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홍익사상에 기반둬야”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4.10.01
global_peace_leadership-700.jpg 지난 9월 3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지구촌평화실현을 위한 지도자대회’에서 에드윈 퓰러(Edwin Feulner)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RFA PHOTO/노재완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남북한은 60년을 넘게 따로 살아왔는데요. 어찌 보면 남보다 못한 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분단 이후 남북은 줄곧 통일을 외쳐왔습니다. 세뇌교육을 받은 것처럼 거의 무의식적으로 말입니다. 시대는 다원화가 추구되고 있는 21세기인데요. 시대 변화에 맞게 통일의 인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 <통일로 가는길>,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습니다. 풍요로운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은 분단의 아픔을 잘 모릅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바삐 살다 보니까 통일 문제는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통일의 당위성보다는 통일되면 뭐가 좋은지를 알게 해주는 게 맞는 얘기일 것입니다.

지난 9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는 ‘통일 한반도의 비전, 원칙 그리고 가치’라는 주제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한반도 통일의 의미를 놓고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습니다.

영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상임대표: 과연 통일된 한반도는 어떤 모델의 국가가 돼야 하는가 그리고 통일의 원칙과 가치는 무엇이냐는 문제는 우리가 진정으로 통일이 이뤄지길 원한다면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할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 결론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또한 역사적 교훈도 그러한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평화재단(GPF)과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등 여러 시민단체가 함께했는데요. 무려 500여 명이 참석해 모처럼 통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는데요. 새누리당의 김성태 의원은 집권당으로서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김성태: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또 시대적 흐름에 제대로 발맞추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특히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더 큰 책임을 느낍니다. 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들의 기대, 그리고 정부와 국회의 정책 대안 등이 함께 어우러져 알찬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오늘 나오는 소중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향후 의정 활동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영교 의원은 통일운동의 실천으로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습니다.

서영교: 작은 손길이지만, 남북통일의 밑거름을 만들고 미래 청소년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너무 보람차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평화지도자 여러분, 작은 곳이지만 이런 곳을 도와주십시오. 탈북한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통일은 더욱 더 앞당겨질 것입니다.

이날 회의에는 탈북자 1호 국회의원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도 나왔는데요. 조 의원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멀지 않은 장래에 반드시 이뤄지리라 확신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북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명철: 나치가 소멸된지가 70년이 된 이땅에 수용소가 존재하고 인권이 유린되는 소리가 계속적으로 들려오고 있어 우리 심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통일은 당위성이고 절박성인데 우리는 허공에 대고 손에 잡히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습니다.

참석자들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더 방치하면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분단의 고착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중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은 “이제는 분단의 관리가 아니라 통일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통일 과정에서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박세일: 중국이 스스로 한반도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남한 주도의 통일이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로 이어져 완충장치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기고, 또 통일과정에서 대량 난민이 발생해 중국땅으로 넘어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길 때 중국은 군사적 개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막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데 결국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정될 거라고 봅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러(Edwin Feulner) 등 해외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들도 참석했는데요. 퓰러 이사장은 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국민들의 경우 통일에 대한 생각이 세대별로 차이가 있다”면서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통일 과정에서 북한의 정치 경제체제를 받아들일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드윈 퓰러: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이 이뤄져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시장경제 원리를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인권도 유지돼야 하는데 예를 들어 북한의 인권수치가 0이고 남한의 인권수치가 10이라고 봤을 때, 통일한국의 인권수치도 10이 돼야지 절반인 5가 되어선 안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결국 통일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은 전적으로 한국 사람들 자신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통일 보다는 ‘분단의 평화적 관리’에 매달려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국제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평화통일의 방향도 모색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의 결의를 다지고 평화통일 운동을 실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첫째, 통일은 한반도와 온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8천만 한민족 모두가 참여하고 화합하는 평화적 통일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한반도의 통일은 핵문제가 없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셋째, 한반도의 통일은 식민지와 냉전의 잔재를 동시에 청산함으로써 21세기 세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번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넷째, 통일은 홍익인간이라는 한민족의 보편적 이념을 실현함으로써 한민족이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번영에 기여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통일국가가 추구해야 할 정신적 원칙과 가치입니다. 통일 방법론이나, 통일이 가져다줄 경제적 이익에 대한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문현진 세계평화재단 의장은 특히 네 번째 홍익인간의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문현진: 한국인의 꿈은 한반도 통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한국인은 홍익인간의 정신을 통해 인류의 번영에 앞장서고, 한반도,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 전역에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주인이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단지 경제적으로 부강한 강대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홍익인간의 이념과 일치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홍익인간 사상은 한반도의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념입니다. 홍익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서 인간은 천지의 뜻과 대이상(大理想)을 마음에 새겨 이를 펼치고 생활화하는 참 사람을 말합니다.

참석자들이 이번에 홍익인간을 강조한 것은 홍익사상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같다고 본 겁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뭘까요? 자유, 평화, 인권, 복지, 민주주의 같은 것들입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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