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청량음료?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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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대동강맥주축제 행사.
평양 대동강맥주축제 행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양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대동강맥주공장이 있죠. 18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진 영국 어셔즈 양조회사로부터 2000년 양조장 설비를 인수해 독일의 건조실 설비를 도입한 북한에서는 최신의 맥주공장입니다.

당시 맥주공장설비는 현재 박봉주 내각총리가 상으로 있던 화학공업성이 책임졌고, 건설은 인민보안성에서 맡았으며, 당적인 책임은 장성택이 제1부부장으로 있던 노동당 조직지도부 행정부문이 졌습니다.

자금은 혁명자금이 하달됐죠. 그래서 당시까지만 해도 당 조직지도부 행정부문 자금관리를 책임진 대외보험총국 동북아시아은행이 자금관리와 지출을 독점적으로 했습니다.

이후 부족한 호프수입은 대체로 호주에서 했는데요, 여기도 당 자금이 배당됐고 지출은 당시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책임진 조선통일발전은행에서 했습니다.

2002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대동강맥주는 지금까지 7가지나 되는 종류의 맥주를 생산했죠. 보리 길금(맥아) 100%로 만들어진 전통적 맥주에 흑맥주, 그리고 최근에는 밀맥주도 생산하기 시작했다죠.

북한이 혁명자금까지 투입하면서 생산하고 있는 대동강맥주 외에 북한에는 평양맥주, 봉학맥주, 룡성맥주 등 상표도 있습니다. 한 때 조총련에서 설비를 도입해 생산한 금강맥주, 캔 맥주도 유명합니다.

평양맥주공장은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하고 있죠. 대외보험총국과 거리가 가까워 금요일마다 금요로동 나갈 때 그리고 봄, 가을 농촌동원 나갈 때마다 단골로 여기서 생맥주를 사간 기억이 납니다.

물론 외화로 구입해야 했는데요, 코르크에서 나오는 평양맥주를 삼복더위에 그 자리에서 받아 마시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시원한 음료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대동강변에서 1차 평양대동강맥주축전을 대대적으로 했었죠. 대동강 부두 일대와 유람선 선상에서 관광을 즐기며 특유의 대동강맥주를 맛볼 수 있다고 광고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많이 유치했었죠. 축전기간 맥주 맛보기 경기까지 있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맥주축전을 진행한 것은 외화벌이도 하고, 대북제재가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체제선전도 하고,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선전하는 등 1석 3조의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북한은 공개적으로 이렇게 선전했죠. ‘대동강맥주 축전이 대북 고립·압살 책동을 짓부수고 강국을 건설해 나가는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민의 낙원, 사회주의 문명 강국을 보란 듯이 건설해 나가는 우리 인민의 행복하고 낙관에 넘친 생활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이렇게 농담 삼아 말하죠. ‘맥주는 청량음료다.’ 여성들에게 술을 권하거나 낮에 맥주를 마실 때 합리화하기 위해 보통 얘기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아무리 대동강맥주를 선전하고 주민들이 청량음료를 마시고 싶어도 과연 몇 명이나 이것을 즐길 수 있을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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