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쥐와 관련된 북한의 이런 유머를 들어보셨는지요?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북한 경찰들이 각자 자신들의 수사력을 평가해보기로 했답니다. 쥐 한 마리씩을 커다란 산에 놓아주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누가 더 빨리 이 쥐를 찾아내 잡아오는가 하는 내기였죠.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중국 경찰은 수색 꼬박 하루 만에 인해전술을 동원해 수천의 경관을 이용해서 산을 이 잡듯이 잡아 쥐를 잡아왔습니다.
일본 경찰은 냄새 탐지기를 이용해 불과 반나절 만에 쥐를 추적하여 쥐구멍을 뒤져 쥐를 잡아왔다나요.
러시아 경찰은 열 적외선 수색기가 달린 추적 로봇을 동원하여 그 산에 있는 포유동물을 금방 추적해 불과 세 시간 만에 쥐를 찾아내 잡아왔다고 합니다.
미국경찰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추적 시스템과 뱀처럼 기어 다니면서 땅속까지 들어가 추적하는 특수 장치를 이용해 불과 한시간만에 쥐를 찾아내 잡아왔습니다.
그런데 북한경찰은 어떻게 했을까요?
그들은 아무 짓도 안하고 아무 것도 동원할 궁리를 하지 않고 있더니 불과 10분도 안되어서 쥐를 잡아왔다면서 한 마리의 개를 질질 끌고 왔답니다.
모든 참관인들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니? 쥐를 잡아 오랬지 누가 개를 잡아 오랬어요?' 했더니, 문제의 북한 경찰이 문제의 개의 옆구리를 발로 꾹 지릅니다.
그러자, 어디서 몰매 맞고 온 개가 자신도 너무 황당해서 기가 막히는 듯, 찔찔 울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흑흑, 제가 쥐예요. 쥐가 맞다니 까요. 안 맞는다면 저는 맞아죽어요. 제발 맞는다고 해주세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외부에서는 이를 과거 동독의 슈타지 버전이라고도 하고, 하여튼 공산국가 내의 공안권력, 억지스러움을 풍자해 만든 유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쿠바에서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유행되고 있는 이와 유사한 유머를 하나 소개해 드릴가요?
어느 날 아바나 시청은 시에 너무나도 창궐하는 쥐를 박멸하기 위해 쥐를 가장 많이 잡을 수 있는 쥐덫 발명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야말로 별의별 기발한 창안 품들이 다 나타났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주 기이한 쥐덫이 최우수상에 뽑히게 되었습니다. 세워진 못 옆에 고구마를 놓은 발명품인데요,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곡물냄새가 나 이 쥐덫에 다가온 쥐들이 '아니, 또 고구마야?'하고 갑자기 화를 내더니 모두가 세워진 못을 자기 몸에 찔러 자살했다는 거죠. 그래서 가장 쉽게, 가장 많이 쥐를 잡는 쥐덫이 됐다는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되시죠? 쿠바에서 하도 고구마를 계속해서 배급으로 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지겨워하는 심정을 쥐들도 자살할 지경이라고 이런 식으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번에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죠. '중이 머리를 깎으니 모기가 성한다.'고 그렇지 않아도 식량난이 심하고 산들이 민둥산으로 변했는데 자연마저도 등을 돌리는 형국이니 참 걱정이 됩니다. 수십 년간의 감자혁명으로 감자라도 흔해야 할 텐데 말이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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