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2) 남한의 결혼식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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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앞 정원에서 육군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육군 의장대의 축하 속에 신랑신부가 입장하고 있다.
충남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앞 정원에서 육군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육군 의장대의 축하 속에 신랑신부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결혼식에 대해 지난 시간부터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남한의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처음 결혼한 초혼의 평균 나이가 여자는 30.3세, 남자는 32.8세라고 해요. 북한에 비해서는 상당히 늦은 편이죠?

우리 청년들은 결혼이 늦춰진 이유 가운데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고 말했는데요. 도대체 남한의 결혼식은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요? 청년들의 얘기,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진행자 :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결혼 비용은 어느 정도 인가요?

예은 : 평균 2억3천만 원 정도가 든대요.

진행자 : 여기서 집, 주거비용은 빼고 결혼식 자체만 얘기해 볼까요?

예은 : 결혼식 자체만 평균 1,900만 원, 2만 달러, 예단이나 예물 등에도 따로 1,9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해요. 그러니까 넉넉잡아 4천만 원 정도가 드는 거예요.

진행자 : 결혼식은 개인이 하는 거니까 정확한 통계가 어렵지만 보통 2,200만 원 정도 든다는 기사를 저도 봤어요. 저는 이 기사를 보고 ‘이것보다는 더 들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 친구들이 과거에 결혼했을 때도 2천만 원보다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광성 :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북한의 경우 예식장 비용이 아예 없어요. 왜냐면 집에서 해요. 집에 상을 차려 놓고 전통혼례처럼 해요. 남자는 정장 입고, 신부는 한복 입고. 그래서 예식장이나 드레스, 화장 비용 등이 전혀 안 들어요.

진행자 : 그러면 음식값 정도 들겠네요?

광성 : 그렇죠, 처음에는 집값도 안 들었어요. 사회주의 국가라서 결혼하고 등록하면 집을 줘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집을 사야 하지만. 예단 비용도 좀 드는데 남한처럼 다이아몬드, 명품가방, 시계 등을 하지는 않으니까.

진행자 : 그럼 청취자 여러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한 얘기를 이해를 못 하시겠는데요? 결혼 비용 때문에 결혼을 늦춘다는 걸. 예은 씨가 결혼식이 어떤 것들로 구성되는지 얘기를 해줄래요?

예은 : 일단 결혼식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식장 대여비가 많이 들고요. 식장을 꾸미는 비용도 필요해요. 꽃이나 결혼식을 도와주는 사람을 고용하는 데도.



진행자 : 그러니까 남한에 보면 웨딩홀이라고 해서 결혼식장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식장을 빌려주고 모든 과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돈을 받는 거죠.

예은 : 또 식에 참여하는 하객들을 대접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해요. 보통 뷔페로...

진행자 : 동서양의 모든 음식을 차려놓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갖다 먹는 방식인데 1인당 3~5만 원, 50달러 정도 할 거예요.

예은 : 그 식비도 어마어마하죠. 식 자체로만 보면 이 정도가 들고요. 신부들이 드레스도 빌려야 해요.

진행자 : 북한에서는 한복을 입는다고 했지만 남한에서는 서양식으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습니다.

예은 : 보통 세 벌을 빌리거든요. 본식에 입을 드레스와 식전에 웨딩 촬영이라고 사진을 찍는데 그 사진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각자 사진첩을 만들어서 추억거리로 남겨 두거든요. 또 본식 이후에 하객들에게 인사하면서 입는 드레스가 있어요.

클레이튼 : 하나만 입으면 되지 않아요(웃음)?

예은 : 화장 비용도 많이 들어요. 그런 비용을 다 더하면 어마어마하고요. 신혼여행이라고 식이 끝난 다음에 신혼부부가 같이 여행을 가요. 국내로 가면 좀 싸지만, 해외로 가면 비행기에 일주일 정도 호텔 비용까지. 진행자 : 요즘 국내로 가는 사람 거의 없을 걸요.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이 미국도 거의 비슷하죠?

클레이튼 : 네, 완전히 똑같아요.

진행자 : 미국에서도 평균 결혼식 비용이 4천만 원이래요. 남한보다 좀 더 비싸요.

클레이튼 : 네,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평균은 3만 불인데, 지역마다 다르겠죠. 켄터키 주와 뉴욕 주가 같을 수는 없으니까.

진행자 : 뉴욕은 거의 7~8만 달러던데요. 결혼식은 어디에서 해요?

클레이튼 : 미국은 1차, 2차가 있어요. 1차는 보통 교회에서 예배하고, 2차로 호텔 등에 식사하러 가요.

진행자 : 그럼 결혼식 자체는 교회에서 하는 거예요? 남한 같은 웨딩홀 없어요?

클레이튼 : 있을 수도 있는데, 흔하지는 않아요.

예은 : 하긴 헐리우드 배우들 결혼식 보면 해변에서도 하고, 식장에서 하는 건 못 봤어요.

클레이튼 : 대부분 결혼식은 교회에서 하는데 야외에서 하기도 해요.

진행자 : 그럼 미국에서는 결혼식 비용이 왜 그렇게 많이 드는 거예요? 식사비용 때문인가요?

클레이튼 : 남한만큼 준비할 게 많아요. 사진 찍는 사람 등.

진행자 : 식장 임대료만 안 들고...

클레이튼 : 장소는 만 불, 천만 원 정도.

진행자 : 교회에서 해도 비용을 내는 거예요?

클레이튼 : 네, 어렸을 때부터 그 교회 다녔으면 안 낼 수도 있는데 제가 결혼식을 해본 적이 없어서(웃음).

진행자 : 하긴 남한의 명동성당 같은 곳에서 결혼할 때도 돈을 많이 내야 해요. 미국에는 없는 과정이 남한에 또 있죠?

예은 : 네, 일단 양가 부모님에게 드리는 예단이 있어요.

진행자 : 부모님뿐만 아니라 친척들에게도 하죠. 많이 줄이고는 있지만, 삼촌, 이모, 고모 등까지는 다 할 거예요.

예은 : 아, 제 주변에서는 많이 생략하는 편인데 예단이라고 하면 보통 신부 쪽에서 시댁에 해요. 이불이나 한복, 명품가방... 요즘은 그쪽에서 원하는 걸 보낸다고 해요.

진행자 : 북한은 없어요?

광성 : 있어요. 그냥 신부 집에서 준비는 하는데 고가는 아니고 양복이나 한복, 이불. 남한에서는 가끔 보면 남자 쪽에서 여자 쪽에 이런 걸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더라고요. 이해가 안 됐어요.

진행자 : 그런 걸로 싸우기도 해요. 흔히 그런 거죠. 의사, 판사 아들을 둔 시어머니가 ‘내가 아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하면서.

예은 : 드라마에 많이 나오잖아요(웃음). 그런데 실제로 시댁에서 원하는 예단을 안 해가면 그 며느리는 평생 힘들다고 해요. 그래서 여자 쪽 부모님들이 대부분 어떻게든 마련해서 보내려고 하죠.

진행자 : 허례허식이라는 걸 알면서도 못해서 책잡히느니 빚을 내서라도 하려고 해요. 예단도 있지만 예물도 있죠?

예은 : 예물은 보통 남자 쪽에서는 반지를 준비하고, 여자 쪽은 시계를 선물해요.

진행자 : 비싸죠. 그래서 요즘 신혼부부들은 예단을 생략하는 대신 예물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광성 : 그게 맞는 거 아닌가요? 키워주신 부모님도 중요하지만 결혼은 당사자들이 하는 건데.

진행자 : 일가친척까지 다 챙기기는 힘들죠. 그런데 결혼이 당사자들만의 문화가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다 보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나의 형은 아들이 결혼할 때 나한테 선물을 줬는데, 우리 아들 결혼할 때는 아무것도 안 하면 좀 불편하죠.

폐백이라는 것도 있지 않아요?

예은 : 네, 전통적으로 보자면 결혼 후에 신부가 시댁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시댁 어른들이 덕담을 하는 건데 요즘은 식장에서 모든 걸 해결해요.

진행자 : 그래서 식장에서 웨딩드레스 입고 있다가 한복으로도 갈아입는 거예요.

예은 : 한복으로 갈아입고 부모님께 절하면 대추 던지고... 형식적이죠.

진행자 : 그래서 결혼식 당일 신랑, 신부가 정말 바쁘대요. 할 게 많고, 옷도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하잖아요.

여러분은 이런 결혼식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아직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겠지만.

광성 : 저는 남한에서 처음 결혼식을 갔을 때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보기에는 좋잖아요, 북한 촌놈이 와서 처음 보니까. 그래서 이런 걸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느냐고 물어봤더니 2006년 당시에도 벌써 천만 원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못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굳이 저렇게까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간단하게 하고 싶어요, 같이 즐길 수 있고. 그런데 아내 될 사람이 꼭 해야 한다면...

진행자 : 그럼요. 남한에서는 이런 문화가 보편적이라서 ‘나만 왜 안 해?’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예은 : 저도 교회 지인 등의 결혼식에 간 적이 많거든요. 기억에 남는 건 음식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축하는 해드리는데, 어디를 가나 비슷한 식이 진행되니까. 당사자들도 결혼을 했다고 알리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하객들에게 축하받는 느낌은 못 받을 것 같아요.

진행자 : 결혼식장이 보통 5~10층짜리 건물인데 각 층마다, 내지는 한 층에서도 2~3팀이 동시에 결혼식을 올려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계속해서 결혼식이 있는 것 같아요.

클레이튼 : 무슨 공장 같아요(웃음).

진행자 : 가끔은 잘못 찾아가기도 하죠(웃음). 그럼 클레이튼은 남한 결혼식 보고 많이 놀랐어요?

클레이튼 : 충격 받았어요. 공장에서 찍어 내듯이 똑같이 30~40분 만에 끝내고, 식당가서 밥 먹고 끝. 아무 매력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 결혼식 가기 싫어서 친한 사람 아니면 안 가요.

예은 : 안타까운 게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와 얘기할 시간이 없어요.

클레이튼 : 네, 인사하고 끝이에요.

예은 : 식당에 가면 결혼식에 따라 자리가 나뉘어 있거든요. 한 시간 안에 빨리 먹고 나가야 해요. 왜냐면 다음 결혼식이 있으니까 그 하객들도 맞을 준비를 해야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정말 공장처럼 찍어내는 결혼식을 하고 있죠.

진행자 : 저는 그래서 결혼식장에서 밥을 잘 안 먹어요. 물론 내가 축의금을 냈으니까 그만큼 먹어야 하는 건 아는데, 너무 정신없으니까 결혼식장에서 먹고 싶지 않아요.

광성 : 저는 축의금 내고 시작하는 거 보고 바로 식당가서 밥 먹어요(웃음).

진행자 : 그런 사람 많아요. 얼굴 도장만 찍고 바로 식당으로 가는.

광성 : 어차피 똑같이 진행하니까요.

청취자 여러분은 남한의 결혼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쁘고 화려하지만, 왠지 우리 청년들은 좀 다른 결혼식을 바라는 것 같죠? 청년들이 바라는 결혼식은 어떤 모습인지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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