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의 요람이 된 숭실대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5.03.18
soongsil_university_305 2014년 11월 문을 연 경북 문경의 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의 모습.
사진-숭실대학교 제공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한국은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으면서 어느 해보다 통일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통일 공감대를 확산하고 통일시대 주역을 양성하기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통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해 요즘 대학가에서도 교양 과목으로 통일 강좌가 늘고 있는데요. 이번 주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최근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숭실대학교의 통일교육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숭실대학교가 통일교육을 선도하고 매진하는 배경에는 겪어 온 남다른 역사가 있습니다. 숭실대는 한반도 최초의 근대식 대학으로 1897년 평양에 설립됐는데요. 당시에는 숭실학당으로 불렸습니다. 숭실대가 제공하는 홍보 영상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숭실대 홍보영상: 조선에서 최고학부이었던 숭실대학에서 공부하는 그 당시의 학도들은 참말 인격에 있어서 학식에 있어 조선의 지도자 됨에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었다” (잡지 ‘조광’) 본래의 숭실은 온 국민이 우러르는 위대한 대학이었다. 한국 최초의 대학이라는 자부심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자진 폐교로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온 민족독립운동의 민족대학이었다.

광복 후 남북이 갈라지면서 평양에 남아있던 숭실학당 대학부는 현재 김일성종합대학으로 흡수되었습니다. 지금 서울의 숭실대는 1954년 재건된 겁니다. 숭실대는 1954년 재건 후 지금까지 ‘평양 숭실’의 복원을 학교의 최대 소명이자 책무로 인식해 왔습니다.

숭실대는 서울 재건 60년이 된 지난해, 통일시대 통일대학을 표방하고 통일시대를 이끌 창의적 지도자 육성을 위한 자체 통일교육프로그램을 구축했습니다. 대학 최초로 통일 관련 교양필수과목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개설했고, 훈련 장소라 할 수 있는 통일리더십연수원도 건립했습니다. 연수원은 경상북도 문경에 마련됐는데요. 참고로 리더십은 우리말로 하면 지도자가 지녀할 능력 또는 자질을 말합니다. 숭실대 한헌수 총장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 통일 시대를 앞당기고 완성할 수 있는 시대 정신을 가진 학생들을 배출함으로써 우리나라 통일에 공헌하기 위해 연수원을 개원하였습니다.

숭실대는 지난 3월 11일, 신입생을 대상으로 첫 번째로 통일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신입생들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과목을 한 학기 동안 인터넷 강의로 이론수업을 수강하면서 이와 별도로 학과별 연간 일정에 따라 3박 4일간 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게 됩니다. 숭실대 통일교육 담당교수인 조은희 박사는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이고 통일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체험을 통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합숙교육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조은희 통일교육 담당교수: 학교 내에서 수업으로만 했을 때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흥미와 필요성을 느끼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이미 연구를 통해서도 나온 사실인데요. 그래서 수업은 수업대로 가되 학생들을 연수원에 오게 해서 몸소 느낄 수 있게 실제적인 활동을 하자는 뜻에서 하게 됐습니다.

숭실대 통일리더십연수원의 수장인 조성기 원장은 민간 통일교육기관 최초로 만들어진 종합적인 통일교육 공간이라며 통일리더십연수원에 대해서 한껏 자랑했습니다.

조성기 통일리더십연수원 원장: 통일시대를 선도하는 통일 인재 양성이라는 큰 사명을 가지고 제3의 창학을 목표로 이 시대 화두인 통일 문제를 우리 대학이 이끌고 기독교적인 창의적 통일 리더십 훈련장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한 차수당 교육 인원은 100~160명 내외고, 약 7명의 교수와 강사진 등이 참여합니다. 합숙 기간 학생들은 일자별 주제에 따라 체험활동을 하게 됩니다. 체험활동에는 ‘겨레의 통일 봄맞이’ ‘차이를 넘어 남북 하나되기’ ‘통일한반도의 지도자 만들기’ ‘통일체험하기’ 등 다양한데요.

조은희 교수: 프로그램은 지난 학기부터 준비했고요. 통일 관련 체험 행사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처음엔 정부의 통일교육원 프로그램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에서 리더십 부분이 중요하다고 판단돼 리더십 전문가들을 초청해 통일 리더십을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합숙 기간 학생들은 탈북자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 시간은 북한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입니다. 북한의 실상을 알아야 북한을 이해하게 되고, 남북이 통일해야 하는 이유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조은희 교수: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고요. 주로 학생들의 전공과 관련된 탈북자 3명을 초청합니다. 통일은 우리 혼자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북한이라는 대상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통일 봄맞이 가요제와 체육 활동으로 한마음통일축전도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4일차에는 연수원을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이동하여 비무장지대(DMZ)와 남북출입국사무소(CIQ), 근처 도라산 전망대와 제3 땅굴 등 일대를 도보로 걸으면서 둘러보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온몸으로 되새겨 봅니다. 조 교수는 “통일교육이 통일을 이루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높아졌을 때 비로소 통일된 국가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조은희 교수: 저희도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일단 수업 또는 캠프를 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계속 받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피드백을 받고, 또 이를 분석해서 프로그램 개발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최근 한국 대학가에서 통일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통일교육을 모든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개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의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왔는데요. 이날 회의에서 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성교육과 연계하는 통일교육이 필요하며 통일교육을 대학 교양과목으로 개설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배 위원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공감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이들을 통한 주변국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역으로 젊은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대학 통일교육에 대해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는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통일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갖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도 대표는 특히 통일에 대한 대학생들의 책임의식을 강조했습니다.

도희윤 행복한 통일로 대표: 통일교육의 내용은 객관적이고 균형적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감상적인 통일이 아니라 통일의 필요성을 보다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대학생들은 예비 사회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결국 통일교육은 통일 시대를 이끌어 나갈 세대들을 위한 것이며, 통일을 준비하는 교육입니다. 전문가들은 남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보다는 ‘남북한의 차이’를 이해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그런 점에서 통일교육은 남북이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교육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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