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끝날 백두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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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승리하는 우리 혁명. 혁명의 진군나팔소리, 하늘, 땅을 뒤흔들며 앞으로 전진, 또 전진!' 김정일이 생전에 제시한 사회주의 낭만주의, 노래혁명 철학입니다.

이를 이어 받아 김정은은 얼마 전 제9차 예술인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모란봉악단 따라 배우기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 사망 20주기를 기념해 대규모 '추모노래모임'도 조직했다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노래만큼 위력한 무기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이는 자유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서울에서는 최초 탈북래퍼가 등장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춘혁이라는 대학생인데요, 남한의 음악방송 채널인 Mnet의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3'에 출연해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 양동근 앞에서 랩을 선보이고 합격되었습니다.

사전 녹화에서 강 씨는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 북한을 탈출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1차 예선 '초근접 심사'에서 그는 함경도 방언으로 '동무들 집중 좀 하지비예'라고 큰소리로 외쳐 이목을 끌기도 했죠. 한 번 그의 랩 가사를 들어볼까요?

'내 이름은 강혁, 함경북도 온성에서 왔지. 거기 있는 리설주가 조국의 어머니, But she is not my 어머니. 내 어머니가 아오지에서 얻은 건 결핵, 땅굴 판 돈 착취해서 만든 것은 핵.

배때지에 살이나 빼. 난 두렵지 않아 공개처형, 그래서 여기 나왔다 공개오디션. 그 더러운 돈 나한테 가져와, Show me the money.'

미술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직접 그린 그림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그림으로 알리고 싶었다. 그림으로 그렸던 것들을 랩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강 씨는 북한 어린이들의 처참한 실상을 그린 동화책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와 '북한 아이들의 비밀 일기'의 삽화를 그릴 정도로 그림 실력을 갖추었다 네요.

얼마 전 독일에서 결성된 북한 인권단체 '사람'이 그의 후원자로 나섰는데요, 강 씨가 음악을 하고 영상음악도 제작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금마련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대표에 따르면 목표는 총 3만 달러이고, 음악이라는 아름다운 매개체를 이용해 북한의 참혹한 인권실태를 알리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강 씨가 음악으로 설명한 북한의 인권상황을 담은 동영상도 제작돼 인터넷에 올라올 것 같습니다.

이들은 또 한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 시민연합'과 연합해 강 씨의 음악활동 지원 외에 탈북자 구출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독일인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독일어 웹사이트도 개설했습니다.

세계인들의 이런 기세라면 '음악으로 시작된 조선혁명, 음악으로 끝'날 것 같은데요.

저도 미약한 재주이지만 랩 한소절로 이들을 응원을 해 볼까요?

'김정은 대장 달았다네, 하루아침에 왕별 4개, 대장별. 김정은 원수 되었다네, 세계최초로 28살에, 공화국원수.

백두혈통, 항일혈통 자랑하네, 핵심계층, 출신성분 자랑하네. 어머니 고영희는 째포, 일본출생. 외할아버지 고경택은 제주, 친일파. 자랑하지, 노래하지, 백두혈통, 알짜혈통.'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