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3) 금연 캠페인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7.11.02
quit_smoking_umbrella-620.jpg 지난달 18일 울산시 북구 약수초등학교 전교생 100명과 교직원이 함께 각자의 개성이 담긴 금연 우산을 만들어 비 오는 날 금연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자연스럽게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한의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금연 공익광고입니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결국 담배의 나쁜 성분들은 우리 몸에, 또 주위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인데요. <청춘 만세> 흡연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어요. 담배를 피우면 뇌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화학작용이 단 7초 만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중독성이 강해 건강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끊기 힘든데요. 그래서 남한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청년들과 이 얘기를 나눠보죠.

진행자 : 북한에 계신 분들, 또 탈북민들은 흡연의 심각성을 알게 됐으면서도 왜 담배를 못 끊을까요?

광성 : 중독, 그리고 습관성. 심심하면 그냥 손이 가요.

예은 : 담뱃값이 올랐잖아요. 비싸도 계속 사는 거예요?

광성 : 그렇죠, 처음에는 흡연자들의 불만이 정말 많았어요. 가격이 올라서 담배를 끊는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반면 그럼에도 계속 피우는 분들이 많죠.

진행자 : 남한에서 담배 가격을 올린 게 2015년이에요. 2500원에서 4500원으로 거의 두 배를 올렸는데 초반에는 담배 소비가 좀 줄었대요. 그런데 생각해봐요. 요즘 커피 한 잔이 5000원이니까 커피 한 잔 가격이나 담배 한 갑 가격이나 비슷해서 담배 좋아하는 분들은 커피 안 마시고 담배 피우는 거죠.

미국에서도 담배 비싸요?

클레이튼 : 주마다 좀 달라요. 가장 싼 곳은 5달러 정도인데, 대부분 6~8달러예요. 제일 비싼 곳은 뉴욕인데 12달러 정도고요.

광성 : 보통 선진국들은 다 비싸요.

진행자 : 북한에서도 의료 수준이 발달해서 금연에 대해 잘 홍보하고, 병원에서 의사가 당신 질환이 담배 때문이라고 하면 좀 더 경각심을 갖게 될 텐데 의료 수준도 낮고 금연에 대한 홍보도 잘 안 되니까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광성 : 그래도 세계보건기구 조사결과를 보면 2012년 북한의 흡연율이 52%였는데, 2014년에는 43.9%로 줄었어요. 평양에는 전자담배도 들어가고, 돈 있는 사람들은 전자담배를 피운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인식이 조금은 바뀌는 것 같아요.

예은 : 사회적인 인식이 정말 중요해요. 개인이 혼자 끊기는 힘들거든요. 마약이나 술 중독처럼 담배도 니코틴 중독이라서 남한에서는 보건소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연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그런 것도 많이 활성화돼야 금연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남자친구가 담배를 피우면 금연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전자담배나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을 선물하기도 하더라고요.

진행자 : 그런 광고 봤어요? 흉측한 외모의 사람들이 나와서 내가 질환을 앓게 된 것이 담배 때문이라고 말하는 공익광고도 있잖아요.

광성 : 최근에는 담뱃갑에 자극적인 그림을 넣기도 해요(기침).

진행자 : 이 기침은 편집하지 않겠습니다(웃음). 담배로 망가진 폐나 후두 등을 보여주는 거예요.

예은 : 보통 담배를 상점에서 많이 사는데, 그 광고를 보고도 사는 사람들이 너무 신기해요.

진행자 : 담뱃값 올리고, 흡연으로 망가진 장기를 담뱃갑 앞뒤로 넣어서 초반에는 담배 소비가 떨어졌는데 곧 무덤덤해진 거죠. 그런 광고는 담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차피 중독된 사람들은 보면서도 끊기 힘든데 담배에 호기심이 생겼던 사람들은 광고를 보면서 단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에는 담배 광고도 얼마나 멋졌다고요.

클레이튼 : 미국은 심했어요(웃음). 가장 유명한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카우보이, 완전 상남자 같은 남자가 나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선글라스 낀 낙타가 아주 멋있게 담배를 피워요. 예전에는 이런 광고를 자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정책 때문에 90년대 초반부터 없어졌어요.

진행자 : 그런 광고는 남성미를 드러내는 데 담배가 필요하다는 식이잖아요.

클레이튼 : ‘멋있다, 나도 담배 피우고 싶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진행자 : 요즘은 어떤 배우가 그런 광고를 찍으면 난리가 날 거예요. 남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안 나오거든요. 영화를 방영할 때도 담배 피우는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안 보이게 하죠.

클레이튼 : 그거 정말 웃겨요. 미국에서는 텔레비전에서도 흡연 장면 그냥 나와요. 예은 : 남한에는 만화영화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들이 많잖아요. 제가 본 만화영화 중에서 한 등장인물이 담배를 피우는 게 특징이에요. 매번 담배를 피우는데 그걸 사탕으로 바꿨더라고요. 그런데 연기는 못 지우니까 연기는 계속 나오는 거 있죠(웃음).

진행자 : 세계보건기구 조사를 보면 미국 청소년의 37%가 영화 흡연 장면을 보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대요. 그러니까 무시 못하는 거죠.

예은 :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대부분 잘 생기고 멋있잖아요. 그런 배우들이 담배를 피우면 청소년들에게는 ‘멋진 성인이라면 담배를 피울 줄 알아야지’라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호기심으로 흡연을 처음 시작하기도 하고. 제가 봐도 멋있거든요, 배우들이 담배를 피우면.

진행자 : 실제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흥행한 영화의 59%에 흡연 장면이 포함돼 있대요. 남한에서도 따로 조사했는데,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흥행 순위 10위 안에 든 영화 중에 청소년 관람불가, 그러니까 청소년이 보면 안 되는 영화에는 11편에서 215개의 흡연 장면이 있었고, 청소년이 봐도 되는 영화 84편 중에도 400개 흡연 장면이 나온대요. 그 가운데 46%는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합니다. 멋지고 잘생긴 배우들이 흡연을 하니까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죠.

광성 : 오늘은 제가 왠지 숙연해지네요(웃음).

진행자 : 광성 군은 남한에서 10년간 생활하면서 북한에서와 달리 금연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

광성 : 몇 번 시도는 했어요. 그런데 살이 찌더라고요. 뭔가 대체할 것을 찾다 보니까 간식을 자꾸 먹어서. 미국에서 8개월 있을 때는 6개월 정도 담배를 끊었어요. 학교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곳이어서. 그런데 남한에 도착한 순간,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눈에 보이니까 자연스레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더라고요. 저는 혼자 있을 때는 담배를 거의 안 피우는데 밖에 나가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더 피우는 것 같아요. 단번에 내 의지로 끊기는 힘들겠지만 조금씩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진행자 : 아직 끊지는 못했지만 담배를 피우면 해롭다는 경각심은 북한에 있을 때보다 생겼어요?

광성 : 확실히 생겼죠.

진행자 : 사실상 북한에서 여성들도 몰래 담배를 피울 거라고 했는데, 특히 여자는 출산을 하니까 임신하고 담배를 피우면 기형아 출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훨씬 높아진대요. 그리고 50세 이전에 금연한 사람은 계속 흡연한 사람보다는 사망할 위험이 50% 정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주 얘기하지만 남한에서는 건강 챙기고 잘 먹고 운동하니까 평균 수명이 높아졌는데, 아프면서 오래 사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죠. 이 방송 들으면서 북한 청취자 여러분도 흡연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굳이 안 피워도 되는 담배, 끊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광성 군의 각오를 들어볼까요(웃음)?

광성 : 일단 담배를 일찍 시작한 건 지금도 후회되고 안타까워요. 북한에 관련 정책이 있었으면 청소년들의 흡연이 줄었을 텐데 담배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려 있어서. 나중에 통일이 되면 북한에 가서 청소년의 흡연을 막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진행자 : 그러려면 광성 군이 담배를 먼저 끊어야 하지 않을까요?

광성 : 끊어야죠. 차근차근 끊어나가겠습니다. 솔직히 앞으로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예은 : 아무래도 전반적인 인식이 안 피우는 걸 좋아하니까 사람을 소개받더라도 남자가 담배를 안 피운다고 하면 더 선호해요.

진행자 : 사실상 남한에서도 많은 성인 남성들이 담배를 피우지만 여자친구나 아내, 아이들이 흡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승강기만 같이 타도 냄새가 나거든요. 광성 군이 말한 것처럼 좋은 사람 만나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려면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웃음). 좀 전에 너무 두루뭉술하게 얘기했거든요. 구체적인 금연 계획을 들어볼까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해야 효과가 있어요.

광성 : 제가 지금 이틀에 한 갑 정도 피우는데 올해 안에 일주일에 한 갑으로 줄이고 내년에는 아예 끊겠습니다.

진행자 : 연말에 확인해서 광성 군이 다짐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우리에게 밥을 사는 것으로 하죠(웃음).

광성 군도 금연 계획을 세웠으니까 북한 청취자 여러분도 함께 금연 계획 세우셔서 담배 끊었으면 좋겠네요. 다 함께 인사드리면서 이 시간 마무리하겠습니다.

다 함께 :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진행자 : <청춘 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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