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탈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탈북여성들, 정착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결혼입니다.
탈북여성들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게도 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맞는 남한 남성을 만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소개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여성들의 남편을 고르는 기준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남한의 여성들은 요즘 결혼 시기를 점점 더 늦추고 있는데, 탈북 여성들은 어떤가요?
마순희: 일찍 가는 편이라고 봐야죠. 한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고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남한 여성들과 특별히 구별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탈북자의 거의 70%가 여성이고 그 중 가임기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보니 일반적으로 여성들인 경우에 혼자 사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탈북자들을 위한 모임에 가보면 특별히 눈에 띄는 현상들 중에 유독 어린애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의 출산율은 탈북자들이 다 높여준다고 하는 말이 돌 정도로 탈북가정의 출산율이 높은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애 한 명이 대학까지 졸업하는 기간 들어가는 비용이 2억 2천만 원, 18만 달러가 넘는다는 기사가 뜰 정도로 양육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한국의 여성들은 결혼을 미루기도 하고 결혼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례들이 많이 나오는데 비해 탈북 가정들에서는 자녀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탈북 여성들인 경우에 경제적인 여력을 다 갖추고 자녀를 갖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잖아요. 그리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속담에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저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단순한 먹고 사는 문제만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돈을 놓고 웃지는 않지만 아이를 놓고는 웃음꽃이 피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탈북가정들에서는 결혼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별히 탈북여성들이 결혼연령을 늦추지는 않고 있고 또 부모들이랑 함께 온 경우에는 한국 여성들보다는 결혼연령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함께 다니는 친구들 경우에 거의 30대가 되기 전에 딸들을 결혼 시키더라고요.
이예진: 30대 후반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남한의 여성들이 많은데 30대 넘어가면 노처녀라고들 하겠네요.
마순희: 당연히 그렇죠.
이예진: 그렇군요. 최근에는 또 탈북여성들과 남한 남성을 소개해주는 결혼정보회사들도 많이 생겼더라고요.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저도 여러 개 알고 있고, 제가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곳도 한두 군데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탈북여성 결혼정보업체라고 쳐보았더니 글쎄 스무 개도 더 넘었습니다. 그러니 인터넷에 올리지 않은 회사들도 있다고 하면 엄청 많은 결혼정보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남북녀라고 하고 혹은 남북한 결혼 정보회사라고 하는 곳에서는 북한 여성들에게서는 가입비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혼을 희망하는 남성회원들에게서 가입비를 받는데 그것이 일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개가 200-300만원, 2, 3천 달러 좌우였습니다. 3회부터 6회까지 만남을 주선해주는 데도 있고 성사될 때까지 서비스를 해주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결혼정보회사라도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정말 필요한 사업이고 서로에게 이로운 사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턱대고 지인이 소개한다고 하여 교제를 한다든가 한두 번 만나는 분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고 하기는 어렵거든요. 남성을 만나면서 가족관계라든가 경제적 여력이 어떻게 되는가고 스스럼없이 물을 수 있는 북한 여성은 많지 않을 텐데 결혼정보회사에서는 가족관계증명서나 재산관계 증면서 같은 것도 요구하면 다 보여줄 수 있다고 하니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건만 맞으면 사랑은 살면서도 키워갈 수 있을 거라는 것이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는 남녀 회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인 것 같았습니다.
이예진: 들으시는 분들은 사랑 없이 조건만 맞추는 게 결혼정보회사냐 하실지 모르지만 사랑하다가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헤어지거나 하는 일들도 많다보니 성격이나 취미, 종교, 경제적인 조건들을 먼저 맞추고 사람을 만나겠다는 분들이 이런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이성을 소개받는 경우가 많죠.
마순희: 네. 그런데 1-2년 전부터 결혼정보회사를 직접 하고 있는 여성분과의 통화가 있었습니다. 잘 알고 있는 지인이라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회사의 흐름이나 회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는데 한참 지나더니 안타까운 사연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럭저럭 사업은 하고 있는데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안 할 거라고, 그런 정도로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에서 온 여성들이 결혼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고 또 가입한 남성회원들인 경우에도 결혼을 목적으로 가입했으면 잘 따져보고 맞세워주면 되는 것 아닌가고 물었더니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성사된 쌍도 있기는 하지만 어려움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중매는 잘 되면 술이 석잔, 못 되면 칼이 석자’라는 말이 있듯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힘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 일을 하다보면 서로가 자신을 알고 상대를 택해야 하는데 눈높이가 너무 높다보니 상대를 보기보다 먼 산을 본다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신상을 알리는데도 남성이나 여성이나 허점들이 많은 거죠. 막상 서로가 만나다 보면 여성들인 경우 중국이나 북한에 자녀가 있다든가 한국 남성인 경우 혼자라고는 하지만 아직 전 부인과 호적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혼정보회사 중에서도 가끔은 만나게 해줄 상대가 없으면 돈을 주고 맞세우는 경우도 있어서 전체 사업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한답니다. 물론 개중에는 좋은 상대를 만나서 결혼까지 성사되고 지금도 행복하게 사는 분들도 물론 적지는 않답니다.
이예진: 남한에서는 중매를 잘 서면 술이 석 잔, 안 되면 북한처럼 칼이 석자가 아니라 뺨이 석 대라는 속담이 있는데 북한에서 중매 서기가 더 어려워 보이네요. 어쨌든 남한이나 북한이나, 아니 사람 사는 세상 어디에서나 소개시켜주는 일도, 또 마음 맞는 사람 만나는 일도 쉽지는 않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탈북여성들이 남편감 고르는 일에 더 신중해지는 것 같은데요. 다음 이 시간에 탈북여성들의 남편감 고르는 기준을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