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피할 수 없는 미래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4.08.27
unification_ads_nyt-305.jpg 지난 2월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에 게시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적은 광고판.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후속 프로그램으로 <통일로 가는길>이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 이 시간에 방송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노재완입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한반도 통일문제를 주제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 첫 시간에는 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생각을 살펴봅니다.

[INT: 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생각]

시민1: 저는 통일이 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워낙 불경기고 먹고 살기 힘든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2: 같은 민족이니까요. 그리고 같은 가족으로서 왠지 통일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3: 오랫동안 역사를 공유했고, 사실 지금도 공유하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시민4: 통일이 돼야 하는 건 맞지만, 아직 그럴만한 기반이나 여건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민5: 저는 통일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지금보다 더 불안정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방금 들으신 것처럼 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생각은 다양합니다. 대체로 통일을 해야 한다는 쪽이 많지만, 마지막에 나온 말처럼 반대의 의견도 있습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쪽은 통일 이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통일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도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통일을 얘기할 때 북한은 ‘적화통일’을,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을 의미합니다.

냉랭한 남북관계와는 별개로 최근 한국 사회에서 통일 논의가 활발한데요.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제시하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은 짧은 시간에 한국 사회에서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박은 보통 ‘대박이 터지다’의 형식으로 쓰여 ‘흥행이 크게 성공하다’, ‘큰 돈을 벌다’의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통일대박은 경제적 부분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념과 명분을 떠나 남북한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얼마 전 8.15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국민 의식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먼저 10명 중 6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공감한다는 답을 했습니다. 어찌됐든 통일이 희망이라는 거겠죠.

하지만 한국 국민들은 여전히 북한 김정은 정권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응답자 4명 중 3명이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특히 절반 이상이 ‘매우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북교류를 제한한 5.24대북조치에 대해선 해제보다는 유지하는 쪽에 더 찬성했습니다.

유영조(서울시민): 저도 군대갔다 온지 얼마 안됐지만, (북한 도발로) 오히려 관계만 악화될 뿐이지, 앞으로 더 긍정적으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른들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그렇다면 통일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은 통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학생1: 통일해서 (남북이)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학생2: 핵 같은 걸로 협박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학생3: 북한 주민들이 남한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학생4: 통일이 복잡하다는 걸 느끼게 됐고요. 통일이 되기 쉽지 않다는 걸 생각했어요. 하지만 통일은 반드시 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생5: (통일이 되면) 단기적으로 보면 독일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조금만 더 멀리 보면 나중에 더 부강하고 잘 사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박중현 양재고 교사: 실상이 이렇고,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것 같고요. 같이 고민하고 생각한다면 학생들이 균형적인 시각을 갖게 될 거고요. 결국엔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교육부와 통일부가 지난 6월 전국 200개 학교 11만 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중고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의 53.5%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26%가 ‘보통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교원(교사)들이 느끼는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이보다 더 못합니다. 교원들은 학생들이 통일은 필요하지만 절박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5명 중 1명이 ‘통일이 필요없다’는 의견을 제기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유상용 초등교사: 요즘 아이들을 보면 통일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관심 분야에서 일단 먼 것 같고요. 또 북한과 관련해서도 지극히 일부 학생들만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뭘까요? 토론회에서 고등학교 학생이 했던 말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윤세정(고등학교 학생):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남북한 동질감 형성에 축이 됐던 이산의 세대 중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거나 고령이 되시어 이제 북한은 더 이상 찾아보아야 할 고향이거나 만나야 할 가족이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청소년들에게 없습니다. 입시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학생들에게 통일이나 북한은 너무 막연한 주제입니다.

이처럼 통일에 대해 청소년들이 느끼는 거부감은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올바른 지식을 체계적으로 교육함으로써 극복 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소년에 대한 통일시대에 맞는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통일관련 단체들이 학생들의 통일교육을 위해 앞장 서고 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기 위해 탈북자들이 학교 통일교육 현장에 직접 나서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잠시 통일교육 현장을 들어가보겠습니다.

탈북대학생: 저처럼 탈북해서 한국에 온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학생: 500명요.
학생: 2만명..
탈북대학생: 네, 2만명 근접했습니다. 아, 2만3천명 누구죠? 맞습니다. 나오셔서 선물 받아가세요.

최근 한국 정부는 학생들의 통일의식 고취를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통일교육주간 행사입니다. 통일교육주간 행사는 5월 마지막 주 전국 초중고 학생들에게 통일을 주제로 특별수업을 실시하는 건데요. 이 기간 통일부 장관과 차관을 비롯한 통일부 간부들이 모교나 자녀학교 등을 방문해 일일 교사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한반도 통일은 시기가 문제지 반드시 이뤄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통일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인 것입니다. 통일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통일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통일미래 제시라고 말합니다.

안찬일 대북 통일정책 전문가: 통일됐을 때 한 가정이 쌀을 한 포대 먹었던 것을 두 가정이 한 포대를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 있는데요. 1년 만 그렇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우리에게 10포대의 쌀이 돌아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는 8천 조의 지하자원이 있고, 우수한 노동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이 되면 우리도 진정한 대륙 국가가 되는 겁니다.

최근 남북 상황으로 볼 때, 통일은 여전히 멀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군사분계선 사이에서 100만 명이 넘는 군인들이 상대쪽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습니다. 독일 역시 통일이 될 무렵까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통일은 둘이 하나가 되는 겁니다. 사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한 집을 이루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참고 살면서 맞춰가고 그렇습니다. 하물며 서로 미워하며 오랫동안 헤어져 살아온 두 체제가 하나 되는 건 더 더욱 힘든 일이겠지요.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한반도 통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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