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김장문화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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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맞아 김치 담그는 평양여성들.
김장철을 맞아 김치 담그는 평양여성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에서도 김장을 겨울 절반식량이라고 보는 것은 남쪽이나 같지요. 한데 지금은 그 전처럼 배추나 무를 배급 받지 못하니 각 가정마다 김장을 준비하는 게 힘 든다고 합니다.

늦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 김장철이지요? 아니 김장도 다 끝나가고 있겠군요.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에서의 ‘김장’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봅니다.

이미 김장을 마친 가정도 있겠지만 지금 한창 김장철이겠지요.

임채욱 선생: 예로부터 늦가을에 김장을 담그는 일은 어느 집에서나 큰 행사였지요. 온 가족이 달려들어 치르던 일이어서 하나의 김장문화라고 까지 할 수 있지요. 그래서 2013년에는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라는 뜻에서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인류무형유산으로 채택됐지요. 한국이 제출해서 인정된 세계인류무형유산 19개 중 하나지요.

네. 김장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겨울철을 나기 위해 준비하면서 김장이 반 식량이라고 까지 할 정도로 중시되던 식생활문화의 한 단면인데 요즘은 그렇게 까지 중요한 식품으로 치지 않는 경향이 있지요?

임채욱 선생: 워낙 좋은 먹거리가 많이 나오니까 겨울철에 꼭 김장김치 아니더라도 먹을 게 많지요. 또 겨울철에도 신선한 채소를 구할 수 있으니 김장을 꼭 해야 하는가 하지요. 하지만 아직은 남북한 다 김장을 중요한 일로 치고 있고 김치축제도 열고 있지요.

김치축제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임채욱 선생: 서울에서는 11월 초 사흘간 서울광장(서울시청)에서 제4회 서울김장문화제가 열렸는데요, 이 행사는 앞에서 말했듯이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제로 채택된 것을 기념해서 서울시가 그 이듬해 2014년부터 연 것입니다. 서울 25개 각 자치구와 기업과 사회단체, 그리고 외국인들이 참가했는데 5000명이 김치를 담그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지요. 이렇게 만들어 진 김치는 각 자치구에 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고 합니다. 나눔의 문화를 실천한 것이지요. 김치를 담그는 한편에선 노래와 춤이 있었고 신명 속에 김치를 이용한 온갖 음식도 선보이고 소금과 양념 장터도 서곤했지요. 남도도시 광주시에서도 17일부터 사흘간 세계 김치축제를 열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김치뿐 아니라 세계 각 나라의 김치도 선보이고 담그는 법도 서로서로 공유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많지요.

북한에서도 김장은 큰 행사일터인데 어떤 모습인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도 김장을 겨울 절반식량이라고 보는 것은 남쪽이나 같지요. 한데 지금은 그 전처럼 배추나 무를 배급 받지 못하니 각 가정마다 김장을 준비하는 게 힘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장철이 되면 북한 매스컴에서도 김장하는 모습을 소개하고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일찍이 선대 통치자 김일성이 “김치는 조선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부식물의 하나”라고 까지 말했으니 지역마다 나름대로 김장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큰 일거리지요.

그런데 요즘은 가정에서 김장을 담그는 것보다 김치생산공장에서 만든 것을 사먹는 가정도 많지요?

임채욱 선생: 그 점은 남북한이 다 같은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도 김치공장이 있어서 김치를 생산합니다. 여성들의 무거운 가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업적 방법으로 김치를 만들게 했는데 아파트생활에 편리하고 식생활을 위생문화적으로 조직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농촌지역이나 도시 일부 가정에서는 여전히 집에서 김장을 직접 담근다고 합니다. 김일성은 1960년대 언젠가 과학원 함흥분원을 찾았을 때 김치를 1층 땅에 묻어두었다가 아파트 높은 층까지 올려가는 일이 힘드니 아파트 안에서 김치를 저장할 방법을 찾아보라 했는데도 과학자들이 아직 해결 못하고 있다면서 꾸중을 한 일도 있습니다. 아마도 남쪽에서 만들어 낸 김치냉장고 같은 것을 기대했겠지요. 공장김치에 대해서는 김정일도 관심을 두고 1980년대 중반 어느 날 공장김치 맛을 한 번 보자고 해서 급히 가져온 김치를 맛본 일도 있지요. 이 자리에서 그는 고추는 맛을 돋울 만큼만 넣어야지 너무 많이 넣으면 위를 자극해서 건강에 안 좋다는 말까지 합니다.

김장김치 자체는 남북한에서 차이가 나지 않겠지요?

임채욱 선생: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김장김치는 통배추 김치, 동치미, 보쌈김치, 깍두기, 갓김치, 짠지 등인데 이건 남쪽에도 그대로 다 있는 것이지요. 다만 양념은 북한이나 남한이나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겨울김치라고 할 김장김치 외에도 북한에서는 봄김치, 여름김치, 가을 김치 등을 나누는데 봄김치로는 풋김치, 나박김치, 들나물김치, 참나물 김치 등이 있다고 하고 여름김치로는 오이김치, 오이소박이, 파김치를 말합니다. 또 가을김치로는 무통김치, 보쌈김치, 깍두기를 말합니다. 남쪽과 차이 나는 게 없습니다. 우리나라 김치는 오래 전부터 있어 온 민족의 식품이고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무형문화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같군요. 기록대로라면 김치는 고려시대부터 있어 온 식품이고 김장은 집집마다 서로 도와가며 품앗이하는 좋은 풍속을 낳은 문화입니다. 현대생활에 좀 맞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서로 돕고 나눈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전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장은 여전히 우리의 늦가을이나 초 겨울철 중요행사로 계속 자리매김 되리라고 봅니다.

여기서 잠시 김장철을 맞은 북한주민들 배추와 무값이 올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북한 내부소식을 김지은 기자가 보도로 듣겠습니다.

북한에서 11월은 한해의 반년식량을 마련하는 김장철로 주민들의 생계대책에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알곡농사도 형편이 안좋은데다 배추와 무 농사도 예년에 없이 흉작이어서 남새가격이 계속 뛰어오르는 상황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1월 5일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한창 김장을 담글 때인데 남새물량이 부족하여 올해는 김장을 못하는 세대들이 많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 직하협동농장은 남새농사를 기본으로 하는 국영농장”이라며 “작년에 당중앙(김정은)에서 평양시 만경대구역 장천남새협동농장을 방문하면서 각 도에 본보기 농장을 만들도록 지시해 직하협동농장도 새롭게 단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직하협동농장은 인근의 수성천과 그 지류인 직하천 사이에 형성된 넓은 밭 면적으로 하여 청진시에서 남새농사의 최적지로 꼽힌다”며 “하지만 올해는 남새농사가 예년에 없는 흉년이라 남새공급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직하협동농장은 본보기 농장이라 도당과 도인민위원회 산하 무역국에서 수년간 중국산 비료와 농약, 필요한 농사설비까지 보장했기에 그나마 수확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올해는 중국산 비료와 농약 수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가을 남새농사가 흉년이 들었다”면서 “농장현지에서 배추는 kg당 우리(북한)돈 600원, 무는 400원에 팔리고 있지만 남새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실제로 구입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일 “김장철이 한창인데 대폭 올라버린 배추와 무값은 아예 내릴 줄을 모른다”면서 “특히 도당의 지시로 남새농장에서 주변 군부대에 남새필지를 분배해 줘 주민들은 남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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