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통일 전도사’ 박세준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5.04.22
future_unification_b 탈북 청년들이 대구 영남고 학생들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우리하나 제공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한국 정부의 통일교육 강화 방침에 따라 올해도 다양한 통일교육이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못지 않게 민간단체들도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통일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요.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를 모시고, 청소년 통일교육에 대해 알아봅니다. 박 대표는 탈북자 출신으로 오랫동안 통일교육에 힘써왔습니다.

기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박세준: 네, 안녕하세요

기자: 청소년 통일교육을 위해 지난해 ‘우리하나’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요. ‘우리하나’는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뜻의 이름이죠?

박세준: 단체 이름에서 ‘우리하나’는 남북한이 하나가 된다, 혹은 남북한과 세계청년들이 하나가 되어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기자: ‘우리하나’가 하는 일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세준: ‘우리하나’는 방금 설명해 드렸듯이 남북한 청년들과 세계의 청년들이 하나가 되어 북한을 위해 일해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단체이고요. ‘우리하나’는 북한의 변화에 관심 있는 남북한 청년들과 해외 청년들이 함께하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함께 모여 북한의 실상을 세상에 더 널리 알리고, 북한의 변화를 위한 청년들의 활동을 함께 이뤄가는 글로벌 청년단체입니다. ‘우리하나’에 소속된 탈북 청년들은 남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직접 영어로 북한의 실상과 변화를 알리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국제사회와 청년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인권을 개선하고 통일을 하는데 특별히 탈북 청년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뭡니까?

박세준: 지난 기간 탈북자 1세대들이 북한 인권을 위해 이미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난 이후 국가의 배급을 경험하지 못하고 시장경제와 외부의 문화를 접한 새로운 청년계층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들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직접 경험했고, 남한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빨리 받아들였습니다. 이들은 해외에서 영어연수나 교환학생을 통해 국제적인 감각도 키워 과거의 탈북자 중장년 세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 이 단체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으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세준: 네, ‘우리하나’는 북한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평화로운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탈북 청년들이 직접 남한의 중고등학교에 가서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는 해외에서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해외 대학 토크콘서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 목적으로 지난 2월 말과 3월 초, 미국 동부지역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 미국 대학생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렸습니다. 당시 미국 대학생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박세준: 탈북 청년들은 올해 2월 미국의 유명 대학을 순회하면서 북한 실상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세계 최고의 하버드 대학에서부터 예일대, 컬럼비아대, 존스홉킨스대학, 조지타운대학 등 7개의 학교를 3주에 걸쳐 순회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탈북 청년들은 자신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미국의 또래 대학생들과 함께 북한 실상과 변화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은 같은 또래의 공감대를 가진 북한 출신 대학생들에게서 북한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탈북 청년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북한을 전혀 몰랐던 그리고 북한과는 전혀 관계도 없는 외국의 청년들이 북한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열정을 보고, 우리 탈북 청년들이 오히려 감동하였고 더 큰 힘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기자: 박 대표님은 과거 북한전략센터에서도 활동하면서 ‘찾아가는 통일교육’으로 많은 일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통일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박세준: 제가 남한에 처음 와서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놀랐던 것들이 몇 개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북한에 살 때는 의문의 여지 없이 통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 남한에서는 무조건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너무나 오랫동안 갈라져 살았고, 또 통일 과정에서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더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해봤습니다. 우선 잘못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 남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탈북 청년들을 모아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통일교육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세준: 통일교육은 단순히 통일교육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참여한 남북한 학생들에게 또 다른 인성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탈북 학생들이 남한 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게 되면 굉장히 두렵고 낯설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한 번 두 번 계속하게 되면 남한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탈북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탈북 학생들이 북한에서 어렵게 살았고, 또 힘든 과정을 통해 탈북하고 또 남한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면서 남한 학생들도 감동을 받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학생은 “자신이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실을 탈북 학생들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이제부터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겠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통일교육으로 시작됐지만, 결국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그런 만남이 됐고 시간이 됐던 것 같습니다.

기자: 끝으로 통일교육 관련해서 정책 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이 말씀 들으면서 오늘 회견 마치겠습니다.

박세준: 요즘에 한국 정부가 통일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정부 주도의 통일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에 대해서 저 역시 반갑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통일교육은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꿔 얘기하면 정부가 할 수 없는, 민간만이 더 잘하는 그런 활동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북자들과 함께하고 북한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체험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음악회,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정부보다는 경험 많은 민간이 더 잘합니다. 물론 정부가 하는 통일교육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체험활동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업에 대해선 민간에 맡기고, 이를 정부가 뒤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은 우리하나의 박세준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대표님, 바쁘신 가운데 회견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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