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2) 남한 병원 시설 좋고 싸다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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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한중 CEO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이 서울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2015년 한중 CEO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이 서울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면,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플 때 이래저래 힘듭니다. 병원에 찾아가는 것부터 관련 제도를 몰라서도 걱정이 앞서는데요. <청춘 만세> 지난 시간부터 의료 환경, 또 일반인들이 누릴 수 있는 의료 혜택 등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어요. 남한의 의료 환경에 대해 우리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또 남한에서 생활하는 탈북민들이 의료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없을까요? 청년들의 얘기 들어보시죠.

진행자 : 광성 군이나 클레이튼은 남한에서 병원을 가봤잖아요. 대학병원, 종합병원이라 부르는 대규모의 병원에 가지는 않았고, 그냥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간 것 같은데 시설은 어때요?

광성 : 당연히 좋죠. 북한 얘기를 먼저 하자면 북한은 시설이 좋지 않아요.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고, 입원실도 좋지 않아서 제가 어렸을 때는 한 병실에 여러 질환의 환자들이 다 섞여 있었어요. 남한에는 대학병원도 있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병원도 있고, 개인병원도 있는데 북한은 개인이 병원을 운영하지 못해요. 북한에서는 진료 받으러 가면 사람도 많고 체계도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 많이 기다려야 해요. 남한은 체계가 잘 돼 있어서 바로바로 치료받을 수 있잖아요.

진행자 : 남한은 개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많으니까 빨리빨리 처리해야 돈을 많이 벌죠(웃음).

클레이튼 : 제가 처음 남한에서 병원 갈 때는 거의 기대하지 않았어요. 동네병원이니까 시설이나 기술도 별로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척 깨끗하고, 그때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미국 의사한테 보여줬더니 ‘이거 어디서 찍었나?’ 한국의 동네 병원에서 찍었다고 했더니 화질이 정말 좋다고 했어요(웃음).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어쨌든 한국 병원은 깨끗하고, 처리도 빠르고, 가격도 훨씬 싸요.

진행자 : 클레이튼이 대학원 다닐 때는 의료보험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자동으로 건강보험료가 납부되거든요.

클레이튼 : 대학원 때 의료보험 없었지만 그때도 별로 비싸지 않았어요.

진행자 :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않았어도 비싸지 않았다는 말이죠?

클레이튼 : 네, 미국에서는 보험 있어도 그보다 비싸요.

예은 : 미국에서 맹장수술 한 번 받으려면 가산을 탕진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긴 해요.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그 정도로 비싸다고.

클레이튼 : 미국 사람들은 소득의 10%를 건강보험에 쓰는 것 같아요.

진행자 : 남한에서는 직장인의 경우 자동적으로 월급에서 건강보험료를 떼는데 보통 소득의 6%예요. 3%가 자기 부담이고, 3%는 회사에서 내주죠. 전체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고 개인적으로 사설 기업에 가입하기도 해요. 미국은 어때요?

클레이튼 : 몇 년 전까지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험이 아예 없었고요. 가장 싼 건강보험도 소득의 10%는 내야 해요. 당연이 보장이 더 좋은 건 20%도 들죠. 개인적으로 1년에 2000~4000달러, 가족이면 2만 달러 정도 내요. 저도 이 통계 보고 조금 놀랐어요. 절대 미국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진행자 : 그럼 클레이튼 입장에서 남한에서는 건강보험료는 적게 내면서 수준 있는 의료혜택을 받는다고 생각되나요?

클레이튼 : 네, 그런데 미국의 월급이 한국보다는 많으니까. 그래도 보험이 비싸긴 하죠.

진행자 : 광성 군은 남한 병원에 갔을 때 비싸다고 느끼는 편이에요, 싸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광성 : 일단 탈북민들은 의료혜택을 받아요. 병원이나 국가에서 대부분 지원해 주는데, 소득이 월 200만 원(2000달러) 이상이거나 재산이 있으면 그 혜택이 없어져요. 저는 취직을 해서 국가 건강보험료도 내고, 민간 업체에 내는 보험도 있어요. 지금도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북한은 100% 무료, 무상 진료, 무상 치료라 예전에는 좋았지만 90년대 이후부터는 무료라는 개념이 없어졌으니까요. 의사들도 몰래 돈 받고 치료를 하고, 집에 중국 약을 두고 팔기도 해요.

진행자 : 남한은 전액 무상은 아니잖아요. 소득의 일부를 건강보험료로 내기는 하지만 실제 병원에 가면 전체 진료비 중에 20%에서 많게는 60%까지 자기가 낸단 말이에요. 보통 감기나 복통 정도는 약까지 다 타고도 만 원, 그러니까 10달러를 안 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술 등을 하면 자기 부담이 많아지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사람들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 외에 민간 업체에 보험을 따로 들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는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니까 몸이 아파도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 탈북민들의 경우 남한에서는 병원을 잘 이용하나요?

광성 : 네, 잘 이용하세요. 특히 나이든 분들은 자주 이용하고.

진행자 : 65세 이상은 자기 부담금이 1500원이거든요.

광성 : 거의 안 내죠, 저희 부모님도 자주 이용하세요.

진행자 : 그런데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남한의 주사나 약은 잘 안 듣는대요, 너무 약해서.

광성 : 약이 좀 달라요. 북한에서 90년대 중반 이전에는 자체 생산하는 약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끊기면서 약들이 중국에서 넘어 와요. 개인이 장사를 하면서 중국에서 약을 사다 북한에 파는데, 중국 약이 세거든요.

진행자 : 그게 약이라기보다는... 그러니까 병원이나 의료진을 통해 판매되는 약이 아니라 장마당에서 그냥 살 수 있다고 하던데요.

광성 : 네, 그나마 의사들이 약을 팔면 낫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약을 팔면 위험할 수 있는데 의사가 처방을 적어주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약을 찾아서 사라고. 어쨌든 그런 약에 내성이 생겨서 남한 약은 안 듣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따로 중국에 약을 부탁해서 먹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진행자 : 그런데 그 약이라는 게 중국 내에서도 유통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예전에 탈북민에게 들었는데, 감기 몸살 때 그걸 먹고 몇 시간 땀을 흘리고 나면 낫는다는 거예요.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북한에서 ‘얼음’이라고 하나요?

광성 : 네, ‘얼음’ 또는 ‘삥두’라고 하는데 마약 성분이죠.

진행자 : 그걸 자꾸 먹다 보니까 남한에서 처방하는 웬만한 약은 듣지를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광성 : 북한에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삥두를 먹으면 나으니까 어딘가 아프면 그걸 먹는대요.

예은 : 국내에 반입이 가능해요?

광성 : 아니요, 마약이니까.

예은 : 제가 듣기로는 중국도 경제는 시장경제지만 공산주의잖아요. 그래서 일반적인 의료서비스가 좋지는 않다고 들었어요. 가짜 약도 많고, 워낙 위조품이 많다 보니까 조심해야 하는데 그게 북한 장마당에 풀리고 있으면 위험한 거죠.

광성 : 그렇죠, 한때 중국에서 들어온 감기약을 먹고 죽은 사람들도 있어요. 보통 약을 수입할 때는 의료당국에서 확인을 하잖아요. 하지만 북한에는 검증이 안 된 중국의 싼 약들이 대거 들어오니까 위험하죠.

예은 : 북한에서도 감기나 이런 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료가 되잖아요. 그런데 큰 병에 걸리면 큰일 나겠네요? 돈도 없고, 의료시설도. 암 같은 병에 걸리면 거의 포기해야 하나요?

광성 : 그렇다고 봐야죠. 돈이 있으면 중국에서 유명한 약을 부탁해서 먹기도 하지만 그거야 임시방편이고 회령은 회령병원에서 웬만한 건 치료하고, 안 되면 청진, 그것도 안 되면 평양으로 나가야 하는데 당연히 돈이 많이 들죠. 또 남한처럼 발전된 의료시설과 기술이 없다 보니까 많이 어렵죠.

진행자 : 남한에서는 성인이 되면 2년에 한 번씩 직장이나 지역에 연결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잖아요. 기본적인 엑스레이 촬영, 혈액, 소변 검사 등을 통해서 건강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데 다들 경험이 있죠?

클레이튼 : 남한에서 처음 원어민 강사로 일할 때 건강검진 꼭 받으라고 했어요. 대학원 입학할 때도 받았고, 1년 전에 회사 취직할 때도 받았어요.

예은 : 심지어 시간제로 일해도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할 때는 보건증을 받아가야 해요.

진행자 : 북한에는 그런 제도도 없어요?

광성 : 없죠. 북한에서는 엑스레이를 찍을 때도 큰 병원에 가야 해요. 남한에는 동네 병원에 다 있잖아요. 최근에 북한에서 온 친구한테 들었더니 요즘은 수술할 때도 개인이 마취약, 항생제, 수술도구까지 들고 찾아가서 의사한테 돈을 줘야 수술을 받을 수 있대요.

북한의 의료 환경에 대해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 청년들이 무척 안타까워하죠? 그렇다면 북한에서 의료적으로 가장 개선돼야 할 점은 어떤 걸까요? 남북한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문제되는 질환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계속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청춘 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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