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가 많이 드는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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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보험 상품을 선전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바로 '100세 시대'라는 말입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을 100세까지 바라보고 있는 요즘, 갑작스러운 사고나 사건은 물론 노환 등으로 목돈이 들어갈 일이 많으니 '만일'이라는 경우의 수를 대비하자는 건데요. 만일의 경우, 탈북자들도 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보험에 대한 탈북자들의 인식,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지난 시간에 탈북자들이 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다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에 연루된 사건들이 종종 있다는 얘기까지 해봤는데요. 보험업계에 몸담고 있는 탈북자도 있다면서요?

마순희: 제가 잘 아는 분들 중에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사람인데요. 개인별로 다달이 버는 수입이나 생활습관, 질병 등을 점검해서 맞춤형으로 보험을 설계해주는 거죠.

사실 탈북자라고 해도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데는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본인이 보험에 대하여 정확하게 교육을 받고 필요한 분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고 정상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보험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도 해주지 않고 가입을 시킨다든가 거짓으로 고지하도록 종용한다든가 이렇게 정상영업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이예진: 네. 그러니까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의 형편이나 상황에 맞게 보험 상품을 추천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불법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다는 거죠.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몇 년 전에도 보험금을 타내려는 보험사기로 문제를 일으켰던 탈북자가 외국으로 나가버리고 그 밑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을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망을 가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 상황이 되는 거잖아요? 어떤 일을 하던지 불법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보험설계사가 된 분은 그런 사례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또 한국생활도 거의 7-8년으로 부동산이나 회계사 등 교육도 많이 받았고 그 동안에 지인도 많고 하여 영업을 너무 잘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주변에 보험이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그 분에게 소개해 드리기도 한답니다.

이예진: 그 분은 탈북자들이 보험 가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마순희: 저도 역시 10여 년 전에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함께 대화를 하면 서로 말이 잘 통한답니다. 그러니 보험의 필요성이나 보험영업에 대해서는 서로가 많은 공감을 하고 또 제가 가입한 보험들에 대한 평가도 함께 해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탈북자들에게 어찌 보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칠 수도 있는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에 대비하여 미리 보험이라도 들어놓으면 마음이 많이 든든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대한민국 사망원인의 가장 첫 번째를 차지하는 암 같은 경우에는 국가적으로도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고 또 탈북자들인 경우 남북하나재단을 비롯하여 많은 기관이나 단체들이 지원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될 때 저축해 놓은 자금도 별로 없는 우리들에게는 그동안의 생활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보험에 들면 진단자금으로 큰돈을 받게 되니 생활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러기에 보험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경제적으로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들어 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건강하여 보험금 받을 일이 없으면 나 자신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고 만일 아프게 되면 보장을 받게 되는 것이 보험이기에 저도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이예진: 저도 실비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보험 상품 몇 개에 가입해서 다달이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요. 탈북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보험으로, 실제적으로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마순희: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생명보험, 실비보험, 연금보험, 암보험, 치아보험, 어린이보험, 태아보험 등등 여러 가지 보험들 중에서 보험료도 자신의 경제적 여건에 맞게, 그리고 보험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잘 선택해서 가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여러 가지 보험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다달이 얼마씩 보험금을 내서 나중에 얼마를 받겠다 하는 보험 중에 생명보험은 사망했을 때나 70세나 80세 등 일정한 연령까지 생존했을 경우 미리 정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실비보험은 치료를 받은 만큼의 실비용을 지급하는 보험이고요. 어린이보험, 태아보험은 연령에 맞게 걸릴 수 있는 질병이나 사고를 보장해주는 거죠. 이렇게 세분화되어 있으니까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비하면 좋을 보험들을 들어드는 게 좋겠죠.

마순희: 그렇죠.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그러하지만 저 역시 치아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어 치과치료나 보철치료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금니나 은니 등을 해 넣는 보철 같은 경우에는 아시는 것처럼 보철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도 몇 해 전에 딸들이 아무리 효심이 지극하더라도 음식을 대신 씹어드릴 수는 없다고 하면서 생일선물로 인공치아인 임플란트 비용을 대주어서 보철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또 해야 하는데 또 수천 달러의 비용이 들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몇 해 전에 들어놓았던 실비보험에서 보장해준다고 하여 걱정하지 않고 보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그럴 때 보험에 든 보람이 있는 거죠. 보험을 이용한 노후 대책의 필요성, 탈북자들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마순희: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크게 모아놓은 재산도 없고 주변에 큰 일이 생겼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지인이나 가족도 많지 않은 우리 탈북자들에게 있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당한 보험을 들어놓는 것도 노후를 위한 한 가지 대비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고령화시대가 되다보니 노후대책이 필요한 것은 한국 분들이나 우리 탈북자들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오래 산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후대책이 반드시 경제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래 살면서 매일 고독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힘들어 하기보다는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노후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말입니다. 노후를 외롭게 보내지 않도록 인간관계도 원만히 하고 여가활동이나 취미생활도 준비하여 멋지게 나이 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들의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에게 보험은 더 이상 불법적인 돈벌이 수단도, 매달 이유 없이 새어나가는 돈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탈북자들의 넉넉한 노후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는 투자수단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탈북자들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언젠가 탈북자만을 위한 맞춤형 보험 상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