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고 새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2018년은 60갑자 중 무술년(戊戌年)이죠. 무(戊)는 하늘의 에너지로 큰 흙인 산을 의미하고, 색깔은 노란 황금색을 나타낸답니다. 무성하고 번성하다는 의미가 있다네요.
술(戌)은 땅의 에너지로 십이지지중 개띠를 말합니다. 그래서 2018년 무술년은 황금개띠의 해라고 하죠. 올해에도 건강하시고 희망하시는 일들 많이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북한에서는 5차 당세포위원장대회가 열렸죠. 대회 3일 전 기간 김정은이 직접 참가해 지도했고, 1만 명이나 되는 참가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으며, 대회참가자들을 위한 이틀간의 강습 후에는 그들과 함께 공훈합창단, 모란봉악단 공연도 관람하였습니다.
당의 영도적 역할과 또 여기서 당 세포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을 매우 중시하고 의존하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사상 최강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를 노동당과 세포에 의거해 타파하려고 하는 거겠죠.
대회에서 비사회주의를 척결하라는 주문도 강하게 하였습니다. 적대세력들이 북한 내부에 정치적 불안정을 조성하며 당에 대한 인민들의 신뢰를 허물기 위해 이색적인 사상 독소를 퍼뜨리고 비사회주의적 현상들을 조장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거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외부정보를 더 많이 유입시켜 내부변화 촉진을 통해서만 해결가능하다는 국제사회의 인식과 대응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고, 또 진실과 더 많은 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면 허구와 거짓으로 얼룩진 노동당의 선전선동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부세계가 비사회주의를 조장하고 그 독소를 퍼뜨리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북한의 비사회주의는 자체 현실이 만들어낸 주체적인 것입니다.
'고난의 행군시기'로 명명된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발생, 확산하기 시작했죠. 즉, 국가가 배급을 주지 못하고 주민들의 생활을 책임져 주지 못하니까 인민대중이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시장 활동에 뛰어들면서 발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낮에는 사회주의, 밤에는 자본주의'를 해야 살 수 있다고 하겠습니까. 비사회주의에는 북한 간부들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를 풍자해 '당일군은 당당하게, 보위부는 보이지 않게, 안전부는 안전하게 (비사회주의를) 해먹는다'고 하죠. 또 심각한 것은 국경경비대를 경비대가 아니라 '돈비대'로 부른다죠. 국경지역에 배치된 것은 최고의 행운이고, 근무기간에 얼마를 꼭 벌어야 한다는 목표까지 세우고 돈 벌이에 몰두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자들을 돈을 받고 길안내해주고, 심지어 늙은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직접 업어서 국경을 건네주기도 했죠. 입당을 못하고 제대에 임박한 군인들은 요즘 탈북자들에게 돈을 받고 그들을 배신, 고발해 공을 세워 입당까지 하려한 다네요.
국경을 지키라고 총을 쥐어준 경비대가 '돈비대'로 불리고 국경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현실, 국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활약하는 시대, 이것은 과연 누가 만들고 자처한 것일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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