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미술행사와 해외활동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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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조선미술박물관에서 열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5주기에 즈음한 중앙미술전시회 모습.
평양 조선미술박물관에서 열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5주기에 즈음한 중앙미술전시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긴 여름도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더위 속에서도 한국에서는 미술관이 만원을 이룰 정도로 큰 행사가 많다고 합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의 미술행사와 해외활동에 관해 알아봅니다.

요즘 한국의 미술관 관람객이 많다고요.

임채욱 선생: 네. 정말 첩 팔아서 부채 사는 계절에도 미술관은 항상 관람객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시원한 에어컨 시설로 더위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먼저 전시회 행사들을 소개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서울에서는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들의 미술축제가 열렸습니다. ‘2017 아시아프’라는 이름으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는데 15개 나라 대학생과 청년작가들이 낸 작품 300점이 전시됐습니다. 개막식 날에는 여러 나라 대사들도 자기나라 젊은 작가들을 응원하려고 왔는데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8개국 대사들이 왔다는군요. 아시아프는 각양각색의 미술품이 모이는 미술시장이라 하겠는데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작품을 거의 다 팔아준다고 합니다. 현장에 있는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작품의 제작의도, 작업과정의 스토리 등을 들으면서 작품을 선택합니다. 또 로댕의 <키스>라는 유명한 조각 작품이 8월 초 서울에 와서 전시 중에 있습니다. 로댕이란 조각가, 그를 모르면 좀 그렇지요? 그 유명한 오귀스트 로댕(1840~1917) 손으로 빚어진 ‘키스’는 순백의 대리석 작품인데 본래 있던 영국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을 떠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지요. 물론 작년 10월에 런던을 떠나 시드니와 오틀랜드를 거쳐 서울에 온 것입니다. 3.3톤이 되는 이 대리석 걸작품을 옮기는 데만 해도 큰돈이 들었겠지요. 그런가 하면 20세기 중국미술의 최고봉이라는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 그림 130여점도 8월초부터 10월초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 중입니다. 고답적인 문인화보다는 사람들이 알아보는 그림을 그린다는 그는 시도 잘 짓고 글씨도 잘 쓰고 조각도 잘 하는 화가죠. 중국에서도 붓으로 민중의 삶을 표현하고 어루만진 위대한 작가로 칭송 받고 있습니다.

네. 이 정도로 하고 북한 미술행사도 한 번 봐야죠.

임채욱 선생: 작년 8월에는 중앙미술창작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미술전시가 크게 열렸는데 올해는 특별한 전시는 안 보이는 같아요. 그런데 주목되는 일이 하나 있군요.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8월 초부터 전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청년작가 4사람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 정치성 짙은 내용은 없고 한 복을 입은 여성이나 어머니 상을 그린 작품 등 평범한 일상을 그린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한데 전시회에 출품한 북한 미술가들 이름이 없다고 합니다. 이름 모를 작품전시회라고 하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북한당국이 의도적으로 여는 전시회라면 굳이 이름 밝히지 않고 할 필요도 없을 테지요.

임채욱 선생: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사람은 유엔간행물사회외교리뷰 편집장이라고 합니다. 그가 북경에서 활동하는 한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북한당국 모르게 반출했다는군요. 하기야 북한당국도 체제선전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기회도 된다는 면에서 알고도 묵인했을 수도 있지요. 북한당국도 3년 전에는 런던에서 북한미술을 선보이는 해외전시회를 열기도 했으니까요.

조금 전에 말이 나온 중앙미술창작사는 어떤 곳인데요?

임채욱 선생: 중앙미술창작사는 평양 낙랑구역에 있는데 일반미술 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죠. 1986년 8월에 창설돼서 작년 8월에 30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크게 열리기도 했는데 이 안에는 조선화, 유화, 출판화, 조각, 공예, 도안창작 등 6개 창작단이 있습니다. 이 단체도 통일거리를 장식하는 조각도 창작했습니다. 그러나 미술단체로는 이보다 만수대창작사가 더 크고 외국에 나가서도 활동하고 있지요.

그럼 만수대창작사를 소개해 주시면서 남북한 미술가들의 해외활동도 살펴보죠.

임채욱 선생: 만수대창작사는 평양 평천구역에 있는데, 1959년 11월에 창설됐으니까 아주 오래됐지요. 한 4000여명이 일한다고 하는데 순수 미술가만 1000여명이라고 합니다. 이 곳이 유명하게 된 것은 1970년대 부터 조각작품, 특히 기념비 창작의 중심이 되고부터입니다. 천리마동상(1961), 보천보전투승리 기념탑(1967),을 만든 것을 비롯해서 만수대대기념비(1972), 왕재산기념비(1975), 포평혁명사탑(1976), 삼지연대기념비(1979), 주체사상탑(1982), 개선문(1982), 혁명열사릉비(1985), 서해갑문기념비(1986), 그리고 이른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1993)이란 것까지 북한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기념물의 조각은 대부분을 맡은 셈이지요. 선대통치자 김정일이 특별히 챙기는 창작단이라서 김일성을 안치했다는 금수산 기념 궁전의 대리석 석상이나 초상화도 다 이 단체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북한 전역에 있는 김일성 동상이 3만 5000개 정도라는데 이 대부분을 만수대창작사에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단체는 무슨 훈장은 말할 것도 없고 칭호도 2중으로 받는 그런 단체가 됐는데 외국에 나가서도 큰 조각이나 그림들을 그려주고 외화벌이를 한다고 하지요.

만수대창작사가 외국에서 외화벌이도 한다니 그 활동상을 말씀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만수대창작사가 외국에 조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마도 에티오피아가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1984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에 건설된 혁명기념탑이 50m로 세워졌는데 바로 만수대창작사 작품이었어요. 그 뒤 세네갈, 짐바르웨, 나미비아, 앙골라, 보츠와나, 베닌, 토고, 차드, 콩고 등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대형 조각물을 만들어 줬다고 합니다. 아시아 나라들도 있는데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시리아에서도 그런 일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10년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세운 무슨 기념상인데, 청동으로 높이가 50m나 되는 것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짐바브웨에서는 그 나라 대통령 동상을 10m짜리로 만들기로 했고 나마비아 수도 빈트후크에서도 무명용사 청동상을 만들었으며 콩고 수도 킨샤사 광장에 그 나라 대통령 동상도 세웠습니다. 앙골라, 베닌 같은 나라도 마찬가집니다. 2015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박물관이 세워졌는데 그 안에, 120m짜리 파노라마 그림(전경화)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캄보디아 역사를 파괴, 건설, 낙원으로 해석해서 세 부분으로 그리면서 무려 4만 5000명의 각종각색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만수대창작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 분수대를 복원하는 사업도 맡아서 끝냈다고 합니다. 북한 미술가들의 사실주의적 테크닉이 빛을 본 것이라고 하는군요. 그 실력은 인정됩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외화벌이를 한다고 2016년 11월 말 유엔이 제재결의를 하기도 한 모양이더군요.

한국 화가들의 해외활동을 설명해 주신다면?

임채욱 선생: 세계 수십 개 나라들에 나간 한국인 화가들, 그 많은 활동들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으로부터 물방울의 작가 김창열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 활동하는 화가는 아주 많습니다. 1950년대 중반부터 프랑스, 미국으로 나갔고 지금은 미술의 나라라고 하는 프랑스에만 100여명이 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술가들의 메카라고 하는 프랑스 파리에는 특히 많이 몰려있고 미국, 영국에도 많이 진출해 있지요. 백남준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유명, 무명 화가들이 수천 명은 되겠지요. 강익중이란 화가는 작년 9월에 런던 테임즈 강에서 남한 실향민들이 그린 고향그림 500점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실향민의 소박한 고향그림은 피카소 그림보다 더 위대했다고. 미술가들의 활동이 통일에 힘을 실어 줄 날도 오지 않을까요? 기대해 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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