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1) 개고기 먹는 야만인?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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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보신탕 음식점이 골목 앞에서 동물보호단체 소속 회원들이 개고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보신탕 음식점이 골목 앞에서 동물보호단체 소속 회원들이 개고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벌써 9월입니다. 아직 더위가 남아 있긴 하지만 7~8월 가마솥더위에 비하면 한결 숨통이 트이죠?

예은 : 요즘 날씨가 나아져서 살 것 같아요. 올해는 정말 더웠거든요.

진행자 : 한반도에는 ‘삼복더위’라는 말이 있잖아요. 클레이튼 무슨 뜻인지 알아요?

클레이튼 : 그때 너무 더워서 특정 음식을 먹어야 기운이 난다고 들었어요.

진행자 : 네, 초복, 중복, 말복이 있는데 ‘복(伏)’이 한자로 ‘엎드릴 복’이래요. 가을 기운이 여름 기운에 맞섰다가 3번을 엎드린다고 해서 그만큼 덥다고 삼복더위라고 하는데 클레이튼이 말한 것처럼 그 기간 너무 덥고 지치니까 몸을 보양해야 더위를 잘 견딜 수 있다고 해서 뭔가를 먹죠. 지난 복날에 뭐 먹었는지 기억해요?

예은 : 저는 삼계탕이요.

클레이튼 : 저도.

예은 : 추어탕도 먹었어요. 저는 복날을 챙기지 않는 편인데 저희 아버지가 꼭 챙기시더라고요.

진행자 : 어른들이, 50대 이상인 분들이 잘 챙기는 것 같아요.

클레이튼 : 중복에 삼계탕 먹었는데 식당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렸어요. 삼계탕 인기가 엄청 많더라고요.

진행자 : 삼계탕 안에 들어간 닭이 굉장히 작던데 비싼 곳은 만5천 원, 15달러 정도더라고요. 이렇게 보통 복날에 삼계탕, 추어탕, 장어 먹는 분들도 있고.

광성 : 저는 개고기를 먹었어요.

진행자 : 개고기 먹었어요? 흔치 않은데.

광성 : 저희 부모님이 좋아하시는데 7월에 생신도 있어서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개고기를 먹고 왔어요.

진행자 : 그런데 어디에서 먹었어요?

광성 : 서울 대림동에 중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이 있잖아요. 그쪽에서 많이 팔아요. 남한에서 파는 개고기는 양념이 좀 덜 된 듯해서 입에 잘 안 맞는데 조선족들이 먹는 방식이 북한과 비슷해요. 차이나타운에 가면 조선족들이 개고기 파는 곳이 많으니까.

진행자 : 요즘은 복날에 대부분 삼계탕 먹지만 30~40년 전만 해도 삼계탕 못지않게 개고기, 흔히 보신탕이라고 하죠.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광성 군이 개고기를 먹었다고 당당하게 얘기했는데 솔직히 이 얘기 듣고 어떤가요?

예은 : 저는 괜찮아요. 한국인이라서 주변에 개고기 먹는 사람도 있고. 물론 젊은 사람들, 특히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개고기라고 하면 질색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집은 애완견도 없고, 저희 아버지도 잘 드셔서.

진행자 : 예은 씨는 개고기를 먹어봤어요?

예은 : 저도 먹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즐기지는 않아요.

진행자 : 언제 마지막으로 먹어봤어요?

예은 : 한 3~4년 전이요. 그런데 주변에서 ‘개는 소, 돼지와 다르고 반려동물인데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고 말을 하니까 괜히 불편해서 고기는 못 먹고 국물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진행자 : 클레이튼은 어때요?

클레이튼 : 먹어본 적 없고, 먹어볼 생각도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개를 키워서 좀 이상해요. 개고기 먹으면 그 개가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 아버지가 농장에서 일 하시는데 한번 놀러가서 소를 만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그 소 3~4주 뒤에 도살장으로 보낼 거라고. 갑자기 못 만지겠더라고요. 외국인들은 대부분 이런 기분일 거예요. 제가 아는 외국인 중에 개고기 먹은 사람은 없어요.

진행자 : 사실 이번 여름에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게 개고기 찬반 논란이었거든요. 지하철 역 벽 등에 광고를 하잖아요. 지금도 보면 개식용, 그러니까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합니다’라는 판이 걸려 있기도 하고요. 서울 종로나 광화문 등에서 개식용 반대 시위도 하고, 반대로 개고기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생존권을 위협하지 말라며 시위를 하더라고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나요?

광성 : 저한테는 색다르게 보이죠. 어릴 때부터 개고기에 대한 별다른 느낌이 없으니까요. 동서양 생각의 차이겠지만, 서양에서는 개를 집안에서 키우고 반려동물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동양에는 그런 문화가 나중에 들어왔으니까. 북한은 요즘 들어 평양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개는 집에서 키우는 그냥 가축이었어요. 그러니까 돼지고기, 닭고기 먹듯이 개고기를 먹었죠. 개식용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면 좀 모순이 있지 않나.

예은 : 서로 다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기 가족 같은 동물을 먹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반대하는 걸 이해하는데, 개고기를 먹는 사람도 기호고 문화니까 인정해 줘야 하잖아요.

진행자 : 클레이튼은 어떻게 생각해요? 미국에는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없고 남한에서 7년째 생활하면서... 클레이튼이 일하는 사람들이 30~40대라면 복날에 개고기 먹으러 가자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 윗세대라면 ‘개고기 먹어줘야 하는데’ 이런 얘기 나오거든요.

클레이튼 : 남한에 오기 전에는 아예 몰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충격 받았죠. 한국 친구가 저한테 개고기 먹느냐고 물어보는데 개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남한에 계속 살다 보니까 이제는 이해하게 됐어요. 일단 문화가 다르고, 한국은 1960~70년대까지는 살기 어려워서 음식도 많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개고기 먹는 것을 이해하게 됐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소, 닭도 먹으니까. 하지만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 거예요.

진행자 : 서울 도심에서 시위하는 사람 중에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반대한다’고 써서 시위하는 외국인도 있더라고요.

클레이튼 : 저는 개고기를 먹을 생각이 전혀 없지만 반대하지는 않아요. 학대하지 않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진행자 : 광성, 예은 씨도 말했지만 문화 자체가 바뀐 면이 있죠.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파트보다는 일반 주택이 많다 보니까 북한에서는 땅집이라고 하죠. 대부분 개를 마당에서 키웠어요. 사료를 따로 주기보다는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을 줬고. 그러니까 닭, 돼지와 비슷한 개념이었는데. 90년대 이후에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개를 마당이 아니라 집 안에서 키우게 됐잖아요. 그러면서 사람처럼 씻기고, 옷도 입히고, 먹는 것도 사료를 따로 주고. 지금은 애완동물도 아니고 반려견, 그러니까 동반자처럼 생각하니까, 서양에서도 대부분 개를 친구처럼 생각하니까 개를 먹는다고 하면 야만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거죠.

예은 : 그런데 개고기를 먹는 나라가 꽤 있어요. 주로 아시아권이긴 하지만.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에서도 먹는대요. 그리고 유럽에서는 스위스에서 개고기가 거래되지는 않지만 자기가 기르는 개를 먹을 수 있다고 해요.

진행자 : 개고기 문화 자체가 중국에서 고려 때 들어왔다는 말이 있는데 과거에는 한반도에 먹을 게 많지 않았고 소나 돼지는 농경사회에서 활용할 일도 많으니까 쉽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통로가 집에서 키우던 개였죠. 그리고 저도 어렸을 때는 특히 몸이 아프면 엄마가 개고기를 사다 요리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개고기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소고기에 비해 체내 소화, 흡수율이 쉽다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환자들한테는 개고기를 권유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광성 : 저도 들은 얘기인데, 한국에서 많이 먹는 순대가 원래는 고려 때 함경도 지방에서 개 내장으로 만들어졌다 돼지로 바뀐 거라고 해요. 북한에서도 아픈 사람은 개를 잡아서 엿을 섞어서 먹기도 해요. 그게 사람 몸에 정말 좋다고 해요. 거의 보약처럼 먹어요. 제 경험에 의하면 개고기를 먹으면 힘이 나긴 해요(웃음).

클레이튼 : 남한의 다른 친구도 그렇게 말했어요. 힘이 없을 때는 개고기 먹으면 힘이 생긴다고.

예은 : 보신탕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서 기운이 나는 것처럼 느껴진대요.

광성 : 우리가 애완견이나 반려견을 먹는 게 아니라 식용이 따로 있어서 먹는 건데 그것까지 반대하는 건 이해가 안 돼요.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고기, 그러니까 단고기를 먹는 게 뭐가 문제일까... 생각되시죠? 하지만 남한에서는 개를 키우는 문화가 예전과 많이 달라지면서 개고기를 먹는 모습도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덩달아 개식용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나눠보겠습니다. 참,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개고기가 다른 고기에 비해 특별히 영양가가 높거나 소화, 흡수가 쉬운 건 아니라고 하네요.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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