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서울-권지연 xallsl@rfa.org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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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요즘 충남 당진시농업기술센터 농심테마파크 식물생태학습원에 개나리가 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개나리, 철쭉, 벚꽃, 민들레, 목련, 모란, 복수초, 팬지... 모두 봄에 피는 꽃들입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여러분은 무얼 하고 싶으신가요? 아직 남쪽 곳곳엔 쌓인 눈이 미처 녹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으로 봄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은데요. 봄이 오는 소리 한 번 들어 보실래요?

INS - 바람이 봄바람이네. 화장도 더 하고 싶고 나가고 싶고 예쁜 옷 입고 싶죠. 봄은 여자의 계절이다.

인생의 봄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곳, 여기는 <청춘 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은 봄과 참 잘 어울리는 여자, 김윤미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김윤미 : 안녕하세요.

권지연 : 봄이 왔습니다. 봄을 느끼고 있어요?

김윤미 : 요즘 다시 추워져서 잘 못 느낍니다. 그런데 벌써 봄옷들이 나왔더라고요. 봄이 오려고 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권지연 : 아직 춥긴 하지만 다음 주면 3월입니다. 언제 봄이 오나 했는데 옵니다.

봄이 오는 것을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윤미 씨의 말대로 길거리 상점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얇고 화사한 옷들이 이미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런 옷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의 마음은 설레죠.

권지연 : 윤미 씨, 대학 교정의 봄은 어때요?

김윤미 : 봄바람이 불고 너무 예뻐요. 마지막 학기라서 좀 더 마음을 편안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권지연 :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윤미 씨는 봄이 되면 나타나는 증상 같은 거 없어요? 마음이 싱숭생숭 연애를 하고 싶다... 뭐 이런 증상 있을 것 같은데요?

김윤미 : 예쁜 옷 입고 나가고 싶죠. 예쁜 옷 입고 데이트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권지연 : 그래서 왔습니다. 여기가 어디?

김윤미 : 여기 명동 밀리오레인가요?

권지연 : 패션의 일 번지 명동!

김윤미 : 눈이 호강하네요.

권지연 : 벌써 봄옷들로 치장을 했거든요. 명동의 밀리오레는 대형 의류 상가입니다. 무려 17층짜리 건물인데요. 여성의류, 남성의류, 가방, 신발, 가발 등 없는 게 없습니다. 최신 유행 옷들이 “나를 입어봐” 라면서 손짓 하는 것 같습니다.

INS - 옷 고르는 여성들 소리

옷 고르는 사람들 속에 섞여 우리도 이것저것 옷들을 살펴봅니다. 상인들이 예쁘다며 사고 싶은 마음을 부채질 하죠.

권지연 : 아... 예쁘다.

점원 : 입어 봐도 되요. 입어보고 돌아봐요. 가격도 싸게 줄게요. 우린 원피스만 전문이야...

이곳에서는 옷을 입어 볼 수 있도록 따로 매장 안에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요. 입어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은 배가 됩니다.

김윤미 : 너무 예뻐요. 정말.

권지연 : 어떤 종류의 옷을 좋아해요?

김윤미 : 저는 니트에 청바지, 치마에 입는 정장 상의를 입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 색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권지연 : 보라색이랑 파란색이랑 중간 정도의 청포도 색깔?

김윤미 : 네!

권지연 : 저는 전에 검정색 옷만 입었는데 나이 드니까 밟은 색 옷을 눈에 들어옵니다. 북쪽에서는 봄에 여자 분들이 어떤 옷을 입나요?

김윤미 : 추워서 4월은 돼야 예쁜 옷들이 나와요. 그 전엔 동복을 안 벗죠. 제가 떠나온 지 4년이 넘었습니다. 그 때는 딱 붙는 스키니 바지 같은 건 못 입었어요. 치마를 입긴 하는데 할 일이 없는 사람들, 생활 편한 사람들이 입었죠. 왜냐하면 일을 해야 하면 그런데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거죠.

몇 년 전부터 남쪽은 파스텔 톤의 옷들이 유행입니다. 파스텔 색상이란 원색에 흰색을 섞어 놓은 듯 은은한 색을 말하는데요. 파랑색보다 더 밝고 연한 파란색, 분홍색보다 더욱 밝고 연한 분홍색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이런 옷들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치 꽃밭에 있는 느낌이겠죠?

이런 옷을 보며 즐거워하는 건 나이에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INS - 시민 인터뷰 : 우린 50이에요. 이런 옷 좀 입어볼라고 운동 열심히 하고 있죠.

권지연 : 점점 갈수록 딱 붙는 옷들이 유행이거든요. 남자 옷들도 그렇더라고요.

김윤미 :그래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요즘 살이 빠지는 것 같아요.

권지연 :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입 맛 돋우는 나물 같은 거 많이 먹어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습니다.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이 많이 나오잖아요?

김윤미 : 달래가 제일 먼저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 고향 쪽은 산이 많아서 산나물이 많았는데 학교에서 농촌 동원이 자주 있습니다. 거기서 슬쩍 빠져서 나물을 캔 적이 있어요. 나름대로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기는 한데 이런 건 북한에 있을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권지연 : 남쪽은 고기값보다 야채 값이 더 비싸요.

김윤미 : 물론 여기도 비싸긴 한데 북쪽은 더 어렵죠. 쌀 한 끼 먹는 게 급한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부식물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못써요. 봄이 돼서도 특별히 챙겨 먹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특별히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하는 윤미 씨에게 올봄, 멋쟁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권지연 : 의상학과잖아요. 올 봄에 뭘 입으면 멋쟁이가 될 수 있을까요?

김윤미 : 요즘 뭐든지 허리를 잘록한 옷들을 잘 입더라고요. 긴치마를 잘 입고 저는 개인적으로 유행을 잘 안타면서 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옷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권지연 : 저처럼 까무잡잡한 사람은 어떤 색 옷을 입으면 좋을까요?

김윤미 :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분홍색이 좋을 것 같습니다.

권지연 : 봄을 맞아 또 결심하게 되는 것 있나요? 봄이 되면 저 같은 경우는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부르십니다. 대청소하자고요.

김윤미 : 저도 그렇긴 하는데 집이 작아서 대청소까진 아니고 옷을 바꿔 놓는 일 정도는 하죠. 겨울옷을 넣고 봄, 여름옷을 꺼내 놓는 거죠.

권지연 : 하고 나면 기분이 좋지 않나요?

김윤미 : 좋죠.

권지연 : 북쪽에서도 봄을 맞이하면서 하는 것들이 있나요?

김윤미 : 청소를 했죠. 거기는 여기보다 더 춥고 난방기구가 없어서 겨울이면 문마다 문풍지를 해 놓는데 그 문풍지를 뜯고 물걸레로 닦는 작업들이 있어요. 봄에는 뺑끼칠, 여기는 페인트칠이라고 하죠? 뺑끼칠도 하고 마당도 청소하고 그런 것들을 합니다.

권지연 : 남쪽에 와서 맞았던 첫 봄을 기억해요?

김윤미 : 처음 왔을 때 가을이었어요. 첫 해 겨울에 깜짝 놀랐어요. 겨울이 이렇게 안 추울 수가! 그래서 놀라왔어요. 그리고 봄이 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내가 남쪽에 살고 있구나... 실감도 나고요. 그런데 혼자 봄을 맞이하니까 우울하기도 했어요. 좋은 날씨에 함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아시다시피 북쪽엔 산에 나무가 없어요. 전에는 진달래꽃이 너무 예쁘게 피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안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함경북도 쪽은 아직 많이 추울 겁니다. 친구들이 따뜻하게 지내는 지 걱정인데 하루 빨리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권지연 : 봄을 맞이하면서 파이팅!

만물이 소생하는 봄! 우리의 마음의 찌꺼기들도 말끔히 씻어 주고 얼어붙었던 관계들까지 스르르 녹여 줄 수 있는 날이 꼭 온다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오늘 <청춘만세> 여기 까집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