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이야기] '갈라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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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생중계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북한 대 이란 경기중 여성응원자들이 '강성대국'이라는 글씨가 씌어진 붉은 상의를 입고 북을 치며 북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비겁한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 이것은 북한혁명가요 ‘적기가’의 한 구절입니다. 항일무장투쟁시기 창작된 노래라고 하지만 북한의 새 세대들에게는 동구권이 무너진 후 사회주의를 지키느냐 마느냐하는 판 가리 싸움 속에서 자주 불리고 강조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에 더 맞는 노래일 겁니다.

황장엽노동당비서가 대한민국에 망명했을 때 저도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신필림’의 신상옥감독과 최은희씨가 오지리(오스트리아)를 통해 북한을 탈출하였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아마 제가 대한민국에 왔을 때도 저의 친구들은 이 노래를 불렀을 겁니다.

근데 의외로 북한에서는 이런 농담도 하더군요. ‘아, 보내줘야 가지,’ ‘보내주지도 않으면서.’ 갈라면 가라면서 왜 안 보내 주냐는 겁니다.

수십 년 간 피델 카스트로가 장기 집권하고 있는 북한의 사회주의 형제국가 쿠바에서는 한 때 미국에 갈 사람은 다 가라고 보내주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 플로리다 주, 마이아미에는 쿠바망명자들이 넘쳐납니다.

미국 땅에 발을 디뎌야 망명자로 인정하고,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바닷물에 잠겨있으면 인정할 수 없다는 법해석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일화도 있었고요.

이들은 방송국도 설치해 쿠바인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있으며, 또 큰 정치세력으로 규합해 미국의 대 쿠바 외교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요즘 남한의 대구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간탄환’으로 불리는 100m 선수권보유자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날아가는 ‘미녀 새’인 러시아의 장대 뛰기 선수 이신바예바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또 눈에 뛰는 선수가 있습니다. 수단으로 국적을 옮겼다 영국으로 귀화해 영국선수로 세단뛰기에 출전한 쿠바태생 여 선수 알다마입니다. 쿠바는 참 이상한 사회주의나란가 보죠. 미국으로 망명도 보내고, 선수들은 나라도 바꿔 ‘영제국주의’ 국적으로 선수생활도 하게하니 말입니다.

북한출신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쇼킹’한 것들은 이뿐이 아닙니다. 사회주의중국의 선수들도 남한으로 귀화해 국가대표팀 출전을 꿈꾸는 탁구선수들이 여러 명 됩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면 다른 나라로 귀화한 중국선수가 150명 넘게 참가한다고 합니다. 축구의 왕국 브라질에서 국적을 바꾼 선수들은 5천명에 달하구요.

남한의 최고급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도 러시아로 국적을 바꿔 2014년 열릴 소치 겨울철 올림픽에 출전준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유명선수들인 박영순, 정성옥과 비교하면 그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에 세계선수권 5연패를 이룬 황제입니다. 그가 딴 금메달은 총 88개라고 합니다.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간 사람도 다시 잡아오고, 남한사람이나 목사를 만나기만 해도 간첩으로 몰아 엄중 처벌하는데, 자본주의나라들은 물론이고 사회주의 국가들에서도 개인의 꿈인 올림픽, 체육을 위해서는 모든 것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이것이 바로 북한과 외부세계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인간의 이러한 자유로운 이동은 그들에게 주어진 보편적인 권리와 자유세계국가들이 추구하는 법과 정책에 기인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유엔헌장이 승인하고 만국이 일치하게 서명한 ‘국제인권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인권법 제15조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습니다. ‘제1항, 각자는 국적을 가질 권리를 갖는다. 제2항, 누구도 일방적으로 국적을 빼앗을 수 없으며, 국적을 바꿀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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