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쯤이야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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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해외여행객들이 인천공항 출국장 출국게이트앞에 길게 줄서고 있다.
휴가철 해외여행객들이 인천공항 출국장 출국게이트앞에 길게 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내가 사는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해 해외여행 한 번쯤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살아야 할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말이죠.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 청년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오늘 이 시간에는 해외에 나가는 탈북자 분들의 얘기를 해보죠. 친척이나 지인이 해외에 있으면 방학동안 자녀를 보내서 그 집에 머물게 하거나 좀 돌봐달라고 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탈북자들도 종종 가족을 만나러 해외에 나가기도 한다면서요?

마순희: 네, 우리 탈북자들도 영국이나 노르웨이, 캐나다, 미국 등 여러 나라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예진: 망명을 한 거죠.

마순희: 그렇죠. 또 부모는 한국에 있지만 자녀들은, 애들을 데리고 외국에 가서 살고 있는 분들도 있어서 그분들은 외국에 가는 것을 우리가 북한에서 여행증을 떼고 타 도에 여행 가는 것 정도로 자주 한답니다. 저와 친한 언니도 지금은 송파에 사시는데 캐나다에서 2년 정도 살다가 오셨어요. 지금도 딸과 손자, 손녀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거든요. 이번 여름에 딸집에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저 보고도 캐나다에 한 번 놀러가자고 하시던데 아직 제가 마음이 정해지지 않아서 대답을 못 드렸어요. 사실 가자고 마음만 먹으면 여권이 있으니 임의의 순간에 항공권만 떼면 그냥 날아갈 수 있는 지금의 현실이 참 꿈만 같기도 합니다.

이예진: 사실 돈이 많이 들기는 하죠.

마순희: 그렇긴 하죠. 그래도 많이들 가요. 제가 이번에 강서구청에 근무하는 탈북 남성을 소개 받아서 착한사례 취재를 하려고 했더니 그 분이 하는 소리가 7월 중순에는 캐나다에 가서 공부하고 있는 자녀들을 보러 가야 한다면서 7월 말일 경으로 일정을 잡자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홍대에서 피부미용 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은 대학공부를 하면서 호주에 연수를 갔다 왔다고 했습니다. 현지에 가서 공부도 하면서 부업으로 생활비도 벌면서 1년 정도 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예진: 좋은 경험을 했겠네요.

마순희: 네. 그렇게 안목을 넓혀 나가다보니 지금은 국제미용 경기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받기도 했고요. 정말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한다면 무엇이든지 다 이루는 것 같습니다. 저의 가족이랑 함께 하나원을 나온 중계동에 사는 한 친구는 아들과 딸이 모두 영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은 두 양주가 영국에 가서 아들 집, 딸집 돌아가며 몇 달씩 놀다가 오기도 한답니다.

이예진: 제일 부럽네요. 정말 요즘엔 어떤 경험을 했느냐 자체가 일할 때도 유용하지만 생각의 깊이도 넓힐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일하는 중간 중간 짬을 내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취미가 있는데, 저보다 해외여행을 더 많이 다녀온 탈북청년들도 있더라고요.

마순희: 요즘 탈북 청년들도 남한 청년들처럼 다양한 문화체험을 중시하기도 한답니다. 제가 물망초재단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던 대학생 친구가 있었는데 글을 참 잘 썼습니다. 제가 동포사랑이라는 우리 남북하나재단에서 발간하는 잡지의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기에 그 친구에게 원고를 부탁하려고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대학 3학년인데 휴학을 하고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배낭여행을 간 겁니다. 배낭여행이란 특별한 준비가 없이 배낭 하나를 메고 출발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외국 여행을 하면서 누구의 지시를 받는 게 아니라 자기가 판단해서 어떤 나라에 가면 그 나라에서 부업을 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체험도 하면서 가고 싶은 나라를 다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그 친구의 희망이 소설가가 되겠다는 것이었기에 그렇게 세상을 두루 돌면서 체험하면서 멋진 소설가가 될 꿈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예진: 책이 기대되네요.

마순희: 그렇죠. 자신의 앞날에 대해 도전의식이 있는 청년들 중에는 남북하나재단이나 통일부, 그리고 여러 대기업들에서 실시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외에 나가거나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가는 현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와 한 교회에 다니는 우리 아파트에 사는 지인의 아들은 서울대를 졸업했는데 지금도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요. 내년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원을 받는 거죠.

이예진: 무료로 간다는 거잖아요?

마순희: 그렇죠. 이번에 남북하나재단과 영국대사관이 2016년에 협약한 탈북대학생 영국 연수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선정된 대학생 3명은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6개월간 집중 교육을 받고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예진: 체계적으로 준비를 시켜서 보낸다는 거네요.

마순희: 그렇죠. 이미 2016년에 세 명이 갔고, 현재 교육을 받아서 세 명이 또 간다고 합니다. 금년에만 해도 세 번째 외국 어학연수인데요. 금년 2월에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대상 ‘한미취업연수(west)프로그램’ 참가자 모집공고가 났었고, 금년 2월 말에는 탈북청년들을 위한 캐나다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공고가 있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탈북 청년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예진: 그런데 지원한다고 신청을 해야 갈 수 있는 거죠?

마순희: 그렇죠. 정보를 많이 아는 게 돈을 버는 겁니다. 우리 북한이탈주민들 중에도 해외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마산에 살고 있는 국화양봉원의 대표인 탈북민 여성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자신들은 결혼하고 이제는 자리가 잡혔다고 생각하기에 해마다 한 번 씩은 꼭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더군요. 일본도 갔었고 태국도 갔었는데 금년에는 홍콩과 마카오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창원에서 음악학원 원장으로 있는 탈북여성도 얼마 전에 딸이랑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왔고요.

어쩌다보니 해외여행을 가는 것쯤은 특별한 일도 아닌 것이 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강화도에 봉사활동 갔다 오는데 함께 갔던 봉사원들이 한 달에 얼마씩 모아서 해외여행을 다녀오자고 하더군요. 가족이랑 함께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마음이 맞고 뜻이 같은 친구들끼리 가는 것도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겁니다.

이예진: 요즘 어머님들이 그래서 북한의 모금돈이라고 하는 계를 해서 돈을 모아 여행 다니느라 집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은 잔뜩 해놓은 곰국 한 사발을 먹으며 기다린다는 얘기가 있는데 탈북 어머님들도 못지않네요.

마순희: 맞아요. 사실 가자고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못 갈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떠나는 것과 못지않게 준비하는 맛도 포기할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하자는 거겠지요. 힘든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가까운 사이가 되다보니 20년이 넘는 나이 차이를 의식하지 않고 친구처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이 되더라고요.

이예진: 그런 분들과 해외에 다녀오면 더 돈독해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더라고요. 여행의 묘미기도 하죠. 다음 시간에는 탈북청년들이 국토대장정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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