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심리상담] 탈북자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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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요?

한국에선 먹고 살기 어려워 선택하는 자살보다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이 더 많은데요.

특히 청소년들 중에는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탈북자들의 자살도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이 자살하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심리상담,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진용: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얼마 전에 젊은 탈북 여성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탈북자들의 자살비율은 얼마나 높나요?

전진용: 탈북자들의 자살비율은 국내 평균 자살률보다 3배가 높고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찰청 조사를 보면 탈북자들의 자살률은 지난 2008년 10.4%, 2009년 16.3%로 일반 국민 평균 자살률 6.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예진: 탈북자의 자살, 그 이유가 뭔지 살펴보죠. 먼저 사례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사례1/자살 같은 경우 남녀 구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남자는 욕망, 포부는 큰데 의지대로 되지 않고 북한 특유의 급한 성격 때문에 주변에서 부딪치는 부분도 큽니다. 그래서 순간에 욱해서 술 마시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은 우울증,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본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여자는 특히 결혼이라는 과정에서 이질감과 실망감, 좌절감 등 본인이 느끼는 자신감 결여로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죽고 싶다고 표현하죠.

이예진: 일반적으로 다른 환경, 다른 사회라는 현실 자체가 마음의 병이 된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이런 경우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례2/술 마시다 친구들과 대화하다 의견 충돌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었고,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친구들에게 호소하기도 하죠. 정말 힘든 북한에서 탈출했고 그보다 더 힘든 중국 생활에서 살아남아 한국에 오지 않았느냐, 지금은 그에 비하면 괜찮지 않느냐고 하면 주변 환경은 좋아졌지만 본인의 마음은 그 때보다 더 힘들다는 거죠. 다른 사람들은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잘 안 되고 못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죠. 넘지 못할,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죠.

이예진: 안타까운 사례를 들어봤는데요. 선생님께서 상담하시면서 겪은 사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전진용: 탈북자들이 한국에 왔을 때 초기에는 자살이라는 생각이 심하진 않아요. 살려고 한국에 왔고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시기인데요. 적응하다보면 적응과 동화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북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가족에 대한 걱정, 그리움은 커져가고 그러다 우울해지는 거죠. 우울증이 심해지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예진: 실제로 탈북자들이 병원에 가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정신과 상담에 대해서는 거부감도 있을 정도라서 우울증 때문에 병원을 가는 탈북자들의 숫자는 아무래도 적을 것 같은데요. 생활에서 우울증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좀 있을까요?

전진용: 네. 우울증이 심하면 병원에 가서 확실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활동이 우울감을 줄여주는데 기여하고요. 우울하다고 누워만 있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우울증이 더 심해지기 마련입니다. 할 수 있다면 기분전환을 위한 활동, 가벼운 취미생활이나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너무 우울한 상태에서는 이런 것들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음악이나 운동 등이 도움이 됩니다. 또 아론 벡이라는 인지행동치료 학자는 부정적인 시각, 잘못된 인지가 우울증을 더 조장한다고 얘기하는데요. 개인에 대한 잘못된 생각, 현실에 대한 부정적 생각,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넘어졌을 때 일반인의 경우 ‘일진이 안 좋네’ 하는 정도인데 우울증이 심하면 ‘나는 왜 조심성이 없을까, 왜 늘 되는 일이 없을까?’하고 확대해석하거든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잘못된 인지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우울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자살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죠?

전진용: 한국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에 대해 정부와 지역 기관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전화상담하는 기구나 자살예방센터 등이 있어서 자살을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사회 전반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할 뿐 아니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은데요.

전진용: 사회 가치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는데요. 사회에서 물질적인 것, 겉으로 보이는 것만 성공으로 바라보면 개인이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고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한데요. 힘든 일이 있을 때 부모, 형제,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지지를 받고 도움을 받는 게 자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지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데요. 자살예방센터나 기관 등을 통해 관심을 많이 갖는 게 좋겠고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자살 보도에 대해서도 신중하거나 자살 예방을 교육하는 게 필요합니다. 또 하나 인식 전환도 필요한데요. 자살이나 우울증에 대해 주변에서 색안경을 끼고 볼 게 아니라 죽고 싶다는 얘기도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인식 전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통계적으로 자살의 원인을 보면 정신적인 외로움이 크거나, 급한 성격을 가졌거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사회가 급변했을 때 발생률이 높았습니다. 탈북자들은 급격히 달라진 사회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 얘기인데요. 이럴 때 사람이 나서야겠죠? 한국 지역사회에서도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자살률도 낮아지도록 말이죠.

찾아가는 심리상담.

오늘 도움 말씀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진용: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