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에는 방학이 없다?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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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인 전북 무주군 푸른꿈고등학교 전교생 118명이 3박4일동안 무주.진안.장수지역 농촌지역등지에서 '나눔의 행복 봉사활동' 을 벌였다. 3학년생들이 무주 부남 도소마을서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넣었다.
대안학교인 전북 무주군 푸른꿈고등학교 전교생 118명이 3박4일동안 무주.진안.장수지역 농촌지역등지에서 '나눔의 행복 봉사활동' 을 벌였다. 3학년생들이 무주 부남 도소마을서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넣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이들 방학이 되면 엄마들은 아이들을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교육을 포함해 삶의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할까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탈북 학생의 엄마들은 그런 고민을 덜해도 될 것 같은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에서는 어떤 방학을 보내고 있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요즘엔 방학 때 안 바쁜 아이들이 없더라고요. 탈북 가정의 엄마들도 아이들이 방학 때 놀게만 두진 않는 것 같은데, 아이들 방학 프로그램에 관심 갖는 분들도 있으시죠?

마순희: 그럼요. 우리 탈북가정의 엄마들의 교육열이 결코 남한의 엄마들 못지않지요. 다만 경제적인 여력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넓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가계의 생활수준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봐야 하겠지요. 그리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외국 어학연수나 단기유학 같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학교나 교육청, 그리고 청소년 기관들에서 실시하는 무료 프로그램들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영어캠프에도 가고 직업체험 프로그램에도 가고 역사와 문화탐방도 가는데 조건이 된다고 누구나 가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마다 미리 신청을 받아서 인원을 확정하는 거라 우선 신청해야 한답니다.

사실 북한 같으면 생활수준이 같으면 누구나 갈 수 있었기에 처음 한국에 와서는 사회복지 뿐 아니라 애들의 교육에서도 신청해야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왜 누구는 가는데 우리 애는 안 부르느냐고 하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교육서비스를 받는 데서도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돈을 번다고, 애들 교육에 더 큰 혜택을 본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예진: 그렇죠. 무료로 그런 교육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럴 때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을 하는 거겠죠. 그리고 일반 학교를 다니는 탈북학생들과는 달리 탈북 청소년들의 한국 적응에 필요한 생활정보부터 북한에서 배우지 못했던 학습 교육, 문화 차이 해소 등을 배우는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방학 때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마순희: 맞습니다. 저도 대안학교들을 몇 곳 찾아가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찾아갈 때마다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생각하게 되더군요.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라고 하면 문제 있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거나 학력인정도 안 되는 학교, 즉 정규학교의 대안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는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일하면서 자녀에게 관심을 가질 수 없는 가정들에서 애들이 방치되고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것보다 차라리 대안학교에서 전문 인력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으면서 배우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에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혹은 중도에 그만두고 탈북을 했거나 중국에서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한국에 입국하는 청소년들인 경우에는 정규학교에 입학하더라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거죠. 특히 중국에서 어릴 때부터 자란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처음 입국할 때에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정규학교에 나이대로 편입된다면 공부도 문제지만 대화도 안 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래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들을 내오고 여러 가지로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들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탈북청소년들이 많이 가는 대안학교들 중에는 국가인증을 받은 학교들도 있어서 굳이 검정고시를 거치지 않아도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안성의 한겨레중고등학교, 하늘꿈학교, 여명학교 등 학교들은 졸업하면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고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검정고시를 위한 학업을 전문으로 하는 반석학교나 우리들학교도 있고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낮에는 정규학교에서 공부하는 기숙형 대안학교들도 있습니다. 대안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이 탈북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학교입니다. 그러기에 장기간의 학습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교육체계에서의 학습에 원만히 적응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또한 학령과 학력 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북한교육의 특징을 파악하여 북한이탈청소년에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진로를 선택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합니다. 이를 통해서 그들이 남한사회와 제도교육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대안학교는 탈북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뿐 아니라 일과 자녀양육을 함께 해야 하는 탈북 여성들의 정착과 취업에도 많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방학에 집에 돌아가도 거의 혼자서 지내야 하기에 방학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한 주일 정도로 짧게 하기도 합니다. 대신 학교에서 많은 체험 프로그램도 하고 캠프도 가면서 부모님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해 주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대안학교에서 질적으로도 그렇고 인성교육도 그렇고 아이들을 위해 참 많은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교회 쪽에서도 많아져서 탈북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수십 개는 있다고 봐야겠죠?

마순희: 그렇죠.

이예진: 그런데 생각해보면 기숙학교라 선생님들이 쉴 틈이 없어 보여요. 대안학교 선생님들도 좀 쉬셔야죠, 대안학교도 방학은 있는 거죠?

마순희: 참 예리하신 질문인데요. 저의 지인 중에 대안학교 식당에서 주말 봉사를 하는 분이 있어요. 북한에서 큰 기업소의 식당에서 일하던 사람이라 음식도 잘하고 시간도 적당해서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이라고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기숙형 대안학교라 주말을 거의 쉬지 못한답니다. 우리들도 친구들이랑 함께 놀러가기도 하는데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 거의 주말에 가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친구는 항상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섭섭하다고 했었는데 얼마 전에 전화가 왔었습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대안학교가 이때까지는 방학이 거의 없었는데 직원들도 아무리 교대로 쉬게 한다지만 어려움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교장선생님이 한 주일은 학교가 사정으로 문을 닫아야 하니 방학을 해야 한다고 학부모들에게 통지를 했대요. 그래서 오랜만에 한 주일은 쉬게 되었으니 그동안 어디로 놀러가는 것을 조직하라고 거의 반 강제로 부탁을 하더라고요.

항상 함께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저희도 마찬가지였기에 이번에는 그 친구의 방학날짜를 맞추어서 놀러가기로 했답니다. 사실 그 친구의 전화가 아니라면 대안학교의 교사들이나 종사자들의 수고를 우리가 미처 다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재단에서 근무할 때에 전화를 받았던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낸 한 여성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 여성은 자신은 사정이 있어서 이미 휴가를 다 써버렸는데 대안학교에 보낸 딸이 방학에 집에 온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아직 어린 딸인데 혼자 둘 수도 없고 해서 어디 단체에서 캠프 가는 곳이 없는지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하면서 애를 돌보지 못해서 대안학교에 보냈는데 애를 보내면 일하는 나는 어떻게 하느냐는 식으로 이야기하기에 그 여성의 속상해하는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대안학교 선생님들에게도 쉴 틈이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북한식으로 말하면 ‘문고리 먼저 잡는 사람의 말만 들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항상 명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어느 한쪽의 얘기만 들어선 안 된다는 거죠.

마순희: 그렇죠. 그래서 그때 그 여성의 경우 이미 다른 프로그램들은 신청이 끝났을 수도 있으니까 지역의 복지관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있거나 혹은 없더라도 복지관에서는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항상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예진: 남한의 일하는 어머니들도 생각지 못했는데 학교에서 쉰다고 하면 당황해 하더라고요. 이럴 때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죠. 탈북 학생들의 어머니도 마찬가지겠죠. 다음 시간에는 방학 때 해외로 나가는 탈북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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