이 쇠는 추석명절

토론토-장소연 xallsl@rfa.org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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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사과농장에서 트랙터에 앉아 과수원을 돌아보고 있는 탈북민들.
토론토 사과농장에서 트랙터에 앉아 과수원을 돌아보고 있는 탈북민들.
RFA PHOTO/장소연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여러분들은 다들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이곳 캐나다에서도 추석에는 남북한과 똑같이 보름달이 뜨는데요. 올해는 날씨가 맑아서 완연한 추석달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보통 한인들도 다른 캐나다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추석을 쇠는 것이 아니라 추수감사절을 쇱니다.

추수감사절은 전통적인 북아메리카 추석이라고 할수 있는데 그 의미는 추석하고 좀 다릅니다. 추석은 가을추수를 끝내기 전에 햇쌀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또는 미래를 지켜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성묘를 지내고 가족들과 함께 한해의 수확을 나누는 명절인데요.

북미에서 추수감사절은 한해의 수확을 감사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지만 그 감사의 대상은 조상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미국은 11월 넷째 목요일이고 이곳 캐나다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에 기념합니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부터 추수감사절인 지난 월요일까지 긴 명절기간을 보냈는데요. 캐나다 사람들도 남북한과 마찬가지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누고 가족의 정은 독독히 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날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많이 없는 탈북민들에게 역시 이곳 캐나다에서 쇠는 추수감사절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에 탈북민들은 한 한인가정집에 초대받아 캐나다식 추수감사절을 보냈는데요.

아직 익숙치 않은 칠면조 고기와 호박파이, 크린베리 소스 등 서양식음식이지만 맛은 일품이어서 고향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추수감사절을 보냈습니다.

탈북민 이명성씨는 작년 추수감사절에 큰 칠면조 고기를 선물로 받았는데 어떻게 먹을지 몰라서 그냥 북한식으로 닭고기 국 끊이듯이 해서 먹었다며 이제 조금씩 서양문화를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탈북민 이영희씨는 처음에 캐나다에 와서 한인교회가 아닌 캐나다교회 다니면서 초대받은 추수감사절 파티가 기억에 난다며 정말 영화에서 보던 것과 같이 하얀 보가 깔린 큰 둥근 식탁 가운데에 금빛 촛대의 촛불이 은은히 비치는 가운데 칠면조 고기와 각종 캐나다 음식을 함께 하면서 처음접한 서양문화가 깊은 인상에 남았다고 전합니다.

추수감사절 기간에는 곳곳에서 수확의 축제가 벌어지곤 하는데요. 제일 대표적인 것은 바로 사과 따기 입니다. 토론토 주변농장 곳곳에 있는 사과농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사과와 호박도 따면서 시골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이 또한 추수감사절의 대표적인 활동인데요. 탈북민 이선영씨는 아이들과 또 다른 탈북민 가정과 함께 토론토에서 가장 유명한 딕시 과수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에서 사과따기는 처음인 이선영씨는 캐나다의 사과나무가 이렇게 작은 줄 몰랐다며 나무는 작아도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이 일품이라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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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따고 있는 탈북민. RFA PHOTO/장소연

이선영: 야 내 이런 사과를 단천에서 한알에 5원씩 사가지고 와서 15원씩 온성에 와서 팔았어요. 몇 개는 못팔았지만, 이제 금방 아이들한테 말했어요. 이런 사과는 북한에서 김일성이나 먹던 사과라고.

오랜만에 도시에서 시골로 나오니 북한에서 농촌지원을 하던 때며 들판을 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던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한 탈북민이 사과밭한쪽에서 북한에서 어렸을 때 즐겨 먹던 “감태”를 발견하고 환성을 지릅니다.

(현장음) 어마나, 여기 감태도 있어요, 우리 골고루 맛봐요, 이거 감태 맛긴 맛죠. 그때 그맛이네.

오랜 캐나다 생활에 일상에서는 접할수 없었던 북한의 향취를 이곳 시골에서 찾은 탈북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비록 가보지는 못해도 전화통화라도 되어 가족에게 안부라도 전했으면 하는 탈북민들의 소원, 내년 추석에는 꼭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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