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머리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6.04.04
yonpoong_ctr_hair-620.jpg 평안남도 연풍과학자휴양소 내의 이발 봉사시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역사적인 당 제7차대회가 가까워 오면서 평양을 비롯해 북한에서는 두발, 복장검열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심지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젊은 여성들 가운데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하거나 청바지를 입은 사람을 붙잡아 노력동원 현장에 보내고 있다고 하죠.

또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외국, 특히 중국과 남조선과의 통화를 차단하기 위해 평양에서 담당관들까지 파견돼 중국과 국경부근에서 강력한 방해전파를 발사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당 대회까지 한 달 정도가 남았으니 이때까지 사회질서나 규율이 문란해지는 것을 막고 사회 전체가 일심단결 해 당 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는 분위기를 만들려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공안기관들은 무단결근자와 직장이탈자도 단속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와 단속이 너무 강화되고 있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가증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두발과 복장은 항시적으로 있는 단속 메뉴이죠. 특히 당 대회와 같은 전당, 전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는 특별히 심해집니다.

이때는 공안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기동보안대뿐 아니라 각 처에 노동자 질서 유지대, 대학생 규찰대도 동원돼 활동하고 있죠. 심지어 소학교,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학교주변에 배치되기도 합니다.

이들의 주요 단속대상은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인데요, 여성들이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거나 바지를 입고 다닐 경우, 이상한 머리염색을 하거나 남자들이 장발일 경우, 청바지를 입거나 외국어가 크게 드러난 옷을 입고 다닐 때입니다. 너무 옷을 남루하게 입거나, 실내화 등 신발 착용도 단속대상이죠.

어떤 때는 김부자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것도 단속대상입니다. 보기 싫게 큰 보따리를 지고 다니거나, 자전거에 큰 짐을 싣고 다닐 경우, 때론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도 단속하군 하죠.

그렇기 때문에 요즘 남성은 김정은식 패기머리, 여성들은 리설주식 단발머리가 유행이라고 하죠.

모든 것이 군대식, 병영식 문화 화된 북한에서는 소학교, 중고등학교들에서도 예외 없이 아침 사열식, 복장검열을 실시합니다. 이때 목 달개에 때가 많은 것, 붉은 넥타이를 다려 매지 않은 것, 바지에 주름이 없는 것도 불량 복장입니다.

전기사정이 어려워 다림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교복바지에 물을 묻히고 이블 밑에 깔고 자 주름을 잡습니다.

때론 머리의 이도 검열대상이 되곤 하는데, 머리에 이가 발견되면 큰일 납니다. 거주지 동 진료소에 통보되고, 전교 학생들이 퇴치될 때까지 상호 이 잡이에 나서게 되죠.

학생규찰대는 완장을 차고 수업시간에도 나가는데요, 숙제를 못해오거나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이 규찰시간이 인기가 제법 있습니다.

할당과제도 있어 많이 단속할수록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심하게 위반한 사람들은 해당 기관에 통보하게 되죠. 때론 3방송을 통해 아침시간에 온 시내에 알려지게 됩니다. 패기머리와 단발머리! 이발까지도 개인의 자유가 없으니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정치의 자유는 북한에서 너무도 큰 ‘사치 자유’겠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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