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와 풍산개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8.01.12
uni_dog_b 지난 2003년 2월 진돗개와 풍산개 사이에서 태어난지 한달 가량된 강아지 통일견이 어미인 진돗개와 우리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주인을 살린 개 이야기는 고려시대 땐데 술에 취해서 들판에 잠든 주인 곁에 불이 나자 개울로 뛰어가서 몸에 물을 적셔 와서 불을 끄는데 수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 끝에 불을 다 끄고 주인을 살리고는 지쳐서 죽고 맙니다.

올해는 개띠 해여서 남북한에 사는 개에 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먼저 남북한 대표적인 개라면 어떤 품종이 있는지요?

임채욱 선생: 네, 남북한을 대표하는 개는 남에 진돗개, 북에 풍산개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남쪽에는 경주 동경이, 경산 삽살개도 있지만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대표성이 없지요.  진돗개는 전라남도 진도 일대에서 길러오고 있는 특산의 개품종입니다. 정식이름이 진도의 진도견인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요.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서 사냥을 잘하고 영리해서 집을 지키거나 애완용으로도 적합한 개지요. 키는 수컷이 50~55cm, 암컷이 45~50cm인데 머리모양은 8각형이고 짙은 황색이나 흰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개가 진도에 있게 된 유래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째, 삼국시대에 남송의 무역선이 진도 근해에서 조난을 당해서 들어온 것이라는 설 둘째, 고려시대 삼별초 난때 몽고군 군견이 진도에 남아서 시조가 됐다는 설 셋째, 조선 초기 진도군 지산면에 설치한 말 목장을 지키려고 몽고에서 가져왔다는 설, 이 세 가집니다.

이번에는 풍산개를 알아볼까요?

임채욱 선생: 함경남도 풍산군, 현재 북한 행정구역상으로는 김형직군입니다만, 이 풍산지방의 특산 개지요. 몸집은 진돗개보다 약간 큰 편이고 흰털이 빽빽해서 추위를 타지 않아서인지 영하 30도 추위에도 자지 않고 밖에서 집을 지키기도 한답니다. 뒷다리가 굵고 탄탄해서 산악지형에도 잘 달리며 성질도 용맹한데다가 인내력이 강해서 맹수사냥에 알맞은 개지요. 일제 때 외국 사냥꾼이 아주 좋아해서 널리 알려지면서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지요. 풍산개에 대해서는 김정일도 관심을 가지고 순종을 많이 기르도록 지시도 했듯이 나라 개 즉 국견(國犬)이기도 합니다. ‘조선의 국견 풍산개’ 우표도 나왔습니다.

국견이란 것도 있군요. 진돗개는 국견이 아니지요?

임채욱 선생: 물론이지요. 한국에는 진도개 외에도 경주지역 토종개라는 동경이도 있고 경산지역에는 우리나라 토종개 삽살개도 있습니다. 동경이는 꼬리가 짧은 게 특징인데 신라 때부터 있던 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개지요. 개체 수는 많지 않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고, 낯선 사람에게 짖지는 하지만 덤벼들지는 않는 점에서 애완견으로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경산에 많이 있는 삽살개는 덩치가 작지 않은데다가 털도 많아서 무섭게 보이지만 사실은 온순해서 사람을 물지 않지요. 그래서 사냥개나 경비견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애완견으로 좋지요. 삽살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요. 삽살개 중에서 털이 짧은 것은 고려개라고 하는데 언젠가는 토종개로 잘 길러져서 우리 문화자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밖에도 제주개, 영주 불개가 유명한 개입니다.

한국의 여러 특산종 개 중에서 진돗개는 국견으로 해도 되겠네요?

임채욱 선생: 진돗개는 현재 진도에 3만 5000마리 정도가 있고 육지에 10여만 마리가 있다고 알려집니다. 진돗개는 원래 사냥개 습성이 있는데 집에서 애완견처럼 키우니까 순해져서 요즘 진돗개는 싸움에 약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돗개는 옛날부터 귀신 신, 개견, 신견(神犬)이라고도 했답니다. 그 유래는 임진왜란 때 어느 날 진도에 있는 모든 개가 어느 한 방향을 향해서 짖어 댔는데 다음날 수많은 왜군의 배가 그쪽 방향에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진돗개에 대한 전설은 아주 많습니다. 국견으로 삼으려면 삼을 수 있지요. 북한에선 국화로 목란꽃을 정한데 이어 국조로 참매를 정하고 국수, 나라 나무로 소나무를 정하고 국견, 나라 개도 풍산개로 정했지요. 하지만 그게 꼭 필요한 일인지요?

풍산개를 한국에 들여 온 일도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풍산개를 들여와서 많이 키우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갔을 때 선물로 받아 온 것이 퍼지기도 하고 또 따로도 들여 온 게 있습니다. 호사가들은  풍산개와 진돗개를 싸움붙이기도 했다고 하지요. 풍산개가 이겼다고 하더군요.

개는 용도에 따라 수렵용, 경비용, 경주용, 수색용, 마약탐지용, 애완용으로 나눠질텐데 풍산개는 남쪽에 와서도 수렵견이나 경비견으로 활용되고 있겠군요.

임채욱 선생: 그렇다고 합니다. 풍산개는 먹성도 좋고 질병에도 강해서 키우는 조건이 나빠도 잘 자라는 편입니다. 진돗개보다 먹이에 순응이 좋아서 병에도 잘 견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순수 번식방법으로 원종을 잘 유지하고 있다니 앞으로 남북한에 많이 퍼질 수도 있겠지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만 사람과 개는 몇 만 년 전부터 함께 살아왔다고 하지요. 비단 진돗개의 이런 전설뿐 아니라 개가 보이는 이상한 행동에 따라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난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있지요. 사람과 개가 같이 산 것은 3만 6000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개를 키운 현생인류는 개와 함께 사냥을 하는 바람에 다른 인류인 네안데르탈을 이기고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개는 우리나라 역사기록에도 여러 번 나오는데, 신라 때 흰 개가 궁중 담장위에 올라갔는데 이걸 본 왕은 신하가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또 백제에서도 개가 서쪽에서 와서 사비성, 곧 지금 부여 땅 강둑에서 왕궁을 보고 짖어댔는데 한 달 뒤 백제가 망했다는 것입니다.

개와 관련된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주인을 살린 이야기라든가, 수 백리 밖에서도 집을 찾아 온 이야기 등이 많습니다.

임채욱 선생: 주인을 살린 개 이야기는 전라북도 임실지방 오수라는 곳에서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고려시대 땐데 술에 취해서 들판에 잠든 주인 곁에 불이 나자 개울로 뛰어가서 몸에 물을 적셔 와서 불을 끄는데 수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 끝에 불을 다 끄고 주인을 살리고는 지쳐서 죽고 맙니다. 이런 이야기를 충견설화라고 많은데 고려시대 이런 이야기도 전합니다. 개성 진고개에서 부모 없는 눈 먼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밥을 얻어 먹이고 물을 마시게 해 키운 개에게 관청에서 벼슬을 내렸다는 일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1282년 고려 충렬왕 때 이야기로 기록돼 있습니다.  의로운 개를 묻어 준 의구총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경상북도 선산 도개면에도 의구총이 있고 평양 선교리에도 있고 평안남도 용강군에도 있었지요. 전라남도 승주군 낙안성에는 의로운 개를 기리는 의구비도 있고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에는 개탑도 있습니다. 수 백리 밖에서 주인집을 찾아오는 개 이야기는 곳곳마다 늘 많지요. 끝으로 개띠해 무술년은 음력으로 치니까 며칠 더 있어야 시작되지요. 한가지 말할 것은 진돗개와 풍산개는 한국 농촌진흥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에서 다른나라 이름난 개들보다 더 늑대에 가까운 유전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건 용맹하다는 뜻이겠지요. 최근의 한국농촌진흥원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나타난 것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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